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크리그어 확장판의 강력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개변이 된 부분이 존재하며 이는 시나리오의 라이터 팀 라퓨타(청서 님)의 의도나 저작권을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명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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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OF CTHULHU 7TH EDITION
 
2024. 06. 24
 
/desc Written by 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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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과 잿빛이 맞닿는 경계 위로 하얀 김이 번져옵니다.
 
차가운 바람이 눈을 얼리는 듯한 감각에 눈가를 문지르면, 뒤에서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두툼하게 쌓인 눈이 내딛는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뒤 돌아보면 안 돼,
 
내면의 목소리가 당신을 꼬집듯이 속삭입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하염없이 앞으로 걸어갑니다.
 
남은 시간은, 앞으로.
 
완전히 지쳐버린 다리가 더 이상의 움직임을 거부하고 멈춰선 순간,
 
당신은 새하얀 눈밭 위로 고꾸라집니다.
 
코와 입 안으로 쓰라린 냉기가 밀려 들어옵니다.
 
이미 끝나버린 이야기의 다음이 궁금해지는 이유는 뭘까.
 
...
 
종장의 다음 장을 넘기는 손길에 후회는 없다면.
 
...
 
그리고 리엘은 강한 충격과 함께 눈을 뜹니다.
 
오른쪽 다리의 강렬한 통증이 뇌를 뒤흔듭니다.
 
아니, 아픈 건 둘째치고, 귀가 찢어질 듯한 소리와 진동에 잠이 완전히 달아났습니다.
 
자세히 보니 허벅지에 총알이 스쳐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이어서...
 
리엘:
이성
603012
54
성공
 
빠르게 진정하고 상황을 정리합니다.
 
어디서 날아온 총알이지?
 
고통으로 인해 상황 파악이 되지 않고 혼란스러워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 힘듭니다.
 
며칠 연속으로 외곽에 몰려드는 크리쳐를 사냥하고 수면 부족에 시달리던 참입니다.
 
식사를 할 시간도 없어 먹은 음식이라고는 초코바 몇 개와 뒤집어쓴 크리쳐의 체액 뿐입니다.
 
노동법이 뭔가요?
 
아무래도 크리쳐 군인의 권리는 보호 받기 힘든 편이죠.
 
리엘:(인권없어?)
(아.)
 
아무래도.
 
이러한 피로와 총의 상태, 그리고 상처를 보니 아무래도 불침번을 서는 도중 잠든 모양입니다.
 
그것도 안전 장치가 해제된 총에 몸을 기댄 채로.
 
리엘:어떤 빌어먹을 상부 녀석이 저딴 머저리를 불침번으로 고른건지... (중얼)
(상처는 알아서 회복할테니 냅두고 불침번서는 사람에게 터벅터벅 걸어간다.) 저기요.
 
그 머저리 너야 귀염둥이야...
 
리엘:(아?)
(머리를 탁탁 치며) ... ... ... 슬슬 잘 때도 됐죠. (총 고쳐잡기)
 
정말웃긴다...
 
몇 초 지나지 않아, 기대고 앉은 텐트가 몇 번 꾸물거리더니 지퍼가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낯익은 머리가 튀어나옵니다.
 
잠이 덜 깨서 눈을 거의 감고 있는 아벨이 목만 쑥 내놓고 이쪽을 봅니다.
 
머쓱한 상황에 눈과 눈이 마주친 채 잠깐의 정적.
 
부스스한 머리 아래 덮인 자다 깬 얼굴은 어디 설명해봐라… 라는 듯한 표정입니다.
 
이러는 동안에도 하얀 눈밭 위로 붉은 웅덩이가 지고 있습니다.
 
아벨은 텐트의 지퍼를 마저 열고 공간을 낸 후 리엘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합니다.
 
약간 한심하게 보고 있다고 생각되는 건 기분 탓일까요.
 
리엘:... 잠이나 자시죠.
 
아벨:... 빨리 오기나 하시지?
 
리엘:(불퉁한 표정.) 불침번 서라면서요? (총에 안전장치 걸고.)
 
아벨:치료를 해주겠다고 해도 왜 싫어하는질 모르겠네... 싫으면 그냥 그러고 있으세요. (이런 소리나 했다.)
 
리엘:그 눈부터 고치고나 그 소리 하시죠... (한숨 푹쉬고 텐트로 걸어간다. 걸어가는 길에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아벨:내 눈은 멀쩡하거든? (그리 투덜거리고 한숨 푹 쉬어냈다.)
 
응급 치료 상자를 열어 붕대와 소독약을 찾아낸 아벨은 침낭에서 꾸물꾸물 벗어나 리엘의 상처를 지혈해줍니다.
 
아벨:많이 피곤한 것 같기도 하고... 슬슬 본부로 돌아갈까?
피로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 번 돌아갈 생각이긴 했어. 위에서 소집이랑 공문 내려와서.
 
리엘:(가만히 치료되는 걸 보면서 총기를 점검하고 있다.) 크리처도 참 불편하네요. 저쪽 크리처들은 지침이라는 걸 모르는 거 같던데. 연구원들 실력 부족이에요. ... 무슨 공문이요?
 
아벨:저들한테 지침이 있었으면 멍청하게 조금씩 오지 않고 한번에 몰려들지 않았을까? (낄낄...)
 
아벨은 들고 다니는 작은 노트북을 꺼내 열곤 그대로 돌려 리엘도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의아한 기분으로 화면을 보면 ‘승급전'이라는 세 글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리엘 역시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게, 승급전은 아벨이 입사 직후,
 
일반 대원에서 단박에 최강의 인류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얻고 이 구역의 대표로 임명된 계기니까요.
 
이렇듯 말단조차 이 모의 전투에서 능력을 증명하면 크게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로 권위 있는 시험입니다.
 
리엘:그렇게 몰려왔다가 시간 좀 지나면 알아서들 돌아가던지, 아니면 움직임이 굼떠져서 죽이기 편하던지는 되겠죠. (노트북의 내용을 속독으로 읽고 네게로 고갤 돌린다.) 같이할 사람이나 있어요? (당신이? 그런 무례한 표정이다.)
 
아벨:난 간간히 오는 게 좋아-. 이렇게 과로하는 것도 개같지만 빌어처먹을 것들 많이 보면 내 미관에 해로워. (흥. 새침하게 고개나 돌렸다가 눈썹 꿈틀...) ... ... 내 성격에 불만 있나보다, 리엘...? 그래~ 나 같은 사람이랑 파트너 할 사람이 이 세상에 대체 어디 있겠냐. (입술 삐죽이기나 한다.) ... ... 그럼 내 파트너 너 외에 지금 누가 있어? 다른 놈이랑 파트너 해서 싸울까? 엉?
 
리엘:용케 AOC에 들어올 생각을 했네요. 눈 뵈렸다 생각하면 거울이라도 꺼내보시던가요. (누가봐도 미인이긴하니. 삐죽이는 입술 보고 피식 웃으며) 뭘 또 불만까지야. 저야 성격은 둘째치고 당신의 능력이 좋은 거라서요. (살아남기에 성격같은 건 뭐가 중요하겠나. 크리처나 잘 잡으면 됐다.) 거기서 낮은 성적을 내면 당신은 퇴출되고... 그럼 나도 폐기되나요?
 
아벨:무슨 당연한 말을 새삼스럽게 하고 있담. 얼굴에 상처 나는 순간 다 쓸어버리고 나도 죽을 거야. (제 열굴을 양 손으로 감싸고 투걸거리다가) 뭐야? 그럼 나보다 능력 좋은 사람 있으면 갈아타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눈 가늘게 뜨고 있다가) 너도 승급전 허가는 떨어졌으니 가야지. 내 이전 파트너가 일반 대원으로 밀려났으니... 나도 일반 대원이 될 거고... 너는... (흠...) 나로서는 모르겠다만, 최악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을까? 솔직히 나는 순위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적 나쁘면 좌천될 수도 있으니 그건 싫네.
 
리엘:연고같은 약은 뭣하러 들고 다니시는지. 크리처한테 써줄 거 있고, 당신 쓸 거 없다고 하면 치료해준 거 전부 다 뜯어버리는 수 있어요. (한쪽 눈썹을 꿈틀이며 말하다 피식.) 눈치도 좋으시지. 알면 잘하시죠. 내 목숨말고 아까운게 없는 사람인지라. 뭐, 반대로 말하면 당신이 계속 능력이 좋다면 제가 당신을 붙잡고 있겠죠. (...) ... 손해보고 사는 건 성미에 안 맞는데 말이죠. 여기나 거기나 나는 언제나 목숨걸고 싸워야 하네요. (애초에 크리처와 싸운다는 점에서 비슷하겠지만. 본부에서도 푹 쉬진 못하겠거니 어림짐작하고 한숨을 쉰다.) 언제 출발하려고요?
 
아벨:뭔 소리야? 나도 쓸 거는 있어야지. 얼굴 다치면, 이라고 했잖아. 지금 내가 해준 응급처치를 뜯어버리겠다고... (하... 마른세수나 대충 했다.) 누구는... 인정 받으려 열심히 하는데... (계속 능력이 좋아야 해? 언제까지? 그래. 여기 있을 때에는 계속 좋아야지. 희미하게 중얼거림을 이어가더니 자리에서 느리게 일어났다.) ... 언제 온 공문이람...
 
라는 말과 함께 그가 노트북을 조작해 페이지의 맨 아래까지 내리면,
 
리엘은 소집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소집은 오늘 오전 7시까지입니다.
 
그리고 현재 시각은 오전 5시 55분입니다.
 
잠시간의 적막이 흐릅니다.
 
텐트와 짐을 아무리 빨리 정리해도 5분,
 
여기서부터 숙소까지 전속력으로 뛰어가야 시간 내로 도착할까 말까,
 
심지어 소집에 응하지 않으면 탈영으로 간주해 무거운 처벌이 내려옵니다.
 
멍하니 화면을 보고 있으면, 어깨에 손이 올라옵니다.
 
아벨:그렇게 됐으니 1시간 내로 달리면서 회복해. 할 수 있지? 못 하면 최강 크리처 이름 떼라.
 
아벨은 뻔뻔한 표정입니다.
 
…어쩐지 허벅지 상처가 쓰라려옵니다.
 
리엘:한 대 쳐도 되는지.
 
아벨:겠어?
 
걱정이 무색하게 두 사람이 도착한 시각은 소집 시간으로부터 5분 전입니다.
 
거칠게 숨을 내뱉습니다.
 
리엘:
건강
994919
18
극단적 성공
 
이 구역의 모든 대원들이 소집된 듯, 본부 내에는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두 사람이 들어선 순간 이목이 집중되는 건 분명 기분 탓은 아니겠죠.
 
구역을 대표해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것도 일종의 명예나 영광처럼 여겨지는 것 같으니까요.
 
리엘:(명예는 무슨. 사지로 내몰아서 죽으면 끝인 것을.) 인기 많네요 당신. (후드를 꾹 눌러쓰고.)
 
아벨:... 잡것들이 주는 관심은 필요 없는데.
 
아벨은 익숙하다는 듯 선선한 표정으로 신발끈을 고쳐 묶곤 리엘에게 말합니다.
 
아벨:소장님한테 이번 활동 보고하고 올 거야. 여기서 얌전히 있어. ... 싸우지 말고.
다시 말할게. 싸우지 마.
 
그렇게 리엘은 휴게실 자판기 앞에 덩그러니 남겨집니다.
 
의자가 넉넉하게 비어있어, 적당한 자리에 앉아 목이라도 축이며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판기에는 온갖 종류의 음료수가 있는데, 옆에 붙은 판넬을 보니 요즘 사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건 팥사과사이다라고 하네요.
 
리엘:... (뭔 저런 음료가 다 있지? 하는 표정으로 그냥 물 뽑습니다.)
 
물을 마시고 있자면... 복도 너머에서 한 무리의 대원들이 걸어옵니다.
 
절도 있는 발걸음 소리는 익숙하지만, 전혀 처음 보는 얼굴입니다.
 
애초에 크리쳐 출신에 정식 입사 시험을 거치지 않아서 동기가 없는 리엘은 아는 대원이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요.
 
가장 키가 큰 대원 하나가 이쪽을 보더니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콘라드:반갑습니다. 실물로 뵙는 건 처음이네요, 리엘 씨. 우리 구역을 대표하는 대원이라 그런가, 정말 얼굴 한 번 보기 힘드네요.
 
낯선 얼굴의 대원은 싹싹하게 웃으면서 말을 걸어옵니다.
 
리엘:(가만히 얼굴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처음보는 얼굴이네요. 아무렴 말대로 늘 구역 최전방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으니 말이죠. (눈웃음 지으며 악수를 청하듯 손을 내밀었다.) 성함이?
 
콘라드:(당신의 손 꾸욱 잡아서 흔들었다.) 제 이름은 콘라드 입니다. 일을 워낙 잘 해주셔서 최전방까지 나갈 일은 별로 없지만, 크리쳐 몇 체 정도는 잡아본 적 있어요. 그러고 보니... 파트너랑 합을 맞추기 힘들지 않나요? 아벨하고는 입사 동기라서 잘 알거든요.
 
리엘:(가늠하는 듯이 위아래로 재빠르게 훑어보곤 다시 눈 웃음.) 아무래도 오지 않으시는게 좋죠. 지원이 올 정도면 최전방은 뚫렸다는 뜻 아니겠나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최전방까지 오실 일은 없을 거에요. (안 그래도 피곤한데 신경쓸 건 적을 수록 좋다.) 썩 평판이 좋진 않은가보죠?
 
콘라드:그건 다행이네요. 보통 구역 대표라고 하면 대대적으로 실력을 인정 받은 사람이 차지하는데... 처음 보는 대원이 갑자기 임명되어서 다들 수군수군 했거든요. 물론 당신의 실력이 의심된다는 것은 아니고요. 실력이 애매했으면 아벨이 얌전히 있지 않았을 거니까. (하하! 웃음소리 내며 손 거둔다.) 걔 성격 아시잖아요-.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 같다느니 인간 취급 안 한다느니... 여러 말 많거든요. 그래도 전 나름 친했긴 하지만. 지금 파트너랑은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리엘:어쩌겠나요. 상부의 지시는 따르는 것이 밑 사람의 미덕이죠. 의심하지 않으셔서 다행이네요. 최전방은 역시 실력 우선 아니겠나요. 여지껏 문제도 없었고, 저도 지금껏 잘만 살아있고. 믿음에 잘 보답해드리고 있는 거 같아 다행이죠. 저도, 제 파트너도.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가며 말하다 가볍게 고갤 기울인다. 곧 나른하게 위에서 내려다보는 냥 당신을 바라보고) 이런 식. 으로요? (하하.) 성격이 무슨 문제겠나요. 능력이 좋다면 사소한 것 하나 둘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죠. 그렇죠? (싱긋 웃으며 고갤 바로한다.) 전 파트너, 라. 일반 대원으로 밀려났다는 이야기는 들었었죠.
 
