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arice] 머메이드리움
2025. 4. 1.
*위 세션카드는 사용 허락이 된 이미지 입니다.*
*롤플 비중을 늘리기 위해 시날 내의 타임어택을 최소화 한 바 있으며 모든 개변은 시나리오 라이터님의 의도나 저작권을 해칠 의도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시나리오의 스포일러가 존재하니 주의 해주시길 바랍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00 |
| 판정결과: | 대실패 |

에리니스.
(부르고서야 네 반응이 궁금한듯, 입을 다문 채 널 바라본다.)

(저를 호명하였나? 희미한 소리 따라 고개 돌리는 것이 활자에 반응함은 확실하다. 고개를 기울이고 아-. 작게 소리 뱉었으나 제대로 된 말이 되지 못한 채 흩어진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꽤 심각한 낯으로 널 바라보다가... 손 흔들어 인사를 해본다. 네가 따라하기 좋게, 천천히.)
...반갑다, 나는 카리아라고 해.
(이런저런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설마 정말이겠어... 설마 진짜 에리니스려고.)

카...- 리아.

말을... 할 줄 알잖아?! 이런 세상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에리니스 기준 조막만한인간 카리아는 좌우로 사방팔방 바쁜 걸음을 옮기다가, 다시 멈춰선다...)
그래, 내가 카리아다. (자신의 가슴팍을 열심히 두들기며, 눈을 빛내며. 천천히) 카, 리, 아. 내가 카리아.
그리고 너는...
...(손을 뻗어 널 가리키며 무언가 잠시 망설인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있는 거대하고 희귀한 생물체에....)
(...잠깐. 나는 무엇을 고민하지? 그게 내가 늘 하던 일인 걸.)


카, 리아.
(일전보다는 분명히 확실해진 발음. 자연스레 뱉는다. 두어번씩 되풀이하는 듯 했다가 손 주욱 뻗어 당신 가르킨다. 카리아. 그게 당신을 호명하는 것.)

에리... 니스.
(도통 입에 붙지는 않으나 당신이 저를 그리 호명하였기에 이제부터 그것은 나의 이름이 되었다.)
... 내가, 에리니스.

... 그래, 네가 에리니스야. 에리니스는 착하고, 똑똑하구나. (무지 기특해하고는...) 그렇다면 이런 개념도 알 수 있을까...
(카리아는 에리니스에게 '혼자'와 '여럿'이라는 개념을 알려줍니다. 에리니스가 줄곧 혼자였었는지를 묻고싶기 때문입니다. 교육판정 해봐도 될까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 혼자... 여럿. (지나다니던 다른 것들의 말소리를 기억한다. 단어 느리게 조합하더니)
혼자... 이자 여럿. 이미 그러하여요.

...혼자가 나쁜 건 아니지만, 여럿이라는 건 좋은 거야.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며 다양한 이야기가 생기게 되니까.
(누군가는 외계인이 지구인에 의해 해부당하는 상황같은걸 생각하며 지금 상황도 나쁘게만 볼 지 모른다. 하지만 카리아는 그렇지 않았다. 알아가는것. 탐구하고자 하는 것. 탐욕. 그것은 비단 저에게만 있지 않으리라. 너 또한 나를, 내가 내는 소리를 집중해서 듣고있지 않은가.)
그래. 내가 무슨 말 하는 지 알겠어? 나는 에리니스를 혼자 두고 싶은 게 아냐. '여럿'으로서 함께하며, 너에 대해 더 알고싶어. (제 관자놀이를 톡톡 두들기며.)
모르는것을 깨닫다, 알다. 어떤 개념인지 알 거 같아? (에리니스의 반응이 궁금하고, 또 한편으로는 곧잘 알아듣는 네가 퍽 마음에 드는지, 꽤 장난스런 말투로 물었다.)

(입꼬리가 미묘하게 비틀려 올라간다.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 긁어내는 듯한 소리가 짧게 들려왔다가 이내 표정은 원상태. 숨 뱉어내는지 공기방울 한창 토해냈다.)
다름이 여럿이, 될... 수 있나요? 나는,... 에리니스는 이미, 하나이자 여럿, 인데. 그럼에도, 이해해야 하여요?
(하나이자 다수. 동시에 다수이자 하나인 것의 이야기는 외지인을 바라보며 의문 토했다. 알아가는 것. 그것은 탐욕이자 죄악이나... 이곳에 자리한 순간 서로는 서로를 탐하는 죄인이라. 빛나는 곳에서 온 생명의 따사로운 이야기가 이곳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창살 속에, 같, 혀서 함께함도... 홀로가 아닐 수 있어요? 이곳에 있다면 카리아와, 에리니스는 여럿이 될 수... 있나요?
(다른 존재들은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저에게 말을 걸어오는 저 작은 미물을 보라! 겁 하나 없이 미지의 생물에게 자신이 아는 지식 토해내는 모습을 보라!)


...음, 확실히 첫 대답부터 묘한 의미가 느껴지긴 했어. 에리니스가 말하고자하는 '여럿'은 네 안을 이루고있는 수많은 것들을 말하는건가? (하기사, 저렇게 큰 존재라면... 자아 여럿 가진다해서 이상할 건 없지 않나. 기이한 생명체를 보니 이해심도 그만큼 도량이 커지는 기분이 든다.) ...몇 개 정도 된다고 생각해? 에리니스를 이루고 있는 것.
(이어지는 네 물음에 잠시 말이없다. 네가 인지할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당신을 빤히 바라보고있었다. 마찬가지로 다른 존재는 안중에 없었다. 오롯이 미지의 생물이 제게 줄 수 있는 지식과 감정만을 바라는, 철없는 소년처럼...)
...어떤 상황에서든 마음이 그러길 바란다면, 혼자여도 여럿이라 느낄 수 있고, 여럿이어도 혼자처럼 외로울 수 있지. 나는 네가 나와 같은 마음이길 바라. 너와 내가 카리아와 에리니스로서 여럿이길 바라.
내가 널 이해하고싶은만큼, 너도 날 이해하고 싶어했으면 좋겠어. 그럼 우리는 아주 오랜 시간 즐거울거야. ...에리니스는 즐거움을 알아?

