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요. 진상을 듣고 싶으면 이곳으로 오세요.”
당신이 어떤 고민을 했든 간에, 당신은 에리니스가 부른 곳으로 간 자입니다.
비다울름:(이야기의 끝에는 답이 있을까. 눈앞의 문을 연다.)
문을 열자 에리니스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비다울름:(빛으로 가려진 당신에게 다가가며) 에리니스?
불렀기에 왔다만... (당신 손에 들린 것에 시선을 준다.)
에리니스:안녕. 잘 왔어요. 뭐어... 진상이라고 할 것이 뭐가 있겠냐마는... 이것 좀 불어주지 않을래요?
바늘을 든 에리니스가 당신에게 풍선 하나를 건넵니다.
당신이 뭔가를 물어도, 그는 대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비다울름:... 풍선? 갑자기 말인가. (이해하기 어렵지만 곧 풍선 하나를 손쉽게 불어준다.) 음, 이 정도로?
에리니스:네, 그렇게요. 붉고 둥근 것이 예쁘더라고요. ... 허공에 뜰 수 있으면 좋겠지만 숨으로는 뜨지 않으니까.
호흡으로 부풀어 오른 풍선을 받아든 에리니스는 그 끝에 실을 달고 팽팽해진 고무 위에 검은색 마카로 또박또박 글씨를 씁니다.
선이 그어질 때마다 삑 삑,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요.
비다울름:(풍선, 그것을 깊게 인식해 본 적은 없으나 당신이 바랐다는 점에서 충분하지 않을까. 당신이 적는 것을 가만 보다가) 그대, 풍선을 좋아했던가?
에리니스:... 하나같이 부질 없이 보여서 그닥... (말 끝을 주욱 늘려서 답한다. 말과 행동은 미묘하게 차이를 둔다. 손 끝으로 고무의 겉표면을 쓸어내리고 있었으니.) 붉은 것이 마음에 들었을 뿐이에요.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다음과 같이 적는 것을 끝냅니다.
에리니스:... 이건 그냥 농담이에요. 한 번 터트려 볼래요?
비다울름:부질없다라. (그리 보일 수도 있겠다. 옅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저으며) 그럼에도 받는다면, 부풀어 있는 동안 누군가에게는 선물이 될 수도 있겠지. 그냥 두어도 언젠가 빠질 바람인데 터트릴 필요까지 있는가.
에리니스:... 며칠의 시간이 걸릴 텐데. (물끄러미 당신을 보는 듯 했다.) ... ... 정말 터트려주지 않을 거예요? ... 그대라면 그럴 것 같았지만요.
... 어리석은 말이었네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던 에리니스는 바늘을 손에 쥡니다.
에리니스:만나자 마자 모든 일의 진실에 대해 물어봐요. 무서워하지 말고, 겁 먹지 말고. ... 이건 그냥 풍선일 뿐이에요. 우리, 그래도 이 세상에 태어났잖아요.
희미한 미소를 마지막으로, 에리니스가 허공에서 펑, 터집니다.
축한 고깃덩어리가 무게감 있게 사방으로 날라갑니다.
비다울름:
SAN Roll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1
아, 뼛조각도 날라오는군요. 인간의 대퇴골은 참 넙적하고 무겁습니다.
비다울름:(현실감 없는 광경에 눈을 깜빡일 새도 없이 제게 무언가 날아온다. 아,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다. 풍선에 있을 리 없는 사람의 조각이.)
민첩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을 뿐입니다.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게 되어 있으므로 에리니스는 터져 죽었습니다.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요. 진상을 듣고 싶으면 이곳으로 오세요.”
당신이 어떤 고민을 했든 간에, 당신은 에리니스가 부른 곳으로 간 자입니다.
비다울름:(마치 풍선처럼. 하지만 사람은 풍선이 아니다. 고장난 레코드판처럼 반복되는 생각을 푸욱. 터트리듯 끊어낸다. 마치.... 눈앞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문을 열자 에리니스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비다울름:(빛으로 가려진 당신을 가만 보다가... 다가가며) 그대, 불렀기에 왔네. (덤덤히 인사하며 손에 들린 것을 확인한다.)
에리니스:안녕. 잘 왔어요. 뭐어... 진상이라고 할 것이 뭐가 있겠냐마는... 이것 좀 불어주지 않을래요?
바늘을 든 에리니스가 당신에게 풍선 하나를 건넵니다.
당신이 뭔가를 물어도, 그는 대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비다울름:... 풍선인가. 갑작스럽군. (풍선을 받아들려던 손길이 멈칫하고) 왜 불어달라고 하는 건가? 나는 진실을 들으러 왔다만.
에리니스:그야... 검은색이 마음에 들어서요. ... 동그란 형태의... (고개를 기울인다. 잘 모르겠다는 듯 있다가.)
... 과거로부터 온 것과 미래로 가는 것은 다른 거예요. 그대는 이곳에 왔죠. ... 그대가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요. ... 우리는 살면서 왜 이런 일을 겪는 것인지,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어서 이 따위로 굴러다녀야 하는지... ... ... 몇 번을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던걸.