콘라드:실력이면 따로 할 말이 없는 거죠. 솔직히... 낙하산? 이라고 하나... 그런 소문이 돌길래 혹시나 싶었어요. 아시겠지만... 저희 소장님이 워낙 여기저기 정치계 쪽에 입김이 세다 보니, 아하하. 화내지는 말아요! 그냥 웃자고 하는 이야기니까. 당신의 진짜 능력을 모르는 것도 사실이고. (음~) 그래도 파트너는 성격 합이 잘 맞아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아닌가요? 걔가 그은 선 이상으로 들어가려 하는 순간 손찌검 날아오는 일상을 다들 보냈거든요. ... 솔직히 혼자 있는게 좀 안쓰럽기도 했어서. (잠시의 간극이다.) 네. 아벨한테 밀려서요. 당신도 버려지는 장기말 안 되게 조심하라는 소리예요.
 
그가 말하는 내용은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리엘이 크리쳐 군인이라는 사실은 AOC내에서도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군사기밀이므로….
 
하지만, 듣다보면 슬금슬금 속에서 짜증이 밀려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놈이 뭐라는 거냐… 이 몸은 크리쳐라고…
 
까진 아니더라도, 새벽까지 크리쳐를 잡고 왔는데 이런 소리를 듣고 싶진 않을 테니까요.
 
콘라드:그런데 그 초커는 뭐예요?
 
콘라드는 리엘의 목걸이형 폭탄을 보며 관심을 표합니다.
 
알아서 뭐할건데, 이게 리모콘으로 폭파시킬 수 있는 단두대라는 사실을…….
 
리엘:낙하산이었다면 진즉 크리처에게 갈기갈기 찢어져 눈밭에나 구르고 있었겠죠. 뭐, 그렇게 말하는 본인들도 같은 생각일테죠. 최전방에서 나라를. 도시를. 사람을. 친구를. 가족을. (권태로운 눈빛이 나른하게 당신을 본다.) 지킨다는 명예는 참으로 손에 넣고 싶은 법 아니겠나요. 실질적 지위는 내려두고 단지 그 명예만으로 영웅이 된 기분일테니까. (싱긋.) 화낼 일이 있나요. 인간으로써 당연한 욕망 아니겠어요? 오히려 써먹을 수 있는 수단으로는 최고의 욕망이죠. 나쁘지 않네요. (눈 끔뻑.) 애초에 그은 선 이상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나 이해가 안가는 편이라서요. 그런 의미로는 편하죠. 서로 살기 위해 등 맞대는 전우로써는 사사로운 것에 신경쓰지 않아도 될테니까. 아마, 저 같은 성향일 수록 아벨에게도 나을 거에요. (터져 죽든, 찢어져 죽든. 몇 번이고 되살아나는 인간도 아닌 것에게 동정을 가져봐야 방해다. 그러다 효율적인 행동에 반대하면 귀찮기만 하고. 실제로 지금도... 충분히 귀찮다.) 제가 쓰다 버릴거란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보셨는지. (툭. 튀어나온 말. 그냥 의미심장하게 미소짓고 말았다. 저 놈 머리가 터지든 말든 내 알빠인가.) 상부에서 준 선물이랍니다. 갖고 싶으신가요?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코너에서 아벨이 한 걸음 걸어 나옵니다.
 
아벨:얼씨구. 싸우지 말랬더니 기 싸움을 하네...
 
콘라드:아벨. 왔구나? 넌 매번 발소리가 없으니까 왔는지 안 왔는지 모르겠단 말이지. 재미있는 소리 해주어서 고마워요, 리엘 씨. 아벨도 왔으니 슬슬 헤어져야겠네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나중에 봐요!
 
콘라드는 아벨의 귓가에 무언가 소근거리고 손을 흔들며 떠납니다.
 
아벨:... 재미있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너희.
 
리엘:(콘라드가 떠나고 당신만 남자 불퉁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다.) 재밌긴 무슨. 피곤하고 쓸데없는 시간이었을 뿐이에요. (쯧.)
 
아벨:뭐 어때. 어차피 죽일 시간이었고 하나같이 고까운 이들 시선에서 보면 맞는 말이잖아. 그런 거 신경 쓸 타입이었나, 너? (손목 만지작 거렸다.) 아, 승급전 좌표 왔네. 가자.
 
그 말을 들은 리엘 역시 손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가 반짝이며 몇 가지 텍스트를 흘려 보내고 있습니다.
 
텍스트는 타야 하는 헬기와 도착 장소로, 리엘 역시 아는 곳입니다.
 
리엘:멀쩡한 상태도 아니고, 잠깐 눈 붙이려던 중이어서요. 상대도 썩 긁히는 거 같지도 않고. (성격 나쁘다. 뽑았던 물을 마시고는 버리려다 당신을 본다.) 필요하신지?
 
아벨:다 나은 거 아니었어? 네가 무슨 싸움꾼이냐.(맞긴 한데.) 저 자식들 질 별로 안 좋아-. 그냥 무시하고 상대를 하지 마라. (손 휘적거렸다.) 됐네요-. 쓰다 버릴 패한테 뭐 이리 잘 해주려고? 응? (툭 뱉고는 입술 대빨 내밀었다. ... 짜증나게...)
 
아벨은 먼저 소리 없이 집합 장소로 걸어갑니다.
 
하여간 성격하고는...!
 
리엘:... (역시 들었네. 남 머리 터지라고 하는 짓에 왜 딴 사람이 걸려들고 있는지... 이유모를 곤란함에 뒷머리를 짧게 털고는 물통을 버리고 뒤쫓는다.) 나은 것과 정신적 피로는 별개 아니겠나요. 질 나쁜 사람 머리 터지라 하는 것에 신경쓰지나 마시죠. 말했잖아요. 당신이 없으면 곤란하거든요.
 
아벨:정신적 피로 안고 승급전 할 거야? 가면서 좀 자던가 좋아하는 거 생각이나 해. (톡 쏘아 붙이고는 미간 찡그린다.) 순순히 이용 당해주는 파트너가 없어서 곤란하시겠지! 누가 신경이나 쓴대? 능력 좋은 사람이니 난 알아서 좋은 성적 낼 거고 너한테 이득만 주면 되는 거잖아.
 
리엘:... 좋아하는게 있어보여요? (태어나길 실험실에서 태어나 본 것도 시끄러운 기계더미에 차갑기만한 눈더미 밖에 없거늘.) 그 말하는 거부터가 이미 신경 쓴다는 투잖아요. (삐뚜름한 표정. 한숨.) 이리 와보시죠. (손 휘적휘적.)
 
아벨:... ... (그렇네. 그러고 보니까 어딜 데려가질 못했군. 입이나 꾹 다물었다.) ... ... 하나도 신경 안 쓴다고. 패배자 말 따위 누가... (얌전히 쪼르르 가서 내려다 보았다.) 왜?
 
리엘:(당신의 양 볼을 손으로 텁. 덮어버리고 빠아아안-.)
 
아벨:... 웃. 머하는 거야. (볼 찌부. 되어서 한쪽 눈 찡그리고 당신 보았다.)
 
리엘:(휙. 휙. 이리저리 한참을 돌려보다 놔주고 앞장서간다.) 정신적 피로 회복하라면서요. 뭐, 미인이 국보다 어쩌다 얘길 들었는데... (뜸.) 나쁘지 않네요. (터벅터벅)
 
아벨:어.... 어... 어이가 없어서...! 나참! (얼굴 화르륵 타올라서는 입 딱... 벌렸다. 야아...!!)
 
안전 구역 밖의 인근 산으로, 눈보라가 치면 조난 당하기 딱 좋습니다.
 
직접 올라간 적은 없지만, 밀려오는 크리쳐를 박멸하느라 근처에 간 경험은 있습니다.
 
크리쳐 퇴치는 군대가 동원되는 것보다 적은 인원의 최정예 부대가 투입되는 게 좋다는 건 모두가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이런 지역은 지대가 넓고 험준해 크리쳐도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괜찮을 것입니다.
 
다만, 평소보다 훨씬 위험하겠죠.
 
승급전은 닥쳐옵니다.
 
두 사람이 헬기에 몸을 실으면 두 사람을 태운 기체는 저 너머의 산맥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릅니다.
 
헬기 안에서 장비를 점검하던 아벨이 문득 던지듯 말합니다.
 
아벨:이렇게 된 거 내기하자. 누가 1등 하는지.
 
이 녀석 벌써 둘 중 하나는 1등이라고 확신하고 있어….
 
아벨:이긴 사람이 소원 하나 들어주기. 어때?
 
리엘:팀 별로 순위를 안 맺는 거면 파트너의 의미가 있어요? (소원 이야기에 잠깐 뜸을 들였다. 랄까, 나한테서 받을 수 있는게 있기나 한가? ... 알아서 하겠지.)
 
아벨:일단 파트너가 있어야 참가를 하든지 말든지 하지. 여기서 순위 매겨서 파트너가 또 바뀌어. 그러니까 순위 안에 들 거면 나란히 들어야 한다는 말씀. 오케이?
 
리엘:아, 그런 시스템. 이해는 했어요. 밀렸다 뭐다 얘기하더니 이런 거였나보죠? (마지막으로 총을 점검하다가, 일부러 삐뚤어지게 웃으며 턱에 손을 가져다 댔다.) 어디 무슨 소원을 빌지 생각해봐야겠네요.
(얄미운 미소다.)
 
아벨:그 녀석 나한테 밀려서 만년 이인자 취급이나 받았거든. 워낙 명예욕이나 인정욕 강해서 무시하는게 좋아. 사사건건 시비 걸길래 뒤지게 팼더니 뭐, 그렇게 됐어. (자기소개를 하나? 싶은 말이지만 뭐 어떤가.) 아까 전에 네 휴가건도 물어봤다? 이런 파트너가 어디 있는지 몰라-. 원한다면 말하던가.
 
리엘:... ... 그거. 장난으로라도 거짓말이 아니길 바라죠. (표정 싹 바뀌고.)
 
아벨:네가 나한테 이기면 거짓이 아니게 되겠지.
 
얼마 지나지 않아 헬기가 도착합니다.
 
하늘은 흐릿한 회색으로,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 같습니다.
 
한기를 품은 바람이 뼈까지 스며듭니다.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쌓인 눈을 밟고 집합 지점까지 도달하면, 이번 승급전의 규칙이 공개됩니다.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 듯, 헬퍼들이 대원들에게 GPS를 달아줍니다.
 
허공에는 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이 수십 대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문득, 콘라드와 눈이 마주칩니다.
 
는 아까처럼 태평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더니, 이내 가까이 다가옵니다.
 
콘라드:방송이라도 되면 재미 있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싸우는 모습이 공개되면 우리도 인기도 많아지지 않으려나?
 
아벨이 태평하게 응수합니다.
 
아벨:그러게, 그러다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군인 아이돌로 데뷔하면 되겠네. 왜 이렇게 찝쩍거려? 구애인도 아니고.
 
뭔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잠시 오가는 듯 하더니, 콘라드가 웃으며 두 손을 휘젓습니다.
 
콘라드:오해할까봐 미리 말씀 드리는 건데, 악의 같은 건 없어요. 격차를 알고 있으니 라이벌로 삼을 생각 같은 것도 없고. 옛날이라면 모를까.
예전에 파트너였다고 해도 아벨, 네 실력은 누구보다 잘 아니까...
 
리엘:(콘라드는 무시하고 눈이나 밟으면서 환경 상태나 살피고 있다.) 음. 이 정도면 나름. 아, 뭐라 말하셨었는지?
 
아벨:(아 웃기네...) 옛날에 나 좀 좋아했던 애가 충고 해주러 왔어.
 
콘라드:내가 언제...!
 
콘라드와 아벨이 서로 으르렁 거리고 있다가 곧이어 의미심장한 표정이 됩니다.
 
콘라드:저는 나름 충고 해주러 온 거예요. 두 분께 지저분한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아서요. 조심하는 편이 좋겠어요. 규칙 잘 읽어보셨죠?
살상탄을 쓰지 말라는 말은 있지만, 공격하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잖아요?
 
그 말을 들은 뒤 대원들이 있는 무리를 향해 시선을 돌리면, 그들 중 대다수와 시선이 마주칩니다.
 
의식하지 못했는데 열렬한 감정입니다.
 
경계, 경외, 견제, 혹은 시선만으로는 알 수 없을 그 어떤 것까지.
 
리엘:
관찰력
703514
46
성공
 
그 안에서 콘라드의 파트너를 발견합니다.
 
그는 제복 후드를 깊숙하게 눌러쓴 채, 당신과 눈이 마주치면 슬쩍 시선을 돌립니다.
 
얼핏 굉장히 선명하게 빛나는 눈을 본 것 같은데,
 
그 사람은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며 후드 모자를 눌러 씁니다.
 
잘못 본 걸까요?
 
리엘:... 차라리 최전방이 훨 편했던 것도 같고요. 여기저기 귀찮게 굴 거 같은데.
 
아벨:인간보다 크리처가 낫다는 것은 어떤 시대든 통하는 말이긴 하지. 인기 많아서 좋겠다?
 
리엘:저한테만 향하는 거 같진 않은데 말이죠? (당신을 보며.)
 
아벨:어머나. 얘. 나는 언제나 인기가 좋았어. (안 좋은 쪽으로.) 너만 모른 거야!
 
정신이 팔린 사이에 허공에서 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것으로 시작입니다.
 
동선이 꼬이지 않도록 한 팀씩 진입이 시작됩니다.
 
두 사람은 마지막 진입팀입니다.
 
아벨:느긋하게 갈래? 아니면 빠르게?
 
리엘:우리가 다 잡으면 혹시 일찍 끝나는지?
 
아벨:시간은 똑같을걸.
 
리엘:(금방 권태로워지는 눈.) ... 빠르게 가죠. 주변에서 방해가 들어오면 귀찮아질 거 같아서.
 
아벨은 당신을 데리고 빠르게 설산 안으로 진입합니다.
 
아벨과 리엘은 앞선 팀과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산길을 따라 달려갑니다.
 
새하얗게 눈이 내려앉은 검은 가지들이 행로를 막아서, 드러난 살갗을 할퀴고 베어냅니다.
 
아벨:... 빌어처먹을... 얼굴에 상처 나잖아...!
 
짧게 한숨을 내쉰 아벨이 총 옆에 달린 전환 레버를 당겨 근거리 모드로 전환합니다.
 
리엘 역시 가지를 쳐내고 싶다면 근거리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시야를 방해하는 나무를 쳐낼 수 있으니까요.
 
리엘:다음에는 활동복에 복면이라도 달아 달라 하던가요. (따라서 근거리 모드로 전환한다.)
 
아벨:(눈 가늘게 뜨고 있다가 괜시리 투덜거리나 하고) 그것도 나쁘지 않겠네...-.
 