아주 이전, 카리아 같은 종을 본 적이, 있어요. 그들이 함께함을 '여럿'이라 표한다면 에리니스는 '우리'이자, 같은 존재는 없으니 세상의 하나뿐인 무언가예요. '여럿'임을 느끼기 위해서는 카리아, 옆에 있어야 해요.
(주욱, 손 다시 뻗는다. 날카로운 손 끝이 당신 앞의 유리벽을 긁어낸다.)
에리니스는 카리아를 원해요. ... 카리아가 아는, 것도 이해하고픈 것도... 알려주세요.
... 시간은, 무의미하니 아주 오랜 시간, 즐거울 수 있다면, 카리아의 즐거움, 알려주세요. 에리니스는 즐거움이라는 것이 무어인지 모릅,니다. 아는 것이라고는... 뛰는 세포 덩어리가 뱉어내는 격한 고동, 뿐이에요. (제 가슴께에서 뛰는 유일하게 붉은 것을 눌렀다가 뗀다.) 매 순간 찢기는 듯하니 어딘가에 풀어내려 하지만, 없어지지는 않던걸.

나와 같은 종이라, 아주 이전에? (옛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당시의 네가, 내가 널 처음 마주했을 때가...) 그때의 너는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나? 아니면 하나의 조직과 같은 작은 것이었나?
(애닲피 이어지는 질문에는 아직 채 닿지 않은 미련이 남아있었다. 그래, 혼이 시키는대로 그대에 대해 알고자 하다가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계속 발목잡고 마는것이다. 날카로운 손 끝이 유리벽에 닿으면, 만질 수 없는 그 위험한 것을 제 손바닥 안에 담아내고 싶기라도 한 양, 자신도 손을 뻗어 유리벽에 댄다. 차갑고, 매끄럽다. 너머의 압도적인 물기는 느껴지지도 않는다지만.)
다른게 많을 수록 알아가는 즐거움도 깊어지겠지. 네 말과 반응 하나하나가 다 처음보는 생경한 것 뿐이야. 하지만 우리, 이거 하나는 같을지도 몰라.
격한 고동과 함께 살아숨쉬는 생명체라는 것. (마찬가지로 제 가슴께에 손을 얹는다. 너에 비해 한참 작고, 귀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도 않을 박동소리를 지녔지만.)
살아있다면 뭐든 할 수 있어. 하지만 역시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있기만 했던 존재가 느닷없이 즐거움을 깨닫는건 쉽지 않겠지. 알고싶다했으니 나의 즐거움에 대해 알려줄까?

바다는 네가 살아숨쉬는 이곳. 네 몸을 감싸고, 온 힘을다해 너를 압박하고있는 그 물들이 모인, 드넓은 물 웅덩이를 말하지.
난 네가 살고있는 이 바다가 좋아서 늘 탐험을 하곤 했어. 그리고 이렇게, 너와같은 미지의 존재를 알아내는게 나의 '즐거움'이야. 어때? 에리니스는 그런게 있나? 혹은, 생기면 좋을 것 같다던가.
...당장은 몰라도 좋으니까 너무 조바심 갖지는 말고~ (미지의 존재가 손끝으로 유리벽 터트릴지도 모르는 상황에 너털웃음...)

(무언가를 향한 감정이 저에게 향함은 겉모습 탓인가? 인간은 외형에 취약하니 그러할지도 모른다. 저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면 무어라 해야 할까. 무언가 하나에 이름 붙이는 것은 구태여 의미 붙이려 하는 행동이니 그것은 생각치 않기로 하였다.) ...안온함을 원하나요? (이곳으로 와요. 그것이 중얼거린다. 심해 속 빛나는 빛무리 하나 단 아귀처럼. 허연 눈 뜨고 응망하는 심해의 괴물처럼.)
살아 숨 쉬는 생명체는, 변덕스럽기 그지 없는 것인데... (미세히 들려오는 박동 소리에 제 박동 맞춘다. 당신의 노래는 이러하구나.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은...)
바다 위에서 살아가던 존재? 새로운 것을 발견한 이의 탐구심이라 하던가요. 그것이 카리아를 이 세상에 존재하게 하고... 심장 뛰게 하는 거예요? 새로운 것을 카리아의 색으로 물들여 차지하고 품어버리는 것. 지식 탐하는 이, 진리에 가까워지나... 카리아, 돌아가는 길이 끊어지지는 아니하였는지 또한 알고 있습니까? 진리를 안 인간, 무너짐은 필연일 터인데. (이마저도 즐거워요? 그리 묻는 듯 의아하다는 투 뱉는다. 그래봤자 무미건조함이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에리니스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지금 알 수 있는 것은... 즐거움을 느낌은 에리니스가 지을 죄악 중 하나라는 것 뿐이에요.
그럼에도, 옆에 있어줍니까?

이곳이라고하면, 이 벽 너머 네가 있는 심해를 말하는건가? 그럼 넌 내게 안온함을 줄거야? (심해속의 빛을 쫓지 않을 이유는 없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던 버릇이 제게 당장의 죽음을 안겨준대도 그는 늘 망설임이 없었으므로.) 반대로는 어때, 내가 기억하던 너의 모습이 있어. 네가 그만큼 작아져서 이리로 오는건? (가능한건지, 혹은 불호의 영역인건지. 그 어떤것도 알 수 없으므로 암흑속을 휘젓는 손길처럼, 질문은 거침없었다.)
하지만 살아있어서 좋은거 아니겠어? 죽음은 노래하지않아. 나는 내 삶이 좋은만큼 타인의 삶도, 살아있음도 좋더라. (그건 너에게도 포함되는 말이야. 그리 말하는듯한 다정함은 이내 즐거운 기색을 담은 답변으로 옮아간다.)
아무래도 그런편이지.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 세상에대해 다 알지 않았나... 싶다가도 격동의 상실과 새로운 지식은 늘 끊임없이 솟아나왔어. 그리 살고, 또 살다보니 지금까지 살아있게 됐지. ...그래서 아주 옛날의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리 살았는지를 이제와서 떠올려보라고하면 그건 너무 뒤늦은 질문이야.
에리니스, 나는 이미 길을 잃었다. 내가 탐구하고자함은, 그러므로 얻고자하는것은 오히려 처음으로 되돌아가기 위함일지도 몰라. 하지만 아무렴 어떠냐 싶어, 그럼에도 즐거운 이유라면... 그 길이 내가 아니고, 길 위에 서있는 내가 나이기 때문이니까. 아직 무너져보지못한 자의 여유요, 기만이라고 할텐가? 보아하니 꽤 오랫동안 '존재'해온 모양인데, 이런 존재는 또 간만이라... 꼭 친구같아. 대답을 듣고싶은걸.
지은 죄로만 치자면 이쪽도 지지 않아. 사람은 죄를 짓고, 또 죄를 씻으며 산다고 생각해. 힘이들면 곁의 사람이 씻겨주기도하고, 어떨땐 곁의 사람이 네게 죄를 뒤집어씌우기도하지.