에리니스:하지만, 생각 해봐요. 당신은 미래로 가고 있어요. 과거로부터 온 것이 아니죠. ... 이것 좀 봐요. 풍선이 여기 있어요. ... 있고,
모든 사람은 풍선에 열광해요. 풍선, 불어줄래요?
비다울름:(검은색? 아까와는 조금 달라진 말을 곱씹다가.) 그대의 말을 바로 이해하긴 어렵군. 답은 없으나 끝이 존재하는 문제를, 그 진실을 듣기 위해 그대는 날 불렀고 나는 이 자리에 왔네. 그대는 내게 미래로 가고 있다고 했지만 나 또한 과거를 불러와 떠올리고 있지. ... 내게 부질없다고 했으면서, 이제는 열광한다고 하는군. (천천히 손을 뻗어 풍선을 불어낸다.) 이러면 만족하는가?
에리니스:생명을 가진 것들은 부질 없는 것에 열광하길 마련이에요. 탐식하고 탐닉하고 곧이어 이에 빠져들겠죠. ... 다, 그런 순리랍니다. 본능과도 같은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 꽃과 같죠. 그저 썩어버릴 것에 지나지 않지만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것처럼. (풍선 받아내고 고개 끄덕.) ... 네. 고마워요. 원하는 만큼 불어주셨네요.
호흡으로 부풀어 오른 풍선을 받아든 에리니스는 그 끝에 실을 달고 팽팽해진 고무 위에 검은색 마카로 또박또박 글씨를 씁니다.
선이 그어질 때마다 삑 삑,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요.
비다울름:(생은 탐한다. 본인도 타인도 이내 스러져갈 존재임에도 그를 망각한 채 눈앞의 것을 쫓기 마련이다.) 옳아. 그는 본능과도 같지.
(당신이 적어내는 것을 보다가) 터트릴 건가? 그 풍선 말이네.
에리니스:그대가 뒤 밟는 것들도 마찬가지죠. 스러짐이 확실한 생을 품고 있는 거 말이에요. 이건 당신의 본능에서 나온 탐욕인가요? (으음. 작은 침음 낸다.)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다음과 같이 적는 것을 끝냅니다.
에리니스:... 농담으로 적긴 했지만, 터뜨려 볼래요?
비다울름:그래. 부질없는 것을 쫓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내가 가장 잘 알지. ...글쎄, 그대가 보기엔 어떻지. 나는 탐하는 자 같은가?
(저도 농담 같은 소리를 했다며 옅게 웃고) 아니, 그러고 싶지 않네. 터지지 않기를 바라.
에리니스:...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에 대해서 해석하는 것은 옛저녁에 그만두어서 말입니다. (조금은 무뚝뚝하게 끊어진 답이다. 풍선을 만지작 거렸다. 두어번 손 끝으로 두드려 보다가) ... 알아요? 모든 사람은 풍선에 열광한대요.
... 그대는 어때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던 에리니스는 바늘을 손에 쥡니다.
비다울름:그대가 그만둔 것은 언제인가? 부질없다고 깨달았을 때인가. 그도 아니면 포기해버렸나. (당신의 손끝을 따라 풍선을 응시하다가) 그대 말이 진실이라면 나 또한 열광하는 자이겠지. 터지는 것을 바라진 않다만. 그대가 보기엔 나도 부질없어 보이겠어.
에리니스:... 부질, 없다기 보다는... 더 이상 제게 의미가 없었으니까 말입니다. 의미 없는 짓을 무작정 이어가는 것은 저도 좋아하지 않는 일입니다. 모든 것에 답을 구하는 것을 원하지. (바늘로 풍선을 톡, 톡, 리듬감 있고 가볍게 두드렸다. 터트리지는 않고.) ... ... 이 세상에 부질없지 않은 것은... 존재치 않습니다. 다들,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 뿐이지요. 저마다의 의미를 붙여가면서. ... 자신이 어째서 살아가는지 알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을 뿐. 이건 크나큰 죄지만... 알려고 하는 이는, 없잖아요?
숨을 잠시 멈춘 에리니스는 당신을 빤히 바라보는 듯 합니다.
과거로부터 온 것과 미래로 가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당신이 이해할 수 없어 괴로웠던 것은 무엇인가요?
단지, 모든 인간이 진실로 풍선에 열광했기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된 것 뿐입니다.
그곳에 내렸을 때 상품으로 받게 되는 풍선이 저 멀리 날아가지 않도록 꼭 쥐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 그냥, 어쩌다보니 창조되었습니다.
그저 지금 상대의 손을 잡고 거리에 나가세요.
모든 인간은 진실로 풍선에 열광한다는 이 자명한 사실을 알립니다.
PC들은 오직 플레이어들이 시나리오를 플레이하고 싶다는 이유로 세팅된다.
이야기는 장면 장면의 패치가 아닌 하나의 줄기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이 시나리오는 분명 이야기로서 최저의 가치를 가지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진실로 풍선에 열광하니까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