그때, 깔끔해진 시야 너머로 서너 체의 금속형 크리쳐가 로켓 모양으로 딱딱한 몸체를 재조립하고 빠르게 돌진해옵니다.
 
새로운 무기를 시험할 좋은 상대네요.
 
아벨: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804016
36
어려운 성공
피해6
 
리엘: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804016
36
어려운 성공
피해9
 
성공 시 강철처럼 단단하던 금속형 크리쳐의 껍데기가 단숨에 4등분으로 조각납니다.
 
드러난 핵 역시 깔끔하게 4등분으로 절단된 상태입니다.
 
리엘:(시작이 괜찮네요.)
 
아벨:(나쁘지 않군.)
 
크리쳐의 사체 일부분을 조금 잘라낸 뒤 다시 길을 따라 달려갑니다.
 
중간부터 길이 끊깁니다.
 
두 사람은 절벽을 올라서야 합니다.
 
절벽 코스의 경우, 경로가 짧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올라갈 때까지 시간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떨어지면 살짝 아프다는 것.
 
절벽 코스를 무사히 통과하면 산길 코스로 이어집니다.
 
아벨:어쩔래? 올라갈 거야?
 
리엘:가는 길에 크리처가 안 보일 거 같다면야 그냥 올라가죠.
 
아벨:시간 단축 때문에? 나쁘지 않지.
 
벽면의 바위는 눈이 쌓여 단단하고 차가운데다 미끄럽기까지 합니다.
 
높이를 생각하면, 아무리 봐도 떨어졌을 때 살짝 아픈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리엘과 아벨은 제복 허리춤에 묶여 있던 로프와 갈고리를 사용해 절벽을 타고 올라갑니다.
 
리엘:(정 떨어질 거 같다면야 아벨만 안 다치게 붙잡으면 되겠지.)
 
아벨:자아, 이제 약속 좀 하자. 잘 들어, 리엘.
 
리엘:(멈추지 않고 올라가며) 뭔데요?
 
아벨:(리엘 덜미 잡아서 끌기)
첫째, 로프와 고리로 서로의 허리와 허리 연결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끊지 않는다.
 
리엘:(윽.덜그럭.) ... (멈추고 째릿 봄...) ... 둘째는요.
 
아벨:둘째, 둘 중 한 사람이 위험해지면 반드시 도와준다.
 
리엘:(반드시 돕기로 했으면서 연결하고 끊지 말라하면...) 그거야 뭐. 당연하고요.
 
아벨:(눈에 힘 꽉!!) 마지막. 등반 중에 전투가 발생할 경우, 전투보다 당장의 암벽 등반을 우선시 한다.
확실하게 기억하고 약속 해!
 
리엘:......... 그러는 걸로 해요. 암벽에서 전투해 본적이 얼마나 있겠나요 우리가.
 
아벨:당연히 없지만 협력 좀 하자는 거야. 그래야 빠르게 올라가지.
자, 그럼 네가 앞장 서.
 
리엘:내가요?
 
아벨:응, 너가. 자신 없니?
 
리엘:겠는지? 뒤처지지나 마시죠. (코웃음치며 절벽을 올라간다.)
 
리엘:
오르기
20104
96
대실패
 
그럼그렇지
 
리엘:(노려봄.)
 
아벨:너는 올라가는 것도 못해?
 
리엘:...그러는 본인은 얼마나 잘하시는지.
 
아벨:(흥!) 그래도 너보다는 잘 할걸?! 무시하지 마!
 
아벨:
오르기
20104
94
실패
 
네. 또이또이 입니다.
 
너희가 패트와 매트인 이유가 있어요.
 
리엘:(아벨보고 웃음 참기)
 
아벨:웃냐?
 
리엘:웃는데요? (뻔뻔)
 
아벨:하... 짜증나~!! (눈 뭉쳐서 당신한테 던진다.) 빨랑 올라가기나 하란 말이야!!
 
리엘:(손으로 뭉친 눈 쳐내며) 네에 네. (다시 올라가본다...)
 
리엘:
오르기
20104
62
실패
(하........)
 
아벨:오늘 안에 올라갈 수 있는 거지?
 
리엘:... 해보기나 하세요.
 
아벨:
오르기
20104
68
실패
(우리 오늘 안에 여기 못 갈 것 같아.)
 
리엘:(답이 없네. 최강 인류와 최강 크리처가 절벽 하나를 못 오르고.)
 
아벨:어쩔래? 그냥 돌아서 가? 한 두 배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리엘:... 두 번 정도 더 해보던가요. 아니면 그냥 팔에 힘 꽉주고 근력으로 오르던가.
 
아벨:(흠...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리엘:
오르기
20104
5
어려운 성공
(?)
 
?
 
챡! 절벽에 붙습니다.
 
아벨:뭐야?! 할 수 있었잖아! 지금까지 장난한 거야?
 
리엘:제가 그런 쓸데없는 짓에 시간 낭비할 사람으로 보이시는지? 드디어 붙었으니 얼른 따라 오기나 해요.
 
그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암벽 등반 시간입니다.
 
두 사람이 로프에 의지해 절벽을 오르고 있으면, 녹슬대로 녹슨 금속을 꺾는 듯한 소음이 들려옵니다.
 
울음소리입니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비행 중인 생체형 크리쳐 한 무리가 진액을 흘리며 이쪽으로 돌진하는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가장 앞에 선 무리의 대장은 아가리를 벌리고 끔찍한 비명을 질러댑니다.
 
시작부터 쉽지 않네요.
 
리엘:(징글징글하다는 표정)
 
로프 하나에 의지한 채로 총을 쏘고 칼을 휘두르는 일은 아무리 두 사람이라고 해도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상대가 공중전에 능하다면 더욱!
 
그러므로, 지금부터는 수비전으로 진행됩니다.
 
리엘:(하. 한 번 해보죠.)
 
허공을 배회하며 두 사람을 노리던 생체형 크리쳐 중 하나가 날쌔게 이쪽으로 날아듭니다.
 
(To GM): 1D10 결과 1
 
공격 목표가 정해졌습니다. 리엘은 크리쳐의 행동을 읽어 로프를 방어할 수 있습니다.
 
리엘:어디, (행동을 예측해본다. 굳이 예측하지 않아도 넘길 수 있을 거 같으니 적당히 5로.)
 
아벨과 리엘 사이에 이어진 로프 고리를 방어합니다.
 
수비 결과는 4입니다.
 
리엘:(쯧. 안전하게 갈 수는 있을 거 같다만, 그렇다고 이렇게 큰 숫자는 달갑지 않은데.)
 
허공을 배회하며 두 사람을 노리던 생체형 크리쳐 중 하나가 비명에 가까운 울음소리를 내며 이쪽으로 날아듭니다.
 
(To GM): 1D10 결과 9
 
공격 목표가 정해졌습니다.
 
리엘은 크리쳐의 행동을 읽어 로프를 방어할 수 있습니다.
 
리엘:(다시 한 번 5로. 로프를 방어해본다.)
 
아벨과 리엘 사이에 이어진 로프 고리를 방어합니다.
 
수비 결과는 4입니다.
 
리엘:(은은)
 
허공을 배회하며 두 사람을 노리던 생체형 크리쳐 중 하나가 빠르게 이쪽으로 날아듭니다.
 
(To GM): 1D10 결과 3
 
공격 목표가 정해졌습니다.
 
리엘은 크리쳐의 행동을 읽어 로프를 방어할 수 있습니다.
 
리엘:운이 좋았네요... 이것도. (안전하게 올라갈 수는 있겠어. 생각하며 로프를 방어한다. 5!)
 
아벨과 리엘 사이에 이어진 로프 고리를 방어합니다.
 
수비 결과는 2입니다.
 
두 사람은 생체형 크리쳐들에게 로프를 전부 쥐어 뜯기기 전에 절벽 꼭대기에 도달해냈습니다.
 
자, 뒤에서 올라오는 아벨을 끌어올려 줍시다.
 
리엘:제가 앞장서길 잘하긴 했네요. (아벨의 손을 잡고 위로 쭈욱 끌어올려준다.)
 
아벨:(손 꽉 잡고 주욱 끌어 올려졌다.) 으으... 역시 날아다니는 것들은 하나같이 다 최악이야!
 
이제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산길 코스 입니다.
 
경사는 가파르긴 해도 오르기 힘들 만큼 험준하지 않습니다.
 
자아... 가죠!
 
리엘:(절벽보다는 낫겠지하는 생각)
 
아벨:(동감)
 
바닥에 쌓인 눈은 군화로 밟을 때마다 푹푹 꺼집니다.
 
나무가 촘촘한 저지대보단 고지대쪽이 싸우기도 편하고 상대할 수가 많을 테니, 이대로 크리쳐를 발견할 때까지 올라갑니다.
 
최대한 안전한 코스만 골라서 걸은 끝에, 두 사람은 딜레마와 마주합니다.
 
바로 20m 정도의 흔들 다리.
 
나무는 곳곳이 썩어 지나가기에 영 꺼림칙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걸 지나지 않으면 길이 없습니다.
 
선택지가 없네요.
 
아벨:그 뭔 씨...
 
리엘:...크리처 나타난다고 이런 거 하나 제대로 보수를 안하는건지.
 
아벨:애초에 산 속에 있는 것을 보수할 일이 뭐가 있어? 여기는 안전지대도 아닌데. ... ... ... 나, 난... 저, 저거 못 가. 무섭단 말이야...!
 
리엘:잡는 우리 생각하라는 거였는데요. 저야 크리처니까 그러려니 하지, 평범한 대원은 뭐, 죽어도 살아난대요? (이런다.) 그런 소리 하지 말고 오기나 하시죠. 최하위 성적 기록하고 싶어요? (손목 잡고 질질질...)
 
아벨:(꺄아아아아아아악...!! 소리 없는 비명이나 지르며 질질 끌려간다....)
 
발을 내딛으면, 음산한 삐걱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요,
 
리엘:
듣기
603012
19
어려운 성공
 
두 사람이 내는 게 아닌 발소리, 그리고 가지가 밟혀 부러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아벨도 소리를 들었는지 동시에 멈추어 섭니다.
 
아벨:... 포위 당했군.
 
리엘:(쯧.) 노렸나보죠.
 
빈말은 아니었던 모양인지, 흔들 다리의 도착지와 출발지의 나무 뒤에서부터 몸을 숨기고 있던 몇몇 대원들이 정체를 드러냅니다.
 
두 사람에게 적의를 품은 게 역력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 사람이야? 낙하산.”
 
“그런가봐. 저런 사람이 부당하게 콘라드 씨의 자리를 꿰차고 있을 줄이야.”
 
“자존심도 없는 거 아니야?”
 
그때, 도착지에 있는 한 무리의 대원들 뒤에서부터 콘라드가 뻔뻔한 표정으로 나옵니다.
 
콘라드:저런, 저는 그렇게까지 말한 적은 없지만요.
하지만, 능력을 증명하지 못하는 사람이 높은 곳에 있는 것도 어불성설. 승급전이 끝날 때까지만 잠깐 어딘가에서 쉬게 해드리는 것 정도는 괜찮을지도.
 
말이 끝나자마자, 18명의 대원들이 스위치를 당겨 근접용 무기로 전환시킵니다.
 
아벨:잠깐 어디서 쉬게 해준다니, 어디 고급 호텔이라도 잡아준 건가?
 
아벨이 이죽거리는 한편, 무기를 고쳐쥐며 긴장한 내색을 보입니다.
 
콘라드:글쎄요, 동굴 같은 곳이라도 넣어드린다거나. 이렇게 크리쳐가 드글거리는 산엔 호텔은 커녕 별장 하나 없을 테니까요. 후후, 하지만 수행하다보면 깜빡하고 두고 가버릴지도 모르죠. 운이 나쁘면 동사하려나?
 
아벨:그래? 어때, 리엘. 시시포스산 메리어트 동굴에서 숙박하고 싶어?
 
아벨이 리엘을 힐끔 응시합니다.
 
리엘:호텔 이름이 생각보다 별로네요. 하하, 누구에게서 자존심을 찾고 계신건지. 아, 여기 있는 18명에 1명이 떨궈 놓은 자존심은 손대기도 더러워서 그냥 뒀답니다. 친히 본인들끼리 밟고 계시네.
(내가 죽었다 살아나서 크리처인게 들통나면 내가 폐기될까 저 19명이 입막음으로 죽게될까 고민하는 표정.) 아무리 그래도 이 흔들다리에서 19명은 좀 힘들겠죠.
 
입구에 선 대원들이 흔들 다리의 끈을 끊어버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콘라드가 이를 제지합니다. 그가 칼날로 끈을 자르던 대원의 팔을 붙잡고 말합니다.
 
콘라드:모처럼 두 사람의 실력을 볼 수 있는 기회인데 아깝지 않나요? 직접 상대해봅시다.
 
실격되지 않기 위해선, 살상탄을 사용하지 않은 채 이들을 제압해야 합니다!
 
리엘:저한테 뭐 휘두르시기 전에 떨어진 거나 주우라 했는데 말이죠. 이 정도면 많이 친절하지 않았나요, 아벨? (대원들에게 무기를 휘두른다.)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804016
46
성공
피해9
 
도검을 휘둘러 어딘가 부러뜨립니다.
 
전치 1 개월 이상의 부상은 입히고 기절 시켰습니다.
 
아벨: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804016
66
성공
피해4
(작게 한숨 푹 쉬다가 무기 든다.) 하여간... 너. 다른 사람한테 너무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아냐? (이죽이는 표정이다.)
 
빠악! 칼등으로 대원을 후려 칩니다.
 
기절한 대원들은 분명 병원행일 거예요.
 
단원:2
 
단원이 리엘을 공격합니다.
 
다른 단원들을 공격할 때 생긴 빈틈을 노려 기습합니다.
 
리엘:
회피
502510
23
어려운 성공
그러게나 말이죠. 얼마나 더 친절하게 굴어야 말 좀 곱게 해주실지. (몸을 유연하게 뒤틀어 피한다.)
 
부드럽게 몸을 틀어 회피합니다.
 
리엘:당신들이 퍽이나 좋아하는 명예로운 최전방 대원과 싸워보니 영광이죠? 평생 잊으시지 않으시도록 무용담 많이 퍼뜨려주시면 좋을 거 같네요~.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804016
77
성공
피해11
 
빠악...!!
 
여유롭게 마지막 대원까지 쓰러뜨리면, 그 자리에 멀쩡하게 남은 건 콘라드와 두 사람 뿐입니다.
 
콘라드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습니다.
 
콘라드:낙하산… 정말 아니었던 건가요?
 
리엘:제가 누구에게 그동안 훈련받았다 생각하시는지. 당신이 그렇게도 인정하시는 '전'파트너분 이시거든요. 아, 이런. 그렇게 보면 제가 후배죠? 아벨의 '현'파트너니까요. 어디, 선배라 불러드릴지? (싱긋)
 
아벨:(크흡... 겨우 웃음 참았다.) ... ... 아 진짜 웃기네... 그거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어? (빠하항)
 
그리 떠들고 있자...
 