원한다면 그러하죠. 단, 그 곳은 에리니스를 버틸지 에리니스도 알지 못하여요. 불가능이란 존재하지 않으나... 이에 따른 결과값도 존재하는 법이지 않나요? ... 안온함, 심해의 거대한 물살에 몸 맡김과 같고 난파된 해적선 옆에 몸 뻗고 흔들림과 같으니 이마저도 원한다면. (모든 것의 기준은 다르다. 안온의 방식도 다르니 그것의 방식이라면, 분명...)
...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삶이 즐겁더라면, 죽음을 노래하지 않는더라면... 카리아는 에리니스를 궁금해 해서는 아니되어요. 에리니스는 죽음을 몰고 다니는 바다의 재앙이라 불리우는 존재인 것을요. 알고자 함은, 이마저 극복하고자 하는 오만인가요?
아주 잠깐 전의 자신도 지금의 자신과 다른 존재이니 카리아 말이 맞습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는 결코 같을 수 없으니... 미래로 가는 자에게 과거를 묻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일이었군요. 현명한 답이에요, 카리아. 발 가는 곳을 제 길로 만들면 언젠간 온 세상 족적 남기고 원하는 곳이 카리아의 집이 되겠어요. ... ... ... 기만? 아니, 자신의 삶 그리 정의하며 나아가는 이에게 무언가 표하며 이를 깎아내릴 권리는 에리니스에게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표하자면... 카리아는 오만하여요. 아직 알지 못함이 주는 무지의 오만이어요. 하늘에 닿으려는 바벨과 신에게 도전하는 밀랍의 날개 단 이가 오만함의 결과임을 카리아, 잊지 말길 바랍니다. (창살을 꼬리로 툭, 작은 진동 낸다.) 친구라는 단어가 우리 속의 피관찰자를 칭하는 단어라면... '나'는 카리아의 친구군요.
... 그러하기에 질리는 거예요. 자신의 죄를 알면서도 또 다시 죄를 저지름을 반복하매 끝 없는 악순환의 반복이니... 아주 질려버리고 마는 것이지. 죄를 씻는다 하더라도 과거는 불변이지 않덥니까.
... 에리니스는 카리아를 싫어하지 않아요. '나'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였을 뿐.

네가 내 기억속의 에리니스라거나, 그런데 기억을 잃고... 어떠한 사유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거나... 그런 일말의 기대같은걸 안할 수는 없을거야. 나는 앞으로도 계속, 너의 기억과, 너의 존재에 대한 탐구를 하면서 계속 내 추억에 너를 빗대보게 될테니까. 그게 꼭 네가 그 모습이 되길 바라는 건 아니야. 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아니게 되는거다. 하지만 나 또한, 겹쳐보이는걸 부정하고, 그 사람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할 수는 없다는걸 명확히 하도록 하지. ...그래, 그 모습 때문이야. (네가 금빛 머리칼을 쓸어넘기는 모습을 보며, 솔직한 설명을 마쳤다.)
꽤 오랫동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온 인류의 기술도, 거대하고 기이한 존재 앞에서는 그저 미물이 쌓아올린 모래성에 불과한가. 하하, 원한다면 내게 죽음과도 같은 안온함을 선사하겠다는 말로 들리는데... 하긴, 너무 오래 살고있긴 하지. 혹시 그 제안은 나중에 승낙해도 될까? 당장은 너를 알고싶은 마음이 안온해지고싶은 마음보다 더 크니까. 하지만 언제고... 내가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을 고를 수 있다고 한다면... 난파된 해적선 옆에 몸 뻗고 흔들리는게 제일인것 같거든. 누군가 나의 최후를 기억해주는것도. (모험가로선 꽤나 낭만적인 호상에 가깝지. 그리 가볍게 덧붙이며 웃는다.)
그러니 에리니스, 나는 죽음을 극복하고자 오만을 부리는것이 아니야. 얼핏 보면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단언컨대 내가 지금 무시하고있는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다. 확실히 죽음은... 나의 즐거움이 끝나는것을 말해. 하지만 죽음을 두려워해서야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이 두가지 진실을 수도없이 되뇌인끝에, 나는 후자를 무시해버리기로 한거다. 내 죽음보다 내 즐거움이 더 중했기 때문이야. 한번 그리 결심하고나니 어떤점이 제일 좋은지 아나? 내 최후가 어떻게될지조차 기대되고 즐거워진다는 사실이지. 네가 내 목숨을 앗아가준다면 그 또한 미지를 탐험하다 생을 마감한것이니 의미있다 여기겠어. 이걸 죽음을 극복한 자라고 생각하나? 그렇다면, 그 판단또한 기꺼이.
...하하! (온 세상이 자기 집이 되겠다는 말에 뱃심을넣어 크게 웃었다. 그래봐야 미물의 웃음이지만.) 집에 비해 내 몸뚱아리는 너무 작고, 집 또한 나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놈이라는게 문제지. 어느순간부터인가 이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는걸 포기했어. 그저 끝없이 유영하듯 탐험하고 탐욕스럽게 지식을 갈구하기만 하고있달까. 에리니스, 나는 내가 여전히 무지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것만큼은 아마 영원할거야. 그러니 이 오만도 아마, 영원토록 변치 않을 예정이지. 내가 뭐... 이 미물같은 몸뚱이를 벗어나 신적인 존재라도 되지 않는 한 말이다. 역시 그런 건 불가능하겠지? 신화에서부터 유구히, 그리고 네 입에서도 그런 경고가 나오는 걸 보면. (잊지 말길 바란다는 말에는 어깨를 으쓱이는 정도로 적당히 대답하고 만다. 잊지 않겠다는건지, 알아도 어쩔 수 없다는 건지...)
...일단 이쪽은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이지. 너를 이런 곳에 가둔 모양새가 된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러다 문득 고찰하기를, 머리에 피도 안마른것같은 현대의 인간보다야 이렇게 벽을 한 개 두고 대화해야 안전한 상대를 좀 더 친근하게 느끼는것같다고도 생각했다. 어라, 그럼 에리니스 말이 맞다.)