싸우는 내내 위태롭게 흔들리던 다리가 끊어집니다.
 
리엘:(아.)
 
아벨:(아.)
 
순식간에 추락하는 리엘을 붙잡은 건 아벨 입니다.
 
아벨은 끊어져 줄만 남은 다리를 붙잡은 채 매달려 간신히 버티나 싶더니…
 
그 줄마저 눈앞에서 뚝, 하고 끊깁니다.
 
사람은 끝을 모를 높이를 지나, 그 아래로 맥 없이 떨어집니다.
 
리엘:(아오. 떨어지며 아벨을 감싸안아 본인이 지면으로 먼저 떨어지도록 몸을 공중에서 돌린다.)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리엘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떨어지며 부딪쳤는지 머리에서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죠?
 
리엘:... ... (고개를 돌릴 수 있나? 주변을 살펴보고 싶은데.)
 
리엘의 옆에는 아벨이 피를 흘리며 누워 있습니다.
 
리엘:(아벨을 흔들어봅니다.)
 
흔들어 깨워보아도 의식이 없습니다.
 
리엘:... 끄응. (몸을 일으켜 뺨에 손을 대...) ... (보기 전에 피 뭍은 손을 대충 군복에 닦고 뺨에 손을 대본다. 체온이 많이 낮을까?)
 
체온은 정상입니다.
 
상처는 크지 않지만 추락 당시의 충격으로 인해 깨어나지 못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둔다면 분명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겠습니다.
 
리엘:하... (죽었다... 살아난건가.) ... 우선 정말 동굴이든 어디든 들어가야겠는데... (아벨을 등에 업고 주변을 살펴봅니다. 몸을 맡길 수 있을 만한 공간이 있을까?)
 
놀랍게도, 허름한 통나무 집입니다.
 
외관은 당장 무너질 것처럼 조촐하지만, 들어가면 잠깐은 추위를 피하고 아벨을 눕힐 수 있겠네요.
 
리엘:...? (절벽 아래에 저런게 왜 있어?)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리던 눈발은 차츰차츰 거세집니다.
 
폭풍이라도 밀려오는 것인지, 무시무시할 정도로 거센 바람이 온몸을 할퀴고 지나갑니다.
 
등에 업은 아벨이 무겁기 짝이 없습니다.
 
압도적인 체력과 회복력을 지니고 있는데도, 끔찍한 추위에 온몸이 덜덜 떨립니다.
 
리엘:... ... 안전한 곳인지 어떤지 확인할 여유도 없네. (뭐든 사는게 좋은 거 아니겠어. 생각하며 보이는 통나무 집으로 향한다. 떨어진 무기들, 보인다면 모두 줍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내부는 의외로 그럴싸합니다.
 
[방]과 [간이 주방], [거실]이 있어서, 하나하나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리엘:... 생각보다 금방 무너질 거 같은 모양새는 아니네. (잠깐 두리번 둘러보다가 방으로 가봅니다.)
 
가구라곤 거의 찾아보기 힘든 삭막한 방입니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있지만, 그것도 꽤 오래 전인 것 같네요.
 
[간이 침대]와 [등산용 가방]을 하나 발견합니다.
 
리엘:... 누군가 찾아올 일은 없을 거 같네. (크리처 말고는. 아벨을 눕힐 수 있으려나, 간이 침대를 봐본다.)
 
위에는 곰팡이 핀 모포 하나와 누렇게 변색된 베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아벨을 눕힐 수 있습니다.
 
리엘:.............. (일어나면 난리날 거 같은데.) ... 사는 게 우선이지. (모포와 베개는 걷어내고 위에 아벨을 눕힌다. 그리고 다시 모포를 보고...) ... 덮을 만 한 걸 못 찾으면 어쩔 수 없는거에요 나도. (등산용 가방을 뒤적거려 본다.)
 
오래된 비스킷과 캠핑용 가스 버너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밑바닥에는 구겨진 영수증이 몇 장 깔려 있습니다.
 
리엘:... (먹을 수 있는건가 이거.) (지금은 쓸 일 없을 거 같으니 두고 간이 주방으로 가본다.)
 
가스 버너 하나 없는 조촐한 주방입니다.
 
벽장에서 캔으로 된 레토르트 토마토 스프와 물 몇 개를 발견합니다.
 
또한, 물을 끓일 수 있는 냄비 역시 찾을 수 있습니다.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식탁까지 있어, 불이 있다면 배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엘:흐음. 캠핑용 버너가 있었으니, 아벨이 일어나면 뭐든 먹을 수는 있을 거 같네. (거실로 가본다.)
 
소파와 벽난로가 있습니다.
 
실내로 들어왔어도 여전히 뼈가 시릴 정도의 추위가 도사리고 있으므로, 불을 피우는 쪽이 좋을 것 같습니다.
 
리엘:(모포를 못 덮을 거 같으면... 여기서 불을 피워도 좋겠어.) (벽난로에 불을 피울 수 있는 도구들이 있나 살펴본다.)
 
벽난로에는 바짝 마른 장작들만 있습니다.
 
리엘:... 장작들이 있긴 하네? (곰곰...) (생각하다가 방으로 가서 버너와 버려진 영수증을 가져온다.) ...될련지. (벽난로 앞에 앉아 가져온 것들을 내려두고... 캠핑용 버너를 켜본다.)
 
캠핑용 버너는 가스가 피이익... 나올 뿐 불이 붙지 않습니다.
 
리엘:... ... ... 가스가 나오는데 뭐가 문제인거야. (이런 걸 써본 적이 있어야지. 머리를 탈탈 털고.)
 
리엘:
지능
804016
9
극단적 성공
 
라이터가 있다면... 불을 금방 붙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그러고 보니... 아벨은 흡연자였는데 말이에요.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라이터.
 
리엘:... (왔다 갔다를 두 번이나 하네. 터덜터덜 아벨에게로 돌아가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리엘:
653213
97
실패
(하...)
 
... ... 라이터가... 있긴 한데...
 
떨어지는 충격으로 망가진 것 같은데요... 이거...
 
리엘:... ...
라이터가 두 개가 아닐거라는 보장은 없죠?
 
흠?
 
리엘:(다시 뒤적거려 본다... 없으면 너도 죽고 나도 죽는거에요.)
653213
13
극단적 성공
 
아벨의 가슴 안쪽 주머니에서 지포 라이터가 나왔습니다.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던 것 같아요.
 
안에 기름도 찰랑이고 있으니... 사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리엘:하... 드디어. 그래요 당신도 죽고 싶진 않은거지. (이런 생각이나 하며 아벨을 다시 안아들고 거실로 간다. 거실 소파에 아벨을 내려두곤 영수증들을 벽난로에 넣고 그대로 불을 붙여본다.)
 
화르륵... 불길이 타오릅니다.
 
따스한 온기가 몸을 감싸 퍼져나갑니다.
 
리엘:흠-. (소파도 벽난로 쪽으로 좀 더 밀어둔다.)
 
몸이 따스하게 녹으니 어쩐지 노곤노곤 해집니다.
 
오늘 빌어먹게 어떤 일들이 좀... 있었잖아요?
 
리엘:(하... 숨을 후 뱉어내며 바닥에 앉아 소파에 등을 기댄다.)
 
잠시 후, 아벨이 눈을 떴는지 당신의 머리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립니다.
 
아벨:... 갈비뼈가 몇 대 나간 것 같다...
 
리엘:... 여기서는 수술도 못해요. 모피를 붕대로 쓰자니 곰팡이가 폈는지라. 춥진 않고요?
 
아벨:곰팡이? 최악이다. 감염되어서 진짜 죽을지도 몰라... (윽...) ... 춥진 않네. 불은 어떻게 피웠어?
 
리엘:당신 라이터 좀 빌렸어요. 꽤 소중한 거 같던데, 함부로 쓴 건 사과하죠. 아니었음 당신도 나도 진작 동사였겠죠. (들고 있던 지포 라이터를 당신에게 건네준다.)
 
아벨:... 죽지 않을 수 있다면 상관 없어. 소중하든 아니든 내가 죽으면 말짱 도로묵이잖아. (끄응... 소리를 내며 라이터 받아들고 짤깍거렸다.) 그보다 내 등 뒤에? 뭔가 깔고 누운 것 같은데... 좀 불편하거든. 빼줄래?
 
리엘:등 뒤에 뭐요? (뭐가 있길래? 봄.)
 
아벨이 제 몸을 약간 일으키자 종이 묶음이 보입니다.
 
서류인가?
 
리엘:(저걸 못 봤을 줄이야. 순순히 종이 묶음을 꺼내 바닥에 내려둔다.) 흠. (읽어볼 수 있나?)
 
놀랍게도, 그 뒤로는 그가 델타에게 모스 부호로 대화를 시도하다 어느 정도 라포 형성에 성공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두 사람은 크리쳐와 인간인데도요.
 
하지만, 연구 일기는 1년 전에 뚝 끊겨 있습니다.
 
리엘:... 시시포스산이면 여기일텐데? (눈을 가늘게 뜨며 턱을 쓸었다. 이걸 정부에서 알았을텐데도 승급전을 여기로 잡았단 말이야?) 아벨, 혹시 이거에 대해 아는 게 있으신지. (서류를 당신에게 넘겼다.)
 
아벨:어엉? (서류를 가만히 보며 팔랑팔랑 넘겼다.) 이 사람 크리쳐한테 당했겠네. (물끄러미 서류나 보고 있다가) ... 몰라. 들어본 적 없는 실험이야. 애초에... 이런 것을 공공연하게 발표할 리도 없잖아? 너도 극비 사실인데, 이것도 극비겠지. 우리는 말단 현장 대원이란 말이에요, 리엘 씨. ... 그러고 보니... (잠시 뜸 들인다.) ... ... 흠... 그건가?
중간에 동료 몇 명이 사라졌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 것 같긴 해. 그 중 하나가 콘라드였어서 기억하지. 그 외의 쩌리들은 몰라.
 
리엘:공공연하게 발표할 일은 없어도 당신이라면 어느정도 아는 게 있을 줄 알았죠. 극비인 저라는 존재를 당신은 제대로 알고 있으니까요. ... 콘라드요? (콘라드가 이 시시포스산에 파견된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 (머리를 굴리다 축 늘어진다.) ... ... 그 사람이랑 또 만나서 대화를 해보고 싶진 않은데 말이죠.
 
아벨:널 아는 것은 너랑 파트너니까 아는 거고. 그 전에는 뭔 듣도 보도 못한 애랑 파트너 하라는 소리 듣고 길길이 날뛰었던 기억 있던 것 같걸랑. 이제는 제대로 기억 안 나지만. 1년 전이던가? )흠...) 나름 실력 좋았으니까. 정예라면 정예지. 좌천 되는 김에 그쪽으로 들어갔을 거라고 했었어. 성격 짜증나긴 하지만... 궁금해? (당신 슬그머니 옆눈으로 본다.) 네가 하기 싫으면 뭐- 내가 할 수도 있고.
 
리엘:당신 용케도 첫만남에서 띠껍게 안 굴었네요. (띠껍게 굴었었나? 그렇다면 내가 잊을리 없긴 한데. 곰곰...) 동족 혐오라 해두죠... 만나기 싫은 건 그런 이유밖에 없어요. (...) 우리가 이 시시포스 산에 올 일이 얼마나 많겠나요. 승급전 이후에 언제 다시 오게 될지도 모르고, 이 승급전 기간 중에 만나게 될지 어떨지도 모르는데 굳이 시간과 체력을 써가면서 까지 파헤치고 싶지도 않아요. 다만... 그 사소한 만약을 무시했다 무슨 일이라도 나게 된다면? 그 이후 우리가 파견된다 할 때 아는 것이 많이 없어 대처할 수 없게 된다면? 적대적이게 굴지 않았음에도 공격 받는다면? 그 '설마'와 '만약에'에 속하는 것들은 늘 저를 신경쓰이게 만들어요. (후.) ...일단은 쉬시죠. 지금 구조 요청해서 승급전을 끝낼 거 아니라면.
 
아벨:나도 사회 생활이라는 것을 해. 게다가 그것이 이후에 계속 파트너를 맺고 지내야 하는 녀석이라면 더더욱. (헹...) ... 걘 지금 허세 부리고 있는 거야. 원래는 무시 당하기 싫어서 몸집 부풀리고 있는 그런 모습이라고. 하여간... 너도 되게 복잡하게 산다. 그리 머리 굴리면 피곤하지 않든? (작게 한숨 쉬어낸다.) 그래. ...좀 쉬어야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아벨과 리엘의 손목에서 신호가 반짝거립니다.
 
본부의 알림입니다.
 
벌써 승급전의 절반이 지났다는 건조한 공지와 함께 중간 순위가 공개됩니다.
 
1위는 콘라드입니다.
 
그 다음은 굉장히 생소한 이름이 이어지는데, 아마도 콘라드의 파트너인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이름을 찾아 한참 내리면, 거의 맨 아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크리쳐 사냥은 한 번도 하지 못 했으니, 나란히 최하위권입니다.
 
적막이 감돕니다.
 
아벨이야 좌천되면 그만이지만, 리엘은 쓸모 없다고 상부에 찍히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AOC 소속 연구소의 최대 걸작.
 
인권이라곤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 전투 병기 크리쳐,
 
그게 리엘 입니다.
 
적어도 좋은 꼴이 되지 못 하겠죠.
 
다시 연구실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리엘:... 저라고 허세를 안 부리는 것도 몸집을 안 부풀리는 것도 아니라서. (순위 알림을 가만히 보다 꺼버리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피곤해도 해야죠. 크리처라고 해도 난 진심으로 살고 싶거든요. 살아서 무얼 하고 싶은지도, 무얼 해야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목표가 확실해서요. 당신은 여기서 쉬고 있어요. 저는 크리처를 조금이라도 더 잡아올테니.
 
아벨:너가 애야? 대체 누구한테 인정 받고 싶어서? 아니면 살아남으려고 그러나. (당신이 일어나자 이 꾹 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표를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것 좋네. 나쁘지 않아. 전에도 말했지만, 너 혼자 성적 잘 받는다고 해도 그건 곤란해. 결국 나랑 떨어지잖아?
 
단단히 선 아벨이 바닥에 있던 총을 주워듭니다.
 
이곳은 새하얀 설산,
 
아벨은 리엘을 향해 총을 겨누며 말합니다.
 
아벨:같이 싸우자. 너는 내 파트너잖아.
 
마지막에는 한 마디 덧붙입니다.
 
아벨:그리고, 지금은 싫어도 총을 쥐는 게 좋을걸.
 