나를 싫어하지 않는 게 어쩌면 네게 불행한 일이 될지도 모르겠군. 네가 거부하지 않는다면... 나는 끝없이 즐거움을 종용하고 말테니까. 어때, 설득이 더 필요한가? 나였으면 끝없이 종용당할 미래의 아득함에, 지금쯤 포기하고 받아들였어.

손 한 번 휘젓는다면 몰려오는 헤일에 쓸려갈 생이 몇이던가요. 인간은 자연 위에 문명을 쌓았으니 지반이 조금만이라도 뒤틀리면 쉬이 무너지는 것을. 원할 때에 대답 들려주어도 좋아요. 시간은 많고, 에리니스의 뜻도 그러하니까요. 순리의 법칙 깨고 지내는 존재가 둘이니 퍽 안정되어요. (너랑, 나. 긁는 듯한 웃음소리 희미하게 한번 더 낸다.) 카리아의 최후는 '저'의 것이에요. ...어쩐지 바라게 되는 것은 기대라고 하던가요? 즐거움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은 것 같기도 하여요.
... 카리아는 과거, 에리니스를 이루는 것들이 노래하던 육지의 모험가를 닮았군요. 아니, 모험가겠지요. 배에 올라타 바다의 해수면을 달리고 별을 보고 길을 찾는 이들 말이에요. 제 알량한 목숨 보다는 새로운 땅 밟기를 고대하고 이를 위해서라면 기껍게 다시 목숨 던지는... (한창 뜸,) 육체의 죽음은 아주 단편적인 죽음일 뿐, 이마저도 대하는 자세에 따라 극복함과 아님으로 갈리지 않을지. 물론... 에리니스는 그러한 자를 지금까지 만난 적이 없지만. (그 전에 다른 이를 제대로 대한 적조차 없지마는.) ... 당신이 어떤 이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확답 내릴 수 있겠지마는... 윤곽은 잡혀요. 당신의 정신은 영원불멸함이 옳습니다.
과거에 박제된 이는 미래 자아내는 이들을 따라가기 벅차고 어느 순간 멈추어버리게 됨이 당연한 순리. 하물며 카리아는 인간 사회에서 살아가지 않던가요. 실로 짧고 유한한 삶을 사는 이들은 그 안에서 필사적으로 살아간다 하였고, 무한의 삶을 가진 이들은 그럴 수 없으매. ... 인간의 육체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구하지는 않습니까? 금단의 과실, 당신의 손으로 가져 취하여요. 이를 원하지는 않나요? 이곳에 온 순간, 가능성의 길은 열렸어요. 게걸스레 탐구하여 얻어내도록 하세요.
... 이리 있는 것도 유희가 될 수 있다 판단 하였으니 이 속에서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겠네요. 가둔다 하여도 속에 있는 이가 저항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된 것 아니겠습니까. 아무래도 좋아요, 이런 감옥은. 가끔은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쉴 수 있음을 원했던 것 같기도 하니.
해야 할 일을 잠시 외면한다 하죠. 제 속에 들어와 저를 죽이려들고 멋대로 정복하려 드는 존재를 쓸어버림은 죄가 되지 않지 않던가요. 잠시 쉬고 있을 뿐이지. ... 어디까지 하는지 의문이 들어서요. ... 그렇지만, 이전에 제 위에 검은 기름을 퍼부은 것은 괘씸하여서 반토막 내었습니다. 인과응보예요. (그게 아니었으면 움직일 일도 없을 터였는데. 꼴에 애처로운 척이나 해본다. 그래봤자 더 어색할 뿐이지만.)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눈 부비며 다시 봐도 보이지 않는 무언가... 어쩐지 답답한 기분까지 느껴진다.)
이봐, 에리니스. 너는 널 가둔 이 공간 바깥에도 네 힘이 끼치게 할 수 있어?
(명징히 봤던걸 못봤다고 할 수는 없겠다. 우선은 미지의 존재에게 그 해답을 구할밖에.)


그런데... 발견하자마자 사라졌어.
네가 한 일이 아니라면... 에리니스, 잠시 널 두고 다른 인간들에게도 물어보고 올게. 음파탐지기에서라던가, 걸리는게 없었는지 말이야.
(작별인사 대신으로 유리벽을 가볍게 통통 두들긴 후 손인사를 남겼다. 이후 해저기지의 바깥환경을 살피는 보안실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담당자를 만나기 무섭게 제 신분을 밝히곤)
실험체와 연구도중에 유리벽 너머로 이상현상이 보였는데... 이상현상이라던가, 감지된 건 없나?

...해서, 그런 현상 말인데. 아까 나만 그런 걸 봤나 싶어서 말이야.

참, 대화가 정말 잘 되던 상대였는데...어쩌다보니 에리니스라는 이름까지 붙여줬지 뭐야. 그쪽은 연구해서 뭐 알아낸 거라도 없나? (이런! 시작됐다. 상사특유의 "성과내놔라" 갈굼이가.)


중요한 곳에서 계속 막힌다며. 나는 그런건 두고보지 못하는 성정이라서 말야. 그리고... 말했던가? 한 때, 내 꿈이 심해의 해적선을 탐사하는거였다고.
(도대체 언젯적얘긴지 모를 이야기를 하며 먼저 2층으로 걸음을 옮긴다. 킹받는 손인사와 함께...)

(성격상 적당히 필수적인것만 장착하고 나머지는 마법으로 때우고 싶다만... 보는 눈이 없지도 않을테고, 다들 걱정도 할테고. 장비들 생김새가 기특?하기도해서... 기왕 하는거 바리바리 이것저것 꼼꼼하게 장비하고, 해치로 갑니다.)
(터벅터벅 오리발걸음.)

(응응, 그래야지. 같은 생각을하며 끄덕이고... 해치 열고 나섭니다... 잠수하러...)

(문득 그런생각이 들어 이동하다말고 잠깐 삐질... 하긴 했지만, 이미 칼은 뽑았다는 생각을 하며 서두르지 않고 유영해나갑니다. 심해 속 유일한 빛을 향해.)