리엘:... 그럼 뭐 어쩌라는건지. 제 목숨의 주인이 제가 아닌 기분을 당신이 알아요? 뭐든 증명해내지 못하면 실험실로 돌아가서 폐기 당할지, 아니면 다른 크리처를 위한 재료로 쓰여질지. 그딴 것들을 생각하면서 체력도 정신력도 다 무시한 체 뛰어야 하는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가 자리에서 일어선 당신을 본다. 쓸데없이 피가 쏠렸다. 죽었다 깨어났다고 무슨 애도 아니고.) ... 선수치지 마시죠. 일어난 것도 제가 먼저고, 나서려는 것도 제가 먼저였으니까. (겨눠진 총구를 옆으로 밀어내며 총을 주워든다.) ... 뒤처지면 다시 이 통나무 집에 넣어버릴 거니까, 무리같으면 지금 얘기하세요. 먹을 것도 있겠다, 회복할 수단은 많으니까요.
 
쿵!!!
 
문가에 육중한 무언가가 몸을 냅다 들이박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벨:흥. 뒤처질 일 없어. 무리도 아니니까. 불을 써서 들켰을지도 모르겠네. ... 아무튼.
 
아벨은은 작게 중얼거리고 안전 장치를 해제합니다.
 
이 산장의 내구도를 생각했을 때 공성전은 별로 현명한 대처가 아닐 것입니다.
 
아벨은 문을 발로 걷어찹니다.
 
두 사람은 생체형 크리쳐 23마리를 확인합니다.
 
아무리 크리쳐라고 해도 추위는 천적인듯, 새파랗게 질려 있습니다.
 
끈적끈적한 점액으로 온몸을 두른 듯, 표면이 번들거립니다.
 
턴은 리엘-아벨-크리쳐로 진행합니다.
 
리엘:(쯧. 총구를 겨누고 빠르게 탄을 쏘아낸다.) 정 못해먹겠으면 알아서 제 뒤로나 오시죠.
대 크리쳐 살상탄
804016
74
성공
피해15
 
언제나처럼 깔끔한 사격입니다.
 
크리쳐들은 비명조자 지르지 못하고 사멸합니다.
 
아벨:내가 네 뒤에 숨는건 움직이지 못하게 됐을 때려나?
대 크리쳐 살상탄
804016
85
실패
피해14
 
윽, 상체에서 강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몸을 반사적으로 숙이다가 탄이 바닥에 처박힙니다.
 
아벨:아파잇...!!
 
리엘:...! (아벨의 앞쪽으로 뛰어가 선다.) 그럴 줄 알았지. 아까 전이라면 모를까, 정신 똑바로 차리시죠!
 
크리처:2
 
크리처가 리엘을 공격합니다.
 
리엘:(피하지 않고 그대로 총구를 겨누어 탄을 갈긴다.)
대 크리쳐 살상탄
804016
34
어려운 성공
피해16
 
크리처:3
 
퍼억!
 
남아있던 모든 크리처들이 박멸됩니다.
 
그렇지만... 크리쳐의 촉수 하나가 리엘의 어깨를 관통하는군요!
 
그 순간, 아벨이 당신의 이름을 외칩니다.
 
그 순간, 리엘은 허공으로 붕 떴다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강렬한 충격에 눈 앞이 점멸하다 돌아옵니다.
 
아벨:상급 크리쳐야. 여기까지 유도 당했나 봐.
 
리엘:(으윽...) 쯧... 괜찮아요. 머리가 흔들려서 그런 것 뿐이니까.
 
뱀처럼 긴 무언가가 꼬리로 리엘의 배를 끌어안고 질질 끌고 갑니다.
 
아벨이 따라오지만 크리쳐의 속도를 완전히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그 정확한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몸을 돌리면, 리엘은 기이하게 목만 구렁이처럼 긴 크리쳐와 눈이 마주칩니다.
 
번들번들한 눈이 리엘을 응시합니다.
 
두 사람을 별장에서 끌어내기 위해 다른 크리쳐를 부리다니, 보기 드물 정도로 똑똑하고 영악한 크리쳐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서 발견될만한 상급 크리쳐라면…
 
문득, 아까 읽은 상급 크리쳐와 관련된 문서를 떠올립니다.
 
이 녀석이 델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벨:뭐해?! 빠져나와!!
 
리엘:(잠시 벙찐 체 크리처를 보다가 당신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발버둥친다.) 내가 이래서... 설마 같은 걸 싫어하는 거에요...!!
 
델타는 길게 비명을 지르며 날뛰기 시작합니다.
 
델타가 리엘을 붙잡은 탓에, 아벨이 쉽사리 이쪽을 공격하지 못합니다.
 
표면에서 분비되는 산이 살갗에 닿을 때마다 쓰라리고, 여기저기 휘두를 때마다 어딘가에 부딪혀 고통스럽습니다.
 
얼마간 제자리에서 괴로워하던 델타가, 몸을 웅크리더니 단숨에 도약해 뛰쳐 올라갑니다.
 
완전히 멀어지기 전, 아벨이몸을 던져 델타의 꼬리를 붙잡습니다.
 
아벨:어떻게든 빠져나올 수 없어?!
 
아벨이 외치지만, 말이 쉽지, 미친듯이 날뛰는 크리쳐에게 붙잡힌 채로 싸우기는 영 어렵습니다.
 
무기를 사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리엘:그렇게 말해도...! (이를 악물고 살상용 무기로 크리처를 푹! 찔러본다.)
 
검을 사용하자... 격한 흔들림 탓에 자신의 손을 푸욱, 깊게 찌릅니다.
 
아벨:넌 멍청이야?
 
리엘:실수로 당신한테 휘두르는 수 있어요.
 
아벨:같이 죽자 이거지?
 
리엘:최초이자 마지막 파트너로써 죽어달라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아주! (이걸 뭐 어떻게 해야하나.)
 
아벨:헛소리야 진짜! 너 혼자 살아날 거잖아!! 겠냐고!
 
생체형 크리쳐의 산은 튼튼한 제복조차 녹여버립니다.
 
전신이 타는 듯한 고통에...
 
리엘:
이성
603012
33
성공
 
아벨 역시 양손의 장갑이 전부 다 녹아 손바닥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습니다.
 
쏜살처럼 달려나가던 델타는, 어딘가로 뛰어듭니다.
 
그리고, 리엘과 아벨은 여기저기서 낯익은 비명을 듣습니다.
 
사냥할 크리쳐를 찾으며 탐색하던 AOC 대원 한 무리입니다.
 
어느덧 그 높이를 다시 거슬러 올라온 모양입니다.
 
그 중에는 콘라드도 보입니다.
 
그는 두 사람을 보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콘라드:어떻게 다시 여기까지…?
 
아벨은 매달린 채 사색으로 대꾸합니다.
 
아벨:어. 크리쳐 버스 탔다, 이 자식아!
 
리엘:지금 농담으로도 그 말이 나오시는지?? 본인 손이나 생각하고 꼬리나 놓으시죠!!
 
아벨:싫어! 여기서 놓으면 전신 뼈 바스러질 거라고!
 
농담할 상황은 아닙니다.
 
델타가 거대한 아가리를 벌려 앞에 있는 대원들을 눈에 보이는 대로 삼키기 시작합니다.
 
대원들 역시 저마다 총을 겨누거나, 달려들며 저항을 시도합니다.
 
X 리엘, 아벨. 행운 판정 X
 
리엘:
653213
31
어려운 성공
 
아벨:
40208
99
대실패
(ㅋㅋ)
 
리엘:(미쳤어요 지금?)
 
대원들이 잘못 쏜 총에 아벨의 어깨가 피탄 당합니다.
 
아벨:아!!!!! 개 자식들아!!!!!!
 
리엘:지금 그 손과 눈은 장식이에요?! 잘못 쏴서 누구 죽일 일 있나, 총구 안 치워?!
 
아벨은 결국 잡고 있던 꼬리를 놓치고 바닥을 뒹굽니다.
 
델타가 다른 대원들에게 정신 팔린 지금이 기회입니다.
 
어떤 공격이든 가능할 것 같습니다.'
 
리엘:아벨! 이, 빌어처먹을 구렁이 자식이... (다시 한 번 힘차게 살상용 무기로 크리처를 찔러본다.) 이거, 놔...!!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804016
17
어려운 성공
피해2
 
느슨해진 틈을 타서 빠져나옵니다.
 
조금만 더 잡혀 있었다간 전신이 부러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리엘을 놓친 델타가 포효합니다.
 
뱀 같이 긴 몸을 뒤로 한 번 젖히더니, 끈적끈적한 살덩이를 다시 어딘가로 향해 길게 뻗습니다.
 
표적이 된 콘라드는 찰나의 순간 창백하게 얼어붙은 채, 그쪽을 쳐다봅니다.
 
그러나, 그의 뒤에서 후드를 뒤집어 쓴 사람이 콘라드를 밀치고 대신 잡힙니다.
 
그를 포획한 델타는 재빠르게 몸을 돌려 빠져나갑니다.
 
아마 둥지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콘라드:오데트!!
 
콘라드가 소리 지릅니다.
 
아마도 콘라드의 파트너였던 것 같습니다.
 
다른 대원들이 따라가려는 콘라드를 만류하지만, 콘라드는 미친 사람처럼 그들을 떨치고 달려가려고 합니다.
 
아벨이 자리에서 바들바들 떨다가 겨우 일어나 너덜너덜한 장갑을 벗어 던집니다.
 
사나운 욕설이 들려오는 것 같아요.
 
리엘:(쿨럭쿨럭... 몸을 일으켜 아벨에게로 뛰어간다.) 아,벨. 살아있어요?
 
아벨:이 정도로 안 죽어. 이 씹... (거친 욕설 와장창 내뱉고는) 어깨도 아프고 갈비뼈도 하나 더 작살난 것 같아. 아오! 이래서 내가 이딴 일... (작게 심호흡) ... 최악이야. 하... 저거 말리기나 해야 하겠는데...
 
리엘:그딴 몸 상태로 뭘 말려요. 거기서 앉아나 있어요. (퉤. 입에 고인 핏물을 뱉어내고 콘란드에게로 걸어간다.) 거기. 들려요? 지금 당신 혼자 쫓아간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거 아닌 거 알잖아요.
 
콘라드:그렇지만... 그렇지만... 저라도 가지 않으면... 내가 가지 않으면...!
 
리엘:(총구 쪽을 잡고 개머리판을 높게 들어올리며) 누가 구하러 가지 말자 그러던가요? 알아서 진정하세요. 지금 저도 파트너도 누구 덕분에 너덜거리는 상태라 곱게 말리진 못할 거 같거든요.
 
콘라드가 리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떨굽니다.
 
같이 구하러 가주는 것을 받아들였는지 얌전해지는군요.
 
근처에 있던 다른 대원들은 안타깝게 됐지만 그건 좀...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한 두 걸음 뒤로 물러섭니다.
 
리엘:쯧. (일부러 들으라는 듯 크게 혀를 차며 총구를 내리려다 다른 대원들과 눈이 마주친다.) 니들은 뭐 잘 한 줄 아시는지...? (눈을 부라리는 것이... 기세가 상당히 거칠고 사납니다...) 아까 총 갈기다가 실수로 아벨 맞춘 놈 당신이시죠?
알아서 자백하고 나오시죠. 아니면 여기 있는 대원들 싹다 험한 꼴 볼테니까.
 
다들 한 걸음씩 물러나고 있습니다...
 
아벨이 총에 기대서 불편한 걸음으로 걸어옵니다.
 
아벨:어우... 어우 짜증나... 어우 빡쳐......... 그래서 뭐야? 어떻게 된 건데?
 
리엘:(한 걸음씩 물러나는 대원들 사납게 꼬라보다가) 뭐긴 뭐겠나요. (콘란드 가리키며) 이쪽은 알아서 진정했고. (대원들 가리키며) 저쪽들은 이제부터 개인 면담을 좀 할 예정이고. (크리처가 사라진 곳을 가리키며) 상급 크리처는 아무래도 둥지로 간 거 같으니, 어느 정도 회복하면 구출하러 가죠.
(부축해주며) 몸 상태는 어때요?
 
아벨:여기든 저기든 어째 바쁘다? (당신에게 슬쩍 기댔다.) 살아는 있으니 아무래도 좋아. 움직임에 큰 영향이 있는 것도 아니고. ... 갈비가 다 나갔으면 움직이는 순간 고통으로 기절했을 듯 한데... (말 끝 흐린다.) 그래... 이렇게까지 되었읜 묻는 건데, 우리한테 왜 그런 거야? 성격은 되바라지고 삐딱하긴 해도 이딴 일 저지를 정도로 근본 없진 않았잖아.
 
콘라드는 한참동안 대답하지 않습니다.
 
무언가 말하려다 말고, 말하려다 말기를 반복한 끝에 그는 입을 뗍니다.
 
콘라드:우리가 쫓는 크리쳐는 델타가 아닙니다. 그건 아마 최근에 새로 생긴 상급 크리쳐일 거예요.
델타는……. 제 파트너입니다.
 
이어지는 말은 굉장히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콘라드는 델타 전담 연구원의 경호원으로 발탁되어 델타 연구에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연구원이 상급 크리쳐 델타와 라포 형성을 시도할 때 자연스럽게 곁에 있었습니다.
 
콘라드는 상급 크리쳐의 연구 자체에 못마땅했으며, 이런 벽지로 보내진 것 자체가 좌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델타와의 만남은 많은 것을 바꾸었습니다.
 
처음에는 델타가 당장 연구원을 공격하지 못하게 막는 게 전부였지만, 모스 부호를 주고 받게 된 날 이후로부터 많은 게 변했습니다.
 
연구원과 경호원, 그리고 실험체는 세 사람만의 공간에서 교류를 나누며 남들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유대를 쌓았습니다.
 
그러나, 팀의 다른 대원이 델타를 오인 사격한 사건을 계기로 델타는 폭주했습니다.
 
그러나, 팀의 다른 대원이 델타를 오인 사격한 사건을 계기로 델타는 폭주했습니다.
 
폭주가 가라앉은 이후, 델타는 연구원 옆에서 떠나지 못하고 울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콘라드는 연구원의 유언을 듣습니다.
 
델타에게 자신의 가방에 있는 특별 연구 시약을 사용해 인간형으로 만들 것,
 
그리고 책임질 것.
 
그 말을 남긴 연구원은 그 자리에서 사망합니다.
 
콘라드:델타, 아니… 오데트는 인간이 된 상급 크리쳐입니다. 상부에는 델타가 도망친데다, 총 책임자가 사망해 연구가 무산되었다고 알리고 팀을 데리고 긴급 귀환했습니다.
오데트는 인간이 되었지만, AOC의 전례 없는 특별한 연구 대상이 되었습니다. 심한 실험을 당하진 않았지만, 폭주를 억제하기 위해 매주 주사를 맞는데다 어딘가에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다못해 저와 오데트가 이 구역을 대표하는 최강의 자리를 차지한다면, 조금이나마 자유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리엘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처지의 사람이었네요.
 
이야기를 들은 아벨은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리엘을 봅니다.
 
아벨:... 어쩔래?
 
리엘:... 뭐. 솔직히 어쩌라고 싶네요. (저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처지인게 무슨 상관인가. 자신에게도 그 델타에게도 동정은 사치였다.) 사과할 거면 똑바로 하세요. 머리를 땅에 박던지, 두 손을 싹싹 빌어서. 그렇게 원하는 자리 얻겠다고 당신의 전 파트너를 죽일 뻔 했던 걸 평생 그 어리석은 뇌에 쑤셔넣어 기억하시길. (한숨.) 오데트에 대한 정체와 진실이 구출에 도움이 되던가요? 적어도 폭주가 일어날지도 모르니 서둘러 가야하는 건 알겠네요. 그런 거 말고. 방금 나타난 상급 크리처에 대해서는 아는 거 없어요?
 
콘라드:(입술을 짓씹으며 느리게 고개 끄덕인다. 땅에 시선 처박고 있다가 겨우 눌린 목소리 끄집어내는 듯 했다.) 모...모릅니다. 이 부근에서 새롭게 생겨난 상급 크리처인 듯 해서요. 델타가 있을 때에는 다른 상급 크리처가 이곳에 없었습니다.
 
아벨:(물끄러미 콘라드 보다가 리엘 쪽에 소근.) ... 상급이면 잡고 나서 얻는 점수가 높겠지? 솔직히 용서는 내 알 바가 아니야. 할 생각은 도통 없는데다가(내 몸에 상처나게 만든 놈이니까.)... 뭐, 아무튼... 빚이라도 만들어두면 좋지 않을까?
 
리엘:(아벨에게로 눈동자만 쓱 돌아가더니 동감이라는 듯 눈을 끔뻑인다.) 상급 근처에 하급들도 있겠죠. 상급이 머리를 썼던 걸 생각하면, 이번에도 하급들을 이용할 확률이 커요. 그렇다면 점수를 버는데는 좋은 시기죠. 그런데... (눈동자가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인다. 마땅찮은 눈길로) 그 몸으로?
 
아벨:내 감, 나름 좋거든? 이번 건은 대박이라는 촉이 와. 죽어도 이건 먹고 죽어야 해. 다른 놈들을 이용하는 녀석이라면... 하급이 많은 쪽에 이동하면 이동할수록 점수 보따리 아냐, 이거? (자기가 당할 생각은 없는 듯 했다.) ... 왜? 네가 나 대신에 몸빵 해줄 거잖아. (뻔뻔)
 
리엘:먹고 죽은 귀신이 떼깔도 곱다 그건가요? 노잣돈 안 챙겨줄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한숨을 쉬다 뻔뻔한 모습에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이게 제가 바라던 파트너상 아니던가.) 그렇게 말하고 제 뒤에 숨는게 늦어지기만 해보시죠. 당신은 안전지대에 던져두고 혼자 1위하고 올테니까요. 약속은 안 잊었겠죠?
 
아벨:난 귀신 되어서도 언제나 떼깔 좋을 걸? 기왕 더 살 찌워서 가겠다, 이 말이지. 노잣돈은 무슨. 내가 갈 때 너도 간다. (물론 농담이나 지어냈다. 주먹 꾸욱 쥐었다가 피길 반복하나. 긴장을 누르는 모습이다.) 날 버리고 어딜 가려고! 당연히 기억하고 있어! 휴가 가야지. 휴-가. 아주 길게 잡아주마. 나만 믿어.
 
리엘:지금도 떼깔 좋은데 어디까지 떼깔 좋아질 생각이에요? 혼자 가세요. 아니면 제가 죽을 때까지 구천에서 떠돌던가요. (평생 떠돌게 되겠지. 영양가 하나 없는 생각과 말을 하며 가만히 행동을 지켜본다. 주먹을 피는 때에 손을 뻗어 꽉 쥐었다 놔준다. 그대로 손바닥을 탁 치곤) 그렇다면 저도 당신이 덜 떼깔 좋게 해드리죠. 믿어보세요.
 
아벨:이렇게 외로움 타는 사람을 혼자 막 어 보내버려도 괜찮은 거야?! 너는 피가 파란색이지, 아주? (떽떽거리며 짜증이나 내다가 손에 힘 꽉 들어가자 아팠는지 온 몸을 비틀었다.)
(찌그러진 손을 보다. 이게 뭐이?) ... 아무튼... 함 믿어보겠어... 가자고...........
 
리엘:(파트너는 무슨 밀가루 반죽이신지? 하고 보고 감.)
 
상급 크리쳐의 루트를 추적해 거처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해당 복합 판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상승 판정 성공 시 정보를 획득하지만, 실패 시 전투가 발생합니다.
 
행운 판정 + 1D8번째 특성치 판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아벨:일단 그 기다란 걘 감마야. (네이밍 센스 절망적)
 
리엘:... 무슨 알파도 있으신지.
 
아벨:(리엘을 뚫어져라 보다.......)
 
리엘:... AOC 사람들은 네이밍 센스가 다 똑같나보죠?
 
아벨:내가 특별히 거기에 맞춰준 거야.
 
리엘:뭘 또 맞춰준다고... (감마 들고 흔들흔들)
653213
5
극단적 성공
 
(누구?지?)
 
리엘:5
 
리엘:
외모
603012
43
성공
(뭔가 기분이 얼떨떨함.)
 
아벨:(갸웃......) ... ... ... 이거 크리처 아냐? (터진 입이라고)
 
묵직한 무게의 긴 생물이 쓸고 지나간 것 같은 자리를 발견합니다.
 
군데군데 무너져 있고, 나뭇가지가 부러져 있습니다.
 
이대로 흔적을 따라가면 될 것 같습니다.
 
가는 길목, 리엘은 외상 없이 죽어있는 크리쳐들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리엘:크리처 맞습니다만. (어느 쪽이었든.) ... 이 크리처들은 어떻게 죽은 걸까요?
 
아벨:(재미없긴!) ... 수명이 다했다, 라던가? 아니면... (잠시 고민했다가) 그거 외에는 잘 모르겠는데. 인간도 외상 없이 죽기는 그 외에 더 있겠어? 아니면 독살도 있겠는데... 쟤들한테 독이 통하던가...
 
리엘:... 상급 크리처가 독 비스무리 했던 것 같지만 그건... 화상에 가까웠었죠. 숨겨졌던 어떤 능력이었거나 혹은 누군가께서 이미 폭주하셨을 수도 있고요. (크리처들의 시체를 살펴볼 수 있을까? 정말 아무런 흔적도 없이 죽었는지 같은...)
 
리엘:
관찰력
703514
2
극단적 성공
 
진짜누구지....
 
리엘:(뿌듯)
 
깔끔합니다. 어떠한 외상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흡사 잠든 것처럼 생명이 다하여 있습니다.
 
리엘:... 이거 저희가 죽였다 사기칠 순 없을까요. (이런 생각.)
 
아벨:핵만 가지고 가면 뭐라고 할 수 있는 놈 없어. (이런 생각 2)
 
리엘:(1초의 고민도 없이 빠르게 핵 수거하기.)
 
그렇게... 날로... 아아니 핵을 수거했습니다.
 
리엘:(줍는 사람이 임자라는 소리 못 들어 봤나요.) 핵은 수거 했으니 이대로 흔적을 따라가보죠. 가는 길에 보이는 크리처들 있으면 있는대로 핵은 수거하고요.
 
리엘:
653213
49
성공
 
X 1d8 판정 X
 
리엘:4
 
리엘:
건강
994919
49
어려운 성공
 
oO((전투하다가 펌블나는 거 아니야...?))
 
근처에 거미줄처럼 보이는 끈적끈적한 실이 뭉쳐있는 길을 발견합니다.
 
거미의 것이라기엔 지나치게 굵고, 이상한 빛깔이라 상급 크리쳐 감마의 소행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상하네요,
 
겉보기엔 그런 실을 자아내는 기관이 없어 보였는데…….
 
리엘:... 보면 볼 수록 불안한데 말이죠. 아벨, 라이터로 이 거미줄 태울 수 있을지 확인해볼래요?
 
아벨:(라이터 깔짝이다가) 이거 너무 축축해서 안 탈 것 같은데. 가연성 물질도 아닌 것 같고. ... 굵어서 녹아 무너지지도 않을 것 같아. 화염방사기가 아닌 이상.
 
리엘:... (검지 손가락으로 거미줄을 만져본다.)
 
끈적한 점액질인지 실인지... 리엘의 손에 묻어 늘어납니다.
 
아벨:(으;) 너 내 근처에 오지 마.
 
리엘:흠. 닿는다고 녹는다던지, 탄다던지 하지는 않네요. 떼기... 그렇게 힘들어 보이지도 않고. (눈에 쓱쓱 닦기.) 나약한 소리하지 말고 서두르죠.
 
리엘:
653213
96
실패
 
아벨:(약간 안심함)
 
리엘:(가늘어진 눈으로 봄.)
 
아벨:이제야 평소의 리엘로 돌아왔구나.
 
리엘:... 그 말 기억해두죠.
 
저 멀리서 23 마리의 크리쳐들이 몰려옵니다.
 
콘라드는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두 사람의 전투를 지원합니다.
 
리엘:점수를 얻는 것도 목표였잖아요? (아벨과 콘라드보다 앞에 서서 크리처들에게 총을 겨누어 그대로 쏘았다.)
대 크리쳐 살상탄
804016
33
어려운 성공
피해12
 
콘라드:4
 
이어 콘라드의 지원 사격이 이어집니다.
 
총 16마리의 크리쳐가 녹아 사라집니다.
 
리엘:7마리 정도는 정리할 수 있죠?
 
아벨:점수를 얻는 것도 목표였지만 이러다가 놓치면 어쩌나, 하는... 뭐 그런 아주 작은 걱정?
정리 못하면 내가 오늘부터 프로세피나가 아니라 다른 성 단다.
대 크리쳐 살상탄
804016
71
성공
피해11
 
남아있던 크리쳐가 그 자리에서 비명을 지르며 스러집니다.
 
아벨은 성과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아벨:(봤냐?)
 
리엘:네에 네. 잘 했네요. (머리 토닥여주고 주섬주섬 핵 수거한다.)
 
아벨:(허리 위에 손 올리고 배 쭉! 도와주진 않는다.)
 
리엘:........... (몸 상태만 정상이었어도 알아서 들라 던졌을 것을.)
살필 게 없으면 갈까요?
 
아벨:(흠...) 그닥 없네. 가자!
 
리엘:
653213
82
실패
(은은)
 
아벨:(리엘 빤히 봄)
 
리엘:... 뭘 보시죠.
 
저 멀리서 27 마리의 크리쳐가 몰려옵니다.
 
아벨:응, 별 거 아냐.
별 거 아냐.
 
콘라드는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두 사람의 전투를 지원합니다.
 
리엘:(짧게 혀를 차고는 핵을 모아둔 주머니를 던지듯이 내려놓으며 총을 든다.) 그 눈부터 어떻게 안 하면 당신 눈 먼저 쏘는 수 있어요. (크리처를 향해. 탕!)
대 크리쳐 살상탄
804016
93
실패
피해17
(아.)
 
아벨:뭘 쏴?
 
리엘:다른 손도 밀가루 반죽마냥 되고 싶으신지.
 
살상탄들이 쪼개지며 눈밭에 처박힙니다.
 
아벨:내 손은 문화예술계의 보물이라고! 어림도 없는 소리!!
(끄응. 그대로 조준경에 눈 댄 뒤, 쏘아냈다.)
대 크리쳐 살상탄
804016
62
성공
피해19
 
콘라드:7
 
순식간에 26마리의 크리쳐가 녹아 사라집니다.
 
아벨:자. 한 놈 남았다.
 
크리처:(혼자. 남았다.)
 
리엘:(어이가 없네.)
 
크리처:1
(홀로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도록 하지...)
 
크리쳐가 리엘을 공격합니다.
 
리엘:(크리처로만 따지면 혼자는 아닌데 말이죠.)
대 크리쳐 살상탄
804016
74
성공
피해10
더 고독해지기 전에 얼른 핵이나 내놓고 가시죠.
 
크리쳐는 얌전히 핵을 내놓고 녹아 사라졌습니다.
 
아벨:아, 그는 좋은 크리쳐였어.
 
리엘:좋은 크리처긴 했네요. (만족스럽게 핵 수거하며)
 
아벨:홀로 알파와 싸우려 하다니... 정말이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고...! (크윽...! 오바쌈바 떨기)
 
리엘:혼자 오두방정 떨지 말고 작게나 말하세요. (눈짓으로 콘란드 가리킨다.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저기 떠벌려서 좋은 것도 아니고.)
 
아벨:뭐 어때. 네 코드네임 바꿨다고 하면 그만이지. 쟤 은근 멍청하단 말이야. 그래서 놀리는 맛이 있었기도 하고.
 
콘라드:(아방한 눈으로 둘을 보고 있다.)
 
리엘:......................... 당신이 왜 파트너로 뒀는지 알만도 하네요. 가기나 하죠...
 
리엘:
653213
14
어려운 성공
 
리엘:4
 
리엘:
건강
994919
98
성공
 
수상한 흔적을 따라간 끝에 한 동굴을 발견합니다.
 
세 사람, 거처에 도착합니다.
 
동굴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세 사람은 거꾸로 묶인 채 매달려있는 시체들을 발견합니다.
 
리엘:
이성
603012
39
성공
 
아벨:
이성
40208
88
실패
2
 
아벨:(내 심미안이....)
 
콘라드:오데트, 오데트!!!! 어디 있어!!!
 
콘라드가 단검으로 그 줄을 끊어내며 자신의 파트너를 찾아다닙니다.
 
리엘:(눈 가려요 눈.)
 
아벨:(눈 가리면 앞이 안 보이잖아.)
 
살아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아, 이미 늦은 건 아닐까 싶었던 그때…….
 
기침 소리와 함께, 벽에서부터 체구가 작은 사람이 떨어져나와 주저앉습니다.
 
콘라드의 파트너, 오데트입니다.
 
상급 크리쳐였던 오데트의 특수 능력 중 하나입니다.
 
콘라드:걱정했잖아!
 
오데트:미안해, 난 괜찮아.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오데트가 깎아지른 듯한 동굴의 절벽 끝, 그 아래를 가리킵니다.
 
오데트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면, 리엘과 아벨은 그 밑에서 거죽 같기도, 허물 같기도 한 크리쳐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놀랍게도 아까 본 크리쳐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오데트:그 녀석의 진정한 모습은 우리가 본 게 아니야. 어디까지나 위장일 뿐이지.
그 상급 크리쳐의 능력은 정신계. 몸을 바꾸는 것 뿐만이 아니라, 자신보다 하위 계급의 크리쳐를 조종할 수 있는 것 같아.
 
리엘:... 잠시만요. 몸을 바꾼다는 건, 그 범위가 어디까지죠? 사람까지?
 