나, 아까 너랑 대화하던 그 녀석이라고. 네게 이름도 붙여 준. 네 친구. (열심히 자기어필해본다. 자신의 모습이 그냥 물속을 떠다니는 치킨으로 보이진 않나? 좀 걱정스럽긴해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심해생물이라 눈은 나쁠테고, 의사소통도 어려운것같아. 자잘한건 다 먹을것으로 인식하는중인가? 일단 날 계속 봐주긴 한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으음, 대가리 굴려봅니다. 30분안에 할만한 뭔가 획기적인 의사소통 수단, 없을까. 지능롤 굴려봐도 되나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친구로 인식하기 전이었다면 사용해봤을텐데... (이것저것 챙겨오면서 혹시 모를 심해생물에 대비하기 위해 챙겨왔을뿐인 마취약물과 포획장비등을 만지작...)
...역시 그냥 한 번 번거롭고 마는 게 낫겠어. 오늘 이 이상 무리하는것도 좀 그렇고. (그 얼굴때문에라도, 다 떠나서 우리가 친구가 된것만으로도. 그는 결행을 망설였다.)
(누군가에게 "그 나이먹도록 그리 정많아서 뭣에 쓰겠냐"는 잔소리라도 들은마냥 자리를 피합니다. 에리니스 입장에서는 치킨이 킹받게 눈앞에서 살살 놀리다 사라져버린 것이겠다만...)

...아 이 조막만한 몸뚱아리 그새 피곤하다고 늘어지려드는군... (자그마한 몸에 갇혔다는 느낌이 들 때가 가끔 있다. 적당히 늘어져서 잠시 쉬면서, 에리니스가 해준 말을 머릿속에 뭉게뭉게 다시 떠올린다. "인간의 육체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구하지는 않습니까? 이곳에 온 순간, 가능성의 길은 열렸어요." )
그 시작이 너를 이용하는거라면- ...
(내 기준의 게걸스러움은 어떤것일까. 너를 짓밟아서라도 이용하기? 너와 함께할 길을 도모하며 탐구하기?)
(생각이 더 깊어져봐야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는걸 긴 삶을 살며 깨달았기에, 너와 오늘의 마지막 대화를 하기 위해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보니 배고픈데 밥 못먹어서 서럽다고 삐져서 웅크리고 있는거 아닌가 몰라... (어느새 딸래미 생각하는 아버지 말투가 된 건 덤이다.)



(중얼중얼하다가 흉터들을 발견한다.)
....?
.....에리니스를 다치게 할만한 존재가....? 있나...?
(저 아파트 7층만한걸?)
그리고 새삼 궁금하군... 저렇게 큰 존재가 지구상에 있다면, 생태계는 어떻게 유지된거고... 여태 발견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며... ...

아, 역시 마취시킬걸 그랬나?
(그러다가 콩콩 뛰는 심장 봄.)
...쯧, 아니다 됐다.
(아마 무한히 고민할듯.)
...자고있는것같은데 굳이 깨울 필요는 없나, 첫 자유시간을 이렇게 연구활동에 써버린 나도 쉬긴 해야하니까.

그럼, 잘 자라. 에리니스. 내일보자.
(마침 시간도 슬슬 소등시각인듯 하다. 연구동이 슬슬 한적해지고있는 이유도 그때문이겠지. 에리니스는 보지도 못할 손인사를 남기고 쉬러 들어갑니다.)





(적당히 씻고 옷갈아입고... 침대에 푹 늘어지듯 눕는다. 어느새 들려있는 서류 몇 장과 함께.)
(그런데 서류 보는 눈이 심상찮게... 흥미없어보이더니...)
에이... 이건 나중에. (적당히 책상 위로 내던진다. 그럴밖에. 지상에서 들고 온 잡다구리한 법적처리건들이다.)
당장은 내일 할 연구가 더 중하니까.... ...
(중얼대며 알 큰 에메랄드 반지나 몇 번 뺏다꼈다 손장난으로 가지고 놀더니...)

...(그리고 그는 정말 빨리 잠에 드는 편이었다고 한다.)

| 기준치: | 40/20/8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끄는 김에 눈뜨고 시간이랑 날짜도 확인...)
(게슴츠레-)

... ...
음????? (잠깸. 퍼드덕 일어나서 시계 다시 보고... 다른 전자기기의 날짜들도 전부 확인해봅니다???)

혹시 그 시간대의 내가 영원히 계속 심해로 내려오는 구조는 아니겠지? 도플갱어 만나면 죽는다잖아. ...아닌가? 가만...
...
어제 연구원들이 이상하게 별 반응 없었던것도 설마... 내가 아침부터 얼굴을 보였기 때문은 아니겠지...?
에이, ... 에이 설마. 생각이 너무 깊다. 지나쳐! 정신 차려...! (제 머리 퍽퍽... 치고 일단 밥 먹으러 터벅터벅...)
날짜 착각을 한 걸지도 모르고... 일단 사람이 밥은 먹어야지... (그런고로 오늘 아침메뉴 좀 알려주시죠.)


참, 그러고보니 어제 내가 저 심해인어에게 이름을 지어줬었는데 말이야... 기억하고있나? (마침 어제 만나 대화로 '에리니스'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알려준 연구원과 함께였다. 슬쩍 떠보듯 물어본다.)

참, 그리고... 제아무리 친구처럼 대화했다고 해도, 잠수복을 입고 심해로 나서는 순간, 나는 그저 한마리 먹잇감이더라... (허허 웃음...) 미리 언질하지 않고 냅다 나가서 그런건가 싶어서, 오늘 다시 시도해 볼 생각이야.
그리고 여러 동료들과 얘기해봤다고 해서 하는 말인데... 진짜 어제, 이상현상을 본 사람은 정말 나뿐이던가? 비슷한 얘기를 한 사람도 없었어?
피곤해서 헛 걸 봤다고 생각하려 했는데... 오늘 또 이상한 일을 겪어서 말이지.
그렇지만...그으... 보통은 연구원들이 접근하는 목적이... 샘플을 위해서잖아요. 어떤 형태든 자신을 해치는 것을 달가워할 존재가 어디에 있겠어요? 흉터 가득한 거 보니 방어적인 것도 제법 이해가 가던걸요. 엄... 방어... 보다는 그냥 없애버리겠다는 공격성이 강한 쪽인가...
그렇지 않아도 그 이야기 다 해봤는데 다들 금시초문이라고 하던걸요? 오늘은 또 무슨 일을 겪으셨길래 그러세요?

... ...
자네는 인간 이외의 지적 생명체를 마주한 경험이 얼마나 되지? (당연히 0에 수렴할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는...)
지적 능력을 가진 생명체는 보기보다 까다로워. 왜 그런지는 지금, 그래. 방금 한것처럼 '이해'라는 걸 해보면 어렵지않게 유추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그렇다고 책잡고 싶은 건 아니야. 원래 뭐든 간, 성과를 내기 전에는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손실이 크고, 아픈 법이거든. 그리고 실제로 나 또한 그러하지...
...지금 내 인생 손에 꼽는 위기를 마주하고 있어. 그거 알아? 오늘은 4월 1일이다. 그리고 어제도... 어제도 4월 1일이었지!
(원체 쾌활하게 말하는통에 이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분간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이게 무엇을 뜻하는걸까?