오데트:... 그건... 아직 제대로 모르겠지만... 응,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리엘:...그런가요. (오데트를 보며 태연하게 심각한 표정으로 답한다. 혹여라도 탈을 쓴 크리처일까 살피는 것은 숨기고)
심리학
703514
73
실패
 
오데트:(...............?) 아무튼... 굴이 무너질 것 같으니 밖으로 나가자.
 
아벨:밖에서는 이상한 소리 나는데.
 
오데트는 크리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감마' 라고 부르던 크리쳐의 느낌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안정이 되어 있으며 오히려 당신에게 우호적입니다.
 
...
 
굴이 크게 흔들립니다.
 
진동과 함께 쿵, 쿵,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벨:어쩔까? 꼬치가 될까? 아니면 호떡이 될까? (나가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리엘:... (미치겠네.) 어느 쪽이 더 취향이신지. 뭐, 무서우면 손이라도 잡아드려요? (아벨을 향해 손을 내밀곤 손 내놓으라는 듯 까닥거린다. 동시에 슬쩍 눈짓으로 오데트를 가리키고)
 
아벨:난 그래도 꼬치가 좀 더 취향이야. 살 확률이 0.1퍼 정도 더 있고. (헛소리나 하며 당신 손목 잡아서 타박타박 걸음 옮겼다.) 야아~! 거기 빨리 안 가?!
 
리엘:빨리 안 오면 두 분은 호떡 되실테니까 서둘러 나가죠. 여기서 갇히는 것보단, 밖으로 나가는게 더 나을테니까요.
 
네 사람은 한꺼번에 동굴 안을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무너지는 굴 위에 올라선 에너미를 목격합니다.
 
생체형 크리쳐와 금속 크리쳐를 합친 외형의 크리쳐,
 
네 발로 서있고 녹아가는 잇몸, 이빨은 금속, 빳빳한 가시를 잔뜩 모습이 위협적입니다.
 
저게 감마의 진짜 모습일까요?
 
리엘:허. 저 녀석이었나보죠? 이상한 실같은 걸 쓰는 건. (웃기는 소리. 아벨은 눈치채줬을 거라 믿고. 오데트를 콘란드에게서 어떻게 떨어뜨려 놓을까.)
 
아벨:(멍청하게 감마나 보고 있다가 한 손으로 눈 가렸다.) ... ... 오늘따라 환각이 좀 보이네... 피를 너무 흘렸나...
 
리엘:아벨. 오랜만에 전 파트너 분과 합을 맞춰볼 생각은 없으신지?
 
아벨:... 갑자기? 너는?
 
리엘:오데트는 부상자고, 당신도 부상자잖아요. 크리처에게 납치 되었던 적 있는 오데트는 심리적 부담도 있을테니, 제일 멀쩡한 제가 커버할게요. 맘에 안 드나요? (뜸.) 그렇다고 당신이 꼬치 되게 두고보지도 않을테니까요. 그 걱정은 마시고.
 
아벨:쟤 멀쩡하잖... (입술 꽉 물며 미간 찡그렸다.) 맘에 안 들어. 하나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알아서 해.
 
아벨은 짜증을 내며 콘라드의 멱살을 쥐어잡고 끌고 갑니다.
 
오데트는 안절부절 못 하고 있다가 리엘에게 슬그머니 다가오는군요.
 
오데트:어... 잘... 부탁드려요...?
 
리엘:파트너랑 겨우 만났는데 생이별하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싱긋.) 다 같이 살아 돌아가기 위해서이니 잠시 동안만 잘 부탁할게요. (악수를 하자는 듯 손을 내민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 천연덕스럽게도.)
 
오데트:괜찮아. 얼마든지 협조할게. 네 말대로 살아 돌아가기 위함이 가장 중요하니까. (활짝 웃으며 당신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힘내자!
 
아벨과 콘라드는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리엘과 오데트를 지원합니다.
 
둘이 싸우다가 패널티 다이스만 받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아무튼... 리엘은 자신의 턴이 끝나면 대미지 3d6을 굴려주면 됩니다.
 
리엘:혹여라도 말하지만 무리하지 마시죠. 여기서 무리해서 행동불능이라도 되버리면 곤란하거든요.
대 크리쳐 살상탄
804016
55
성공
피해9
12
 
오데트:걱정 마. 나도 다 방법이 있으니까. 절대 낙오되거나 행동불능 되어서 너희에게 짐이 되지 않을게.

 

대 크리쳐 살상탄
753715
35
어려운 성공
피해19
 
감마:1
(몸 크게 떨며 리엘 공격한다.)
비무장
753715
53
성공
피해18
 
리엘:(저게 맞냐고요.) (서둘러 잽싸게 몸을 피해본다.)
회피
502510
56
실패
 
오데트:
804016
56
성공
 
리엘이 죽음의 문턱에 발을 내밀었을 때, 오데트가 리엘의 팔을 덥썩 잡습니다.
 
가슴팍에 손을 얹고 재빠르게 무어라 중얼거리자, 빠른 속도로 상처가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리엘:...? (당황스러운 눈으로 오데트를 바라본다.) ... ... 당신. ... ... (혼란스러움은 잠시. 총으로 크리처를 겨누었다. 좀, 맞아라...!)
대 크리쳐 살상탄
804016
98
실패
피해12
 
오데트:나, 나중에... 알려줄게! 지금은 처리해야 하는 것이 있으니까...!
대 크리쳐 살상탄
753715
79
실패
피해20
 
자. 처리되는 것이 누구지?
 
처리되는 것이 대체 누구냔 말이다.
 
리엘:(말이라고 하세요 지금.)
 
오데트:(은은한 눈....)
 
감마:1
(어쩐지 좀 측은? 한 시선으로 보는 것 같다.)
몸통 박치기
753715
1
대성공
피해0
?
 
리엘:너 나와봐요.
나와보라고요.
 
감마:(칭찬 해주려고 그러나?)
 
리엘:겠어요? (총 듬.)
 
폭신................
 
폭신..... 폭신............
 
리엘:... (개짜증나는 얼굴로 총 냅다 갈긴다.)
대 크리쳐 살상탄
804016
32
어려운 성공
피해22
10
 
너덜너덜해진 감마가 한 번 울부짖더니, 리엘과 두 눈을 마주칩니다.
 
그 순간 형용할 수 없는 불쾌한 기분이 전신에 퍼져나갑니다.
 
리엘은 그대로 의식을 잃습니다.
 
리엘:(뭐...)
 
정신계 크리쳐라고 했나요?
 
리엘의 육체는 감마에게 의식을 지배 당합니다.
 
동료의 육체를 빼앗으면 공격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나봅니다.
 
하지만 아벨은….
 
아벨:야 이 미친!! 정신 안 차려?! 자기가 했던 말 잊었냐? 기억력 뭔 일이야??!!!
 
아벨은 리엘(in 콘라드) 의 눈앞에서 리엘의 멱살을 틀어 잡고 뺨을 주먹으로 치며 물리적으로 퇴마를 시도합니다.
 
콘라드:...?
 
콘라드:뭐... 내 몸 그만 칠래요?! 차라리 목을 날리던가! (나에게 총을 겨누는 꼴은 도대체가...)
대 크리쳐 살상탄
703514
40
성공
피해16
 
아벨:... ... 뭔 몸? 이게 왜 네 몸이야!! 미쳤냐? 미칠거면 곱게 미치던가!!
6
 
타앙!!
 
심장을 뚫린 리엘의 육체가 허공에 피를 뿌리며 쓰러집니다.
 
감마의 의식은 리엘의 육체가 사망하기 직전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콘라드:(눈살 찌푸림.)
 
상황이 잠시 소강됩니다.
 
오데트는 리엘의 시체 앞에 무릎을 꿇고 앉더니, 가슴팍에 손을 얹고 무어라 중얼거립니다.
 
그러자, 빠른 속도로 상처가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오데트:이건 내가 델타였을 시절의 능력이야.
 
그 말을 들은 아벨이 묻습니다.
 
아벨:회복 능력이야?
 
오데트가 대답합니다.
 
오데트: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대상의 시간을 돌리는 능력이지.
 
오데트가 리엘을 가만히 보며 말합니다.
 
오데트:정신 상태에 영향을 심하게 받아서 정작 정말 사용하고 싶을 때에는 사용하지 못했지만.
 
문득, 아까 본 공간을 활용한 능력도 생각납니다.
 
무척 희귀한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네요.
 
오데트의 활약 덕분에 소생 시간이 대거 단축되었습니다.
 
피가 섞인 기침을 뱉으며 몸을 일으킵니다.
 
콘라드 역시 의식을 되찾고 얼떨떨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때, 네 사람에게 동시에 무전이 옵니다.
 
이상한 낌새라는 건 대체 뭘까요?
 
아벨도, 오데트나 콘라드도 감마가 영 마음에 걸리는 투지만, 당장은 명령에 따르는 게 좋겠습니다.
 
헬기장에 도착하면 네 사람이 탈 헬기가 준비되어있습니다.
 
나머지 대원들은 전부 탑승해서 긴급 복귀 중인 듯 하네요.
 
탑승하면 위에서부터 보이는 풍경이 있습니다.
 
설산의 꼭대기에 개미떼처럼 새까맣게 모여드는 것들은… 분명히 크리쳐입니다!
 
크리쳐들이 일제히 모여 뭉치고 있습니다.
 
네 사람을 태운 헬기가 빠르게 상공으로 멀어져갑니다.
 
리엘:... (아직까지도 눈앞에서 자신이 죽은 풍경이 아른거려 찝찝한 표정으로 심장 부위를 손으로 쓸었다.) ... 저 설산 꼭대기에 도망친 감마가 있을려나요.
 
오데트:크리쳐들을 조종할 수 있는 감마가 저지른 짓 같아. 지금 철수하면 안전지대를 공격할지도...
 
그렇습니다.
 
이 산은 안전지대에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안전지대에서 재정비해 반격한다면 안전지대 사람들 일부가 공격당할 것입니다.
 
콘라드:저걸 하나하나 잡다간 끝이 없겠어.
 
오데트:크리쳐에게 잘 먹히는 폭탄 같은 게 있으면 좋을 텐데…
 
아벨:... 음? 잠깐... 폭탄?
 
리엘:
지능
804016
78
성공
 
리엘은 그런 폭탄이 자신의 목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벨이 리엘의 목을 빤히 본다는 사실 또한...
 
리엘:... ...
 
아벨:그런 편-리한 폭탄 어디 없나아...~?
 
리모콘으로 해제해서 던지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 폭탄은 폭파 10초 전까지 리엘의 피부에 닿아 있어야 작동합니다.
 
콘라드:바람이 심하고 무게가 가벼워서 헬기 안에서 던지는 건 무리예요. 다른 곳에 휘말릴걸요.
 
오데트가 진지한 표정으로 제안합니다.
 
오데트:허리에 줄 같은 걸 매달고 뛰어내려서 던지는 건?
 
콘라드가 대꾸합니다.
 
콘라드:어렵지, 폭파 여파로 헬기가 흔들려 추락할걸.
 
당신의 목을 걸고 세 사람이 토의 중입니다… ing...
 
리엘:... (아니 애초에 잘못 터지면 제가 죽습니다만 영원히.)
남의 목숨줄을 무슨 셋이서 토론하고 앉았죠?
 
아벨이 리엘의 어깨를 탁 잡더니 말합니다.
 
아벨:그냥 쿨하게 다녀와. 회복은 네가 제일 잘 하는 거잖아.
괜찮아. 시체가 좀 흩어져도 모아서 조립 해줄게.
하나, 둘, 셋 하면 뛰어내리는 거다?
 
리엘:잘못터지면 제 핵이 산산조각 난다니까요?
야.
 
아벨:아휴, 그럴 일 없어!
알겠지? 자자, 준비 하고~
 
리엘:그럴 일 있어 없어를 무슨 자격으로 당신들이 판단하고 있어요! 야, 안 들어요? 야! (그런 와중에 헬기 입구로 밀려나고...)
 
아벨:하나~
두울...~
 
셋을 외치기도 전에 톡, 하고 리엘은 허공을 걷습니다.
 
아벨:아. 미안. 실수.
 
아벨이 당황한 표정을 짓습니다.
 
리엘:(아벨 멱살 잡으려다 허공답보하는 중)
 
리엘은... 혼자 헬기에 떨어집니다.
 
리엘:이런
 
마지막으로 외칠 말이 있나요?
 
리엘:빌어처먹을-
(헬기 속에 있는 세 사람을... 죽을 듯이 노려보며 떨어집니다...)
 
이런-
 
빌어처먹을!!!!!!!!!!!!!
 
당신은 추락합니다.
 
회색 하늘을 가르고, 하염없이 땅으로 떨어집니다.
 
삑, 삑, 삑, 삑, 삑.
 
목걸이에서부터 신호음이 들립니다.
 
표시된 숫자는 30초.
 
아니,
 
29초, 28초, 27초….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장면이 전환됩니다.
 
리엘:(주마등 아니고?)
 
-
 
장소는 AOC 사내, 소장실.
 
마이크로 소장은 골치 아프단 표정으로 의자에 머리를 대고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청록 머리의 대원과 갈색 머리의 대원이 싸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 이딴 미친 새끼랑은 못 싸운다고 했잖습니까, 소장님!!”
 
“누가 할 소리를 하고 있는지.”
 
베니와 유진은 소장을 앞에 두고도 한참 으르렁거립니다.
 
마이크로 소장은 신경성 수전증이 다시 도지는 기분을 느끼며 천천히 두 사람을 달랩니다.
 
“둘 다 훈련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지 않았습니까. 분명 서로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새끼랑?”
 
“얘랑요?”
 
...
 
“절대로 싫어요!!!!!!!”
 
소장은 얼굴을 감쌉니다.
 
고위직도 쉽지 않은 것 같네요.
 
-
 
다시 장면이 전환됩니다.
 
합체한 크리쳐 무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회색 하늘 위로 눈보라가 날립니다.
 
20초, 19초, 18초….
 
어둠 속을 가방을 든 한 남자가 달리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쫓아오지 않는지 뒤를 돌아 주변을 확인하던 그가 담벼락 아래에 잠시 앉아 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확인합니다.
 
수십 개의 유리병 안에는 정체불명의 액체가 담겨 있습니다.
 
“이게 CV인가? 이것만 있으면…….”
 
탐욕스러운 눈이 가로등 빛을 받아 번들거립니다.
 
이후에 일어날 일은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로요.
 
같은 시각, X 제약 회사의 지하,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가 제자리를 서성이고 있습니다.
 
문밖에서는 연신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알터 씨, 그만 고집 부리고 나와요! 심장 약은 제때 챙겨 먹고 있는 거예요?”
 
남자는 신경질적으로 외칩니다.
 
“그만, 그만 내버려 둬! 내가 어떻게 되든 뭔 상관이야. 아니면 정부에서 또 뭔가 요구했어?”
 
주마등이라기엔 처음 보는 풍경들입니다.
 
눈앞에 번화한 A시의 풍경이 빠르게 스쳐지나갑니다.
 
-
 
당신의 손에 들린 목걸이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알리는 빛이 반짝입니다.
 
14초, 13초, 12초….
 
“손님, 손님. 영화는 끝났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 다가와 노신사의 어깨를 흔듭니다.
 
노신사는 축축하게 젖은 눈가에 손수건을 문지르며 끄덕입니다.
 
“죄송합니다, 워낙 감명 깊게 봐서요.”
 
미고는 빈 팝콘통을 흔들며 웃습니다.
 
“이 시리즈 좋아하시나요? 사실 저도 팬이에요. 다음 편이 나온다는데,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빗자루를 들고 열심히 바닥을 쓸던 아르바이트생이 환하게 웃으며 대꾸합니다.
 
“분명 즐거울 거예요.”
 
노신사는 절뚝거리며 영화관의 계단을 내려옵니다.
 
모자를 찬찬히 벗은 그는 이쪽을 바라보며 고개 숙여 인사합니다.
 
“그런 클리셰는 좋아하니까요.”
 
11초.
 
떨어지는 리엘의 몸을 붙잡는 손이 있습니다.
 
허리에 로프를 감은 채 떨어진 아벨이 리엘을 껴안은 채 외칩니다.
 
아벨:던져!!
 
리엘:(아벨의 목소리가 신호라도 된 것처럼 침착하고 빠르게 목걸이 폭탄을 던져버린다.)
 
리엘이 크리쳐 무리에 목걸이를 던져넣는 순간, 아벨은은 리엘을 붙잡고 허공을 향해 총을 쏩니다.
 
그 반동으로 뒤로 밀려난 순간, 콘라드와 오데트가 끈을 끌어 올립니다.
 
그리고 섬광.
 
이어지는 폭음과 광풍에 휘말려 헬기가 크게 기우나 싶더니 간신히 제자리를 찾습니다.
 
리엘을 본 아벨이 헬기 바닥에 누워 웃으면서 하이파이브를 요구하는 듯 손바닥을 보입니다.
 
아벨:(히이- 하이파이브!)
 
리엘:... .... ...................
빌어먹을 자식이- (손바닥 주먹으로 친다.)
 
-
 
며칠 뒤, 두 사람은 단상에 서있습니다.
 
“아벨, 리엘 두 사람은 22구역을 대표하는 최강의 인류로, AOC의 위상을 크게 드높였기 때문에 특진을 겸해 6박 7일의 휴가를 수여한다.”
 
또다시 최강의 인류라는 명예로운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대상에게 돌아갑니다.
 
승급전은 엉망으로 끝났지만, 여차저차 마지막에 대량으로 잡은 크리쳐가 카운트에 들어간 모양입니다.
 
아벨과 리엘은 승급전에서조차 안전지대를 구한 영웅이 되었습니다.
 
등을 돌리면 이쪽을 보며 박수를 치는 대원들의 눈에는 전에 없던 존경심이 반짝입니다.
 
“안전지대로 크리쳐가 넘어가지 않도록 몸을 던져서 막았대.”
 
“대단해, 어쩌면 저렇게 용맹할까.”
 
그 옆에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딴청부리는 콘라드와 오데트가 있습니다.
 
훈장을 단 아벨이 리엘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푹 찌르곤 웃습니다.
 
아벨:용맹한 크리쳐 씨. 그럼, 다음 임무도 잘 부탁해.
 
리엘:... ... 한 대 더 때려도 되나요?
(한숨.) 알아서 잘하시고, 저도 알아서 잘 해보죠. (불만가득한 얼굴이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피식 웃는다.) 다음에 또 그러면 저한테 죽을 줄 아세요. 용맹한 파트너씨.
 
마지막으로 카메라맨이 등장해 두 사람의 모습을 찍습니다.
 
치즈~
 
.
 
.
 
.
 
장소는 병원입니다.
 
그러고 보니... 아벨, 꽤 큰 부상을 입었었죠.
 
리엘은 아벨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문안을 왔습니다.
 
문을 열면, 병원 침대에 앉은 아벨은 붕대를 풀고 있습니다.
 
아벨:그러고 보니, 허벅지의 상처는 어때?
 
잊고 있었습니다.
 
승급전 시작 전, 허벅지에 상처가 났었죠.
 
물론 지금은 완치된지 오래입니다.
 
리엘:진작이 다 나은지 오래에요. 본인 몸이나 먼저 생각하시죠.
 
아벨:하... 편리하네, 크리쳐의 몸은... ... ... 부~럽다~.
 
실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벨은 상처 치료를 위해 휴가를 전부 반납했다고 합니다.
 
리엘:당신이 휴가 반납한 탓에 어디 제대로 나가지도 못했는데 뭐가 부러워요.
 
아벨:야아, 그래도 병원에서 이래저래 방해 받으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는 것 보다는 낫지~.
 
리엘:(한숨.) ... 당신도 이래저래 끝까지 무리하는 사람이니까요. 지금은 좀 어때요?
 
아벨:그렇게 안 하면 인정 못 받는 곳에서 지내고 있어서요-. (끄응...) 희미하게 흉 남을 것 같아... 안 보이는 곳이라 그나마 다행이지...
 
잠시 떠들고 있으니 콘라드와 오데트가 들어옵니다.
 
오데트는 추가 연구를 위해 잠시 실험실로 돌아갔고,
 
콘라드는 오데트를 멀리서나마 지키기 위해 실험실 가드에 지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같습니다.
 
오데트:콘라드는 과보호가 심하다니까. 연구 시간 외에는 이렇게 건물 내를 돌아다닐 수 있고, 아픈 실험은 하지 않아.
 
콘라드:애초에 그렇게 연구되는 게 싫은 거라니까.
 
오데트:AOC 사람이 말은 잘하네.
아, 일어나 있었구나! 과일 가지고 왔어. 같이 먹자.
 
리엘:그러게요. AOC사람이 말은 잘하시지. 무슨 과일인데요? 석류 있으면 그건 아벨 주시고.
 
오데트:석류랑 사과랑 체리랑... 포도도 있고... 리엘은 좋아하는 거 있어?
 
리엘:달지만 않다면 뭐든 상관없어요. (석류를 집어다 까서 아벨 입에 넣어준다.) 귤 있나 오렌지 있나요? 신걸로.
 
아벨:(오물오물... 으득으득.........) 마히따.
 
오데트:오렌지 있어. 금방 까줄게. (콘라드에게 내밀었다.)
 
콘라드:결국 까는 것은 나잖아. (익숙한 손길로 까서 리엘에게 내밀었다.) 신 거 좋아하나 봐요?
 
리엘:생레몬 먹을 만큼은 아니지만요. (받아다 입에 넣으며.) 정신이 번쩍드는게 맘에 들었거든요. 커피 다음으로. 두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사실 예정이신지. 다음에 또 승급전같은 곳에서 팀킬 당하고 싶지는 않아서 미리 준비해두려고요. (싱긋 웃으며 콘라드를 빤히 본다.)
 
콘라드:오데트는 연구소에서 지낼 거예요. 저는 그 연구소의 가드를 지원했고요. 승급전은 이제 더 이상 탐내지 않을 테니까 걱정은 안 하셔도 괜찮아요. 오히려 미안합니다. ... 되지도 않는 욕심을 부렸다는 것 정도는... 아니까...
 
리엘:알면 됐어요. 솔직히 최전방도 그쪽이 생각하는 것 만큼 자유롭지 못하거든요. (제 목에 새로 걸린 폭탄 목걸이를 손가락으로 툭툭 친다.) ... (가만히 오데트와 콘라드를 보다가 두 사람 입에 오렌지 하나씩 넣어준다.) 오데트를 좋아하시나요? 콘라드.
 
콘라드:가본... 적은 없으니까 잘 몰랐어요. 주로 어떤 느낌인가요? 최전방에는 항상 아벨이 나가 있었는데 이야기를 도통 섞어주질 않았어서... (무심코 오렌지 받아서 오물오물 씹고 있다가 컥... 콜록임 두어번 이었다.) 오데트는 제 가, 가족이에요! 다... 당연... 당연하죠...
 
오데트:(오렌지 받아먹고 아벨한테 석류 발라주고 있다가 눈 똥글...)
 
아벨:(입에 넣고 있던 석류 알 투둑....)
어머. 언제 이렇게..... 너희 아직 상견례도...
 
콘라드:넌 제발 찌그러져 있으면 안될까, 아벨?
 
리엘:최전방은... 뭐. 요약하면 인권은 개나준 장소랍니다. 궁금하다면 다음에 자세히 알려줄게요. 당신이라면 괜찮겠죠 뭐. (세 사람의 반응을 권태로운 건지 무료한건지 알 수 없는 눈으로 보다 슬쩍 미소짓는다.) 아껴줘요. 오래 살 수 있게. (쩌면 그 눈은 미약하게 나마 부러움을 담은 눈일지도 모르겠다.) 저야 여기서 태어나서 모르지만 가족은 둘도 없이 소중한거라잖아요.
아, 혹여라도 깊은 관계까지 생각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불러주시고. (농.)
 
콘라드:정말 그래주신다면 즐겁겠네요. 다음에 시간 맞추어 봐요. 어차피 제가 직접 겪을 것도 아니니 이야기 정도는 들어도 나쁘지 않겠죠. (당신 빤히 보고 있다가 느리게 고개 끄덕였다.) 물론이죠. 걱정하지 마세요. 무엇보다 소중하게 아끼겠습...
당신까지 이럴 거에요?
 
네 사람은 과일을 깎아먹으며 자잘한 담소를 나눕니다.
 
리엘:
관찰력
703514
53
성공
 
푸른 나비를 발견합니다.
 
병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모습의 나비입니다.
 
세 사람 모두 나비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리엘:...?
(슬쩍 몰래 나비에게 손을 뻗어본다.)
 
리엘의 손이 나비에 툭, 닿습니다.
 
변을 둘러싼 풍경이 일제히 멈춰버립니다.
 
과일을 들고 웃던 사람이나, 창문 밖 풍경까지.
 
“언제까지나 있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지만, 놀고 있을 여유는 없어.”
 
짓눌린 나비가 입을 달싹이며 말합니다.
 
“일어나.”
 
일어나.
 
승급전 시작 전, 총상을 입었던 허벅지가 불현듯 뜨겁게 달아오릅니다.
 
불이라도 난 것처럼 강렬한 통증이 그 부근부터 피어납니다.
 
리엘은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쓰며 주저 앉습니다.
 
주변 풍경이 빠르게 뒤섞입니다.
 
들고 있던 잔은 어느덧 사라져서 없습니다.
 
더 이상 이곳은 따뜻하고 안락하고 사람이 가득한 장소가 아닙니다.
 
곁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사라져버린지 오래입니다.
 
어느 시간과 공간의 틈바구니에서 튕겨져나온 리엘
 
리엘:
이성
592911
36
성공
3
 
바닥에 손을 짚은 채 턱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면, 대기는 재로 가득하고 주변은 비명 소리로 혼란스럽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리엘:
듣기
603012
2
극단적 성공
 
사람들의 울음 소리와 외침을 듣습니다.
 
“다들 어디로 간 거야? 안전 지대를 지키겠다고 했잖아?”
 
“도와주세요, 가족들이 전부 안에 있는데 불길이 심해서 들어갈 수가 없어요! 이러다 전부 죽겠어!”
 
“저 사람들은 도대체 뭐야?”
 
횃불을 든 사람들이 주변 곳곳에 불을 지르고 다니는 광경을 봅니다.
 
하나 같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나이도, 출생지도, 부모도 전부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할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 자신이 이곳에, 이런 시간대에 존재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리엘, 3부까지의 기억을 전부 지닌 채로 회귀합니다.
 
리엘:
이성
562811
66
실패
3
 
총알에 꿰뚫린 오른쪽 허벅지에서 피는 멈출 기세가 없이 흘러나오고, 출혈량으로 인해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그건 전부 꿈이었나?
 
아니, 분명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이야말로 꿈인가요?
 
여태까지 겪은 모든 일들은?
 
당신의 기억이 맞다면, 끔찍한 테러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를 돌아온 아벨이 목격하고 광기에 사로잡힐 것입니다.
 
이걸 막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리엘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리엘:... 이걸, 어디서... 어떻게 막으라고 지금. (혼란스런 머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기억이 난다. 모두. 아벨. 그렇게 죽어서, 죽어서...) ... ... 뭐라도 해야지 뭘 멍 때리고 있나요... (중얼중얼.)
 
뒤에서 누군가가 리엘의 뒷목을 잡아챕니다.
 
한 명이 아닙니다.
 
수십 명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무어라 중얼거리고 리엘의 머리를 잡고 바닥에 처박습니다.
 
힘이 전부 빠진 상태라 저항할 수 없습니다.
 
뒤이어, 날붙이를 뽑아드는 소리와 함께 칼날이 리엘의 목을 꿰뚫습니다.
 
물기가 가득한 행주를 쑤시는 듯한 소음, 뽑혀나간 칼날을 타고 피가 폭포처럼 흘러내립니다.
 
리엘은 비명 한 줌조차 나오지 않는 격통에 시달립니다.
 
리엘:
이성
532610
51
성공
4
 
가장 끔찍한 것은 이러한 출혈과 고통을 겪고도 당신은 죽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피가 바닥에 고여 젖어듭니다.
 
그때, 무전 소리가 들립니다.
 
아벨의 목소리입니다.
 
아벨:이쪽은 다아트입니다. 듣고 계십니까? 지금 안전 지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화재의 불길이 보이는데, 현재 상황을 보고해주세요.
 
리엘은 대답할 수 없습니다.
 
목에 힘을 주어도 꺽꺽거리는 소리만 나올 뿐 자신의 목소리가 조금도 나오지 않습니다.
 
방금의 공격으로 성대가 완전히 손상된 것 같습니다.
 
리엘:(...오지...마...세요...)
 
아벨:다아트… 아벨 입니다. 보고 부탁드립니다. 민간인의 대피는 완료 되었습니까?
 
무전 너머로 아비규환의 비명만 들려올뿐, 제대로 된 설명과 자초지종이 들리지 않자 한껏 초조해진 목소리가 대답을 독촉합니다.
 
아벨:아무나, 대답해주세요!
 
리엘:(오지 말라고요...)
 
아벨은 생존자의 대답을 요구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목소리가 잘게 떨려 흩어집니다.
 
저항하기 위해 땅바닥을 짚고 일어나려해도 잡히는 건 마른 모래뿐입니다.
 
눈앞에는 완전히 불타 사라져가는 안전지대가 보입니다.
 
아벨:제발….
 
아,
 
대답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리엘은 의식을 천천히 잃어갑니다.
 
희미한 정신 너머로 들리는 것은,
 
아벨:부탁이야...
 
당신이 구하지 못한 사람의 목소리.
 
리엘:(저... 저 여깄어요... 아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