해봤자... 고래나 물고기? 애초에... ■■도 만나는 일이 거의 없는걸요? 이번이 처음이에요. 응원해주셔서 기쁘네요! 힘입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해를 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하려고 노력하면 못할 것도 없겠죠? 같은 존재다, 생각하고 하면... 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노력을 했다는게 중요하다고 봐요.
하하! 농담이시죠? 재미있는 소리를 하시네요! 오늘은 4월 1일이 맞잖아요. 꿈 꾸고 계신 거예요?

(특정 단어가 안 들린 것 같았는데.) 잠깐, 다시 말해봐. 고래랑 물고기 다음... 뭐라고 했지? 물소리때문에 못들었어. (괜한 핑계.) 원숭이를 말했던가? 바다에서 보기 어렵긴 한데. (이 또한 자연스러운척 밑밥 깔며...)


내가 모르는 비밀사항도 있던가? (이렇게까지 상대를 곤란하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뭔가 묘한 말에 눈썹 한쪽이 살짝 들린다...)

| 기준치: | 69/34/13 |
| 굴림: | 7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방금은 조금 사적인 질문도 섞여있었어서 넘어가겠다만, 난 내 돈 투자해서 벌인 사업에 내가 모르는 게 있는 건 어쩐지 용납이 안 되어서 말이야.
(짐짓 눈치채지 못한 척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래, 무슨 상황인지는 몰라도 이성적으로 생각해볼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고작 저 정도 표정으로 내가 속을 거라 믿는 저 알량함은 확실해.)
(이 얼마나 다행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자신을 얕보는 행운이란.)
(성심껏 속아넘어간 척 해준다. 고개를 끄덕이며.)
혹시 나몰래 어느 상급자가 부당한 사유로 혼내는 일이 있다거나, 내가 정한 적 없는 규칙을 내세워 곤란하게 하거들랑, ...지체없이 이쪽으로 찌르도록.


(어째 내 얘기 그나마 제일 잘 믿어줄 것 같은 존재가 너뿐인거같냐... 같은 생각을 문득 하며...)

(말 걸러 가기 전에...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책상부터 한번 슥 봅니다. 뭐 없나?)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4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거... 노망? 슬슬 죽을 때가 됐나...? (이런 중얼거림.)
(놀랐지만 그랬기에 오히려 침착하게... 이번엔 녹음기도 살펴봅니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럼... 그렇다는 건... 에리니스와 내가 했던 대화에서 우리가 떠올린 과거는....
그 시점에서부터 오류가 있었던 걸지도 몰라...
(중얼거림도 멈추고, 어느새 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른 채 생각에 잠긴다.)
(... 도대체, 일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거지? 난 지금 제대로 현실파악을 하고있는게 맞나? 놀아나고있는것은 아니야? 놀아난다면, 누구에게?)
... ... 에리니스는 아니라고 했어. 정말 아니라고... ,

... ... .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에리니스를 만나러 갑니다.)



어제 내가 봤다던 이상한 거, 기억해? 그거 아무도 본 사람이 없대.
그리고... 오늘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기분이야. 어제도 4월 1일, 오늘도 4월 1일... (까지 말하다 문득, ) 그러고보니, 에리니스는 날짜의 개념을 모르려나? 어제도, 오늘도... 심해는 깜깜하기만 하니까.

... 날짜, 라는 것은 인간들이 시간의 흐름을 알기 위하여 만든 것이 아니던가요? 카리아, 그것이 당신에게 문제가 되어요? ... 시간은 흐를 뿐 되감아지지는 않으니... 반복되지 않는걸요. 무언가의 고장이겠지요.

처음엔 단순히 기기의 고장인 줄 알았어. 하지만 모두가... 정말 모두가 오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하더군.
내가 본 것이 사실이고,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래, 도대체 어디부터 고장이난걸까 감조차 오질 않는걸...
... 뭐, 이건 내 개인적인 고민이고, 여기서부터는 네 이야기야.
오늘도 너에 대해 알고 싶은 건 많으니까.
전날, 심해로 널 몰래 만나러 간 일이 있었어. 잠수복을 입고있어서 그랬나 영 눈치를 못채던데... 기억 해?


(끔빡. 무슨 소리인가 되짚는 듯 하다가 일순 입가에서 커다란 물방울들이 뱉어진다.) ... 카리아 였을 줄은 몰랐어요. 알았더라면 그러지 않았을 터예요. ... ... 에리니스가 카리아를 다치게 하였나요?
무엇을 하려고 에리니스 곁에 왔나요, 카리아? ... 원하는 것이 뭐예요?

...잊고 있었던... 아니 아직도 기억나지 않는 언젠가의 기록도 발견했어. ...추측컨대 아마 너에 관한것일지도 몰라. 에리니스가 봤다던 과거의 나, 아마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나 일지도.
(쓴웃음을 지으며 널 바라보다가... 의외의 반응에 푸하하, 소리내어 웃음을 터트린다.) 이래뵈도 잠수에는 일가견이 있어서. 걱정마, 잘 피했으니까.
별 건 아니고 네게서 세포 샘플을 좀 챙기고 싶어져서. 어제도 말했다시피 인간은 조직 하나하나를 떼어놓고 조절할 수 있을정도로 섬세하지는 못해. 하지만 에리니스는 그게 가능하잖아?
여러모로 여태껏 본 적 없는 양상이라서 말이야. 어때, 조금 나눠줄래? 네가 다치지 않을 정도만.

(날카로운 손톱으로 창살이나 긁었다. 조금은 불만스러움을 표하는가, 혹은 투덜거림에 가까운가.) ... ... 본능적으로 친구라 칭하는 이를 삼킬 뻔 하였군요. 다른 이였다면 삼키고도 남았을 터인데. (두어번 얌얌...)
카리아라면 에리니스를 해부하여 관찰하여도 좋아요. 에리니스가 가장 작게 흩어지는 크기는... 카리아의 크기와 비슷하고 이는 자아를 가집니다. 뭍의 것에게 호의적이지 않으니 직접 와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것으로 하여요.

(얌냠대는거보고 괜히 한번 엄한 톤으로...) ...어허, 다른 사람도 안돼. 다 내가 고용한 사람들이라구? 물론 그래도 먹고싶다면야 어쩔 수 없지...(연구원들이 들으면 기겁할 소리를 잠깐 하다가...) ...그러고보니 식사량은 어떻게 돼? 배가고파서 먹는거야? 아니면 그냥 보기 싫어서 먹어치우는 편? 식사를 한다면... 주로 뭘 먹지? 육식파? 고래처럼 플랑크톤을 먹나?
말고도 궁금한건 많지만... 해부는 됐어..! 아직 듣고싶은 말이 많은데, 해부하면 너를 잃는 게 되지 않아? (이어지는 네 호의에 눈을 반짝, 빛낸다.) 그렇다면 가장 작은 너를 나에게 줘. 말고도 궁금한건 많지만... 다른 사람들은 물리고, 나 혼자 데리러 갈게.

(입 꾹. 잔잔하던 미간에 옅은 주름 생긴다. 지금 혼?난건가? 내가?) 먹지 않아도 괜찮지만... 무엇이든 먹을 수는 있어요. 살아 움직이는 것은 숨이 끊어졌을 때에만 취합니다. 무언가를 섭취한다는 행위는... 가끔의 변덕에 지나지 않아요. 동시에 방어수단이죠.
... ... 제가 죽을 것이라 생각하나요? 당신의 에리니스는 죽지 않지만, 원하지 않는다면 구태여 하라고 밀어 붙이지도 않을 거예요. ... 원한다면, 취하셔요. 무엇이든 내어드리지요.

(오... 이건 확실히 읽을 수 있는 표정인데? 어떤 생명체더라도 기분이 나쁘면 인상이 구겨지는 모양이군...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있는 채로 먹는것은 취향이 아니구나. 애초에 먹는 행위부터가 너에게 필수적인것도 아니고. ...방어수단이라 함은, 그간 너를 향해온 적대적인 공격에 대한 방어였다는것을 뜻하나? 듣기로는 네가, 인간이 만든것처럼 보이는 것에 쉽게 적대감을 보인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말이야.
(제 이야기를 실컷 한 후에야 네 표정을 뜸... 바라보며 덧붙였다.) ...너무 불쾌하게 듣지는 마. 나는 기왕이면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고. 지금 너를 탐구하는것도 그래서야. 선뜻 해부부터 하지 않는 것도.
...안어울린다는 이야기를 간혹 듣고는 하는데, 나는 보편적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이 일을 하고있거든. 내 탐험의 궁극적 목표도 거기에 있고. 에리니스도 이런 거, 시시하다고 생각하려나? 딱히 그럴 것 같지는 않은데. 너 또한 살생을 그다지 즐기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거든.
...죽지 않는다니 꼭 필요하다면 고려는 해보겠지만. (그래도 고집을 굽힐 생각은 없나보다. 미소에서부터 느껴지는 황소고집은 원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럼, 이번에는 미리 말 하고 가는 거니까 잡아 채지 말고 반겨주길 바라. 벽 너머에서 보자, 친구.

생을 멸하긴 하나, 생식은 하지 않아요. ... 카리아의 말이 맞아요. 인류가 만든 모든 것은 에리니스에게 있어 해가 되는 것 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들은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에리니스를 정복하려 하였고 멸하려 하였으니, 이에 따른 방어수단이었을 뿐이에요. (그것들이 바다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말 끝을 주욱 늘리다가 웅얼, 알 수 없는 언어로 무어라 중얼거리며 애매모호하게 말 끊어낸다.)
카리아, 그 말은 이해하기 힘드네요.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라 함은,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적어도 에리니스와는 그러하여요. 한 명과는 그럭저럭 잘 지낼 수 있겠으나... ... 과연 다른 이들도 같은 생각일까요?
... ... ... 에리니스에게는 어려운 이야기지마는, 시시하다고는 생각이 들지는 않아요. 타인의 목표를 비웃을 이유도 없을 뿐더러... 이루어냄을 폄하하고 싶지도 않군요. ... ... 지극히 짧은 유한한 무언가를 조금 더 이어 붙여 들리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으니... 감탄 중이에요. ... ... 물론, 에리니스가 원함과 맞지는 않지만. (물 속에서 슴박이고나 있다가) ... 상처 받고 죽어가며 원통하다 부르짖는 생명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는 법이에요. 모두 제 속에 살아가는 안타까운 생들인 것을. 전 당신이 말한 바다 그 자체니까.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더 편히 자세를 고쳐 잡았다. 어느 쪽을 주어야 할까. 손? 꼬리? 그 외의 부분? 따위를 고민하는 듯 문질...거리며.)

하지만 일이 더럽게 꼬여버려서 오히려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지. 그 복판에 서있던 나는 알고 있거든. 세상 사람 모두가 네가 겪어온, 공격적인 사람들 같지는 않다는 거. 나와 같은 마음인 사람도, 많다는 거. 그래서 포기할 수가 없어.
뭍으로 올라오면 많은 걸 알게 될 거야. 안온함과는 거리가 먼, 변덕과 격동의 지옥도를 보게될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벌써 질려하지는 말아주라, 내가 거기서 희망을 어떻게 찾는지 알려줄테니까. (기대되지? 그리 덧붙이는 말이 가볍다. 씁쓸함을 굳이 표정이나 행동따위에 담아내지 않았다. 이어,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가볍게 웃고는, 뒤돌아 7층을 나서는 걸음이 가볍다.)
금방 갈게-. (손을 흔들며 7층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장비실로 가서 기본적인 장비를 챙겨 나가기 위함이다.)

응급 상황은 이걸로 대비해두고. (어제 만지작대다 잠들었던 그 에메랄드 반지 하나 슥슥 닦아서 사탕처럼 입에 무는 폼이 한 두번 입에 물어본 솜씨가 아니다.)
(장비는 마쳤다. 해치를 열고 밖으로 나섭니다.)

(그럴수록 눈이 크게 뜨이고, 심장이 빠르게 뛴다.)
(카리아는 늘 이것을 즐거움으로 착각하곤 했다. 그렇기에 서슴없이 유영해 나간다.)
(거대하고, 빛나는.)
(그럼에도 이 미물에게 친구라 불러준 당신을 향해.)


(이어, 거대한 존재에 짓눌려 잠시 잊고 있던 자아가 고개를 들 쯤 해서야 어제와 마찬가지로 손을 천천히 흔들어 인사를 했다.)
차이가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는데... 목소리도 훨씬 크네. 고래가 인간이 되었다고해도 너보다는 작을 것 같아.
그래, 좀 더 가까이서 보니까 어때? 네 생각보다 작지는 않아? 이만한 너를 흩어낼 수는 있겠어?


혹시나 다칠까봐 대비책을 하나 마련해 오긴 했는데. (라고 말하며 맥락없이 씩 웃어보이면... 송곳니쪽에 걸려있는 반지 하나가 반짝이고, 다시 사라진다.) 나는 보석으로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거든. 작은 네가 진정할 수 있을때까지 꼭 안아주기라도 해볼까, 그런 생각으로 오긴 했어.
내가 여전히 좀 안일한 것 같으면 이 보석은 네 살을 취해간 뒤에 너에게 쓰도록 하지. 너에게도 내 마법이 통하는지 실험해볼 겸 해서 말이야.
어때? 아직도 내가 다칠까봐 걱정 돼?

... 무언가 반짝였는데... 아, 보석이라 함은 빛나는 돌을 말하는 것인가요? 제법 신통한 능력을 가졌군요, 카리아. 생명과 건강을 위해 일한다는 것은 당신의 능력에도 연관이 있었나 보아요. ... ... 그건 또 재미있는 생각이고. (입꼬리 미묘하게 비틀려 올라가 다시금 긁는 소리 낸다.)
쓰는 방향은 카리아의 몫이니 원하는대로 하여요. 당신의 능력이 에리니스에게도 통할지, 이것은 제법 흥미롭군요. ... ... 스스로 고칠 수 있다면, 미지의 무언가의 아주 일부분을 보여주도록 하지요. 도움이 필요하다면 청하는 것을 잊지 말고요. ... 그 전까지는 막지 않을 터이니.

참, 너에게는 그저 돌이겠지. 통찰력 하나는 끝내준다니까. 단번에 좀 더 심화론적으로 얘기해주자면... 내 가설 상, 치료는 아마 반쯤...? 아니... 거의 안 될지도 몰라. 인간이 그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돌일수록 치료 효과가 높아지거든. 하지만 너는... 아무래도 인외(人外)니까.
너에게도 흥미로운 실험이 되려나. 그래, 꼭 염두에 둘게. 내게는... 나보다 몇백배는 거대한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사실을. (짐짓 비장한 낯으로 입꼬리를 올린 채 끄덕인다. 준비는 됐다.)

... 아쉽게 되었네요. 인간들은 빛나는 돌을 숭배하니 효과가 좋겠군요. 가치가 높다고 하였는데... 추후에... 아, 나가지 못하니 줄 수도 없겠네요. 자아... 그럼... 미지의 날 것의 일부분을 당신에게 줄게요.

| 기준치: | 69/34/13 |
| 굴림: | 82 |
| 판정결과: | 실패 |
1

으, 으악! 이건 뭐 어떻게 말려야...! 야, 얌마! 진정을 해...!
(어쩐지 에리니스 쪽으로 도망치듯 헤엄치며 양 손을 뻗어 심해인을 진정시켜본다. 알아는 듣나? 전투개시인가?)

...진정... 하랬지...!
(빡, 하고 손날치기를 해보는데...)
| 기준치: | 25/12/5 |
| 굴림: | 1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 |

| 기준치: | 45/22/9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3 |

...와중에 왜 닮은 건데? 물론... 하기사... 네가 만든거니... (잠시 위쪽을 바라보며 한 눈 판다. 지금이라도 포기하고 네게 도움을 요청할까? 아니, 대화정도는 해보고싶은데.)
...이봐, 망둥어. 설마 대화조차 하지 않겠다는 건가? 네 공격이 통하지 않는 걸 보고도? (한번 운 좋게 피한 것 뿐이지만, 괜히 있어보이는척한다. 고양이 털펑하는 논리다.)

호오... 대체 어디서 나온 배짱인지 모르겠군...
(째지는, 짖는 듯한 목소리가 바다 속을 울린다. 기다란 제 꼬리를 물 속에서 흔들었다. 위에 슬그머니 보았다가, 당신에게 매섭게 휘어친다.)
| 기준치: | 45/22/9 |
| 굴림: | 100 |
| 판정결과: | 대실패 |
| 피해: | 4 |

뭐지...? 아...!

진정하면 내가 널 치료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이야.
(네 쪽으로 헤엄쳐 다가간다. 그러다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지면, 때를 놓치지 않고 손가락을 갈퀴 삼아 할퀴는 듯한 행동을 취한다. 네 비늘 끝자락 하나라도 잡아내려고. 제발, 내 손에 잡혀줘라.)
| 기준치: | 25/12/5 |
| 굴림: | 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2 |


...너, 내가 그렇게 싫으냐? (급기야 비늘들고 이런 질문을)

(잃은 꼬리 대신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이 남아 있다. 공격 수단은 하나가 아니니... 그대로 카리아에게 달려들어 물어 뜯으려한다.)
| 기준치: | 45/22/9 |
| 굴림: | 2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6 |

그렇다면 네가 품은 원념은 뭐지? 그래서, 인간을 해치는것만이 너의 목표인가?
그래도 알 길이 없는 기묘한 일에 의문을 품고 잠시 멈출 생각은...
... 헉, 멈추래도...! (가까이 다가갔던 탓에 위협적인 공격에 그대로 노출된다.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어 피해본다.)
| 기준치: | 40/20/8 |
| 굴림: | 3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30/15/6 |
| 굴림: | 47 |
| 판정결과: | 실패 |

... 에리니스, 부디.... 부탁이야.
미안하다, 멈춰...줘... (흐려지는 의식을 붙잡고, 죽음의 위기속에서 모순되는 그 이름을 부른다. 도와달라고.)

(눈을 떠서 주변 상황을 확인해봅니다.)

하, 미치겠군...
알아내려는게 무색하게 계속해서 신세만 지고 있으니.
(누워서 잠시 한숨 푹... 한것도 4초? 쯤이다. 몸을 일으켜병동을 나서봅니다. 내 치료는 내가 한다.)


혹시...? (급히 붕대를 풀어봅니다. 다 나아버린거 아냐? 뭐때문인진 모르겠지만?)

| 기준치: | 68/34/13 |
| 굴림: | 72 |
| 판정결과: | 실패 |

(전혀 1도 진정 안되어 보이는 말투와 행동거지로 붕대 위를 사방팔방 돌아다니다가... 병동에 걸린 시계로 날짜와 시간을 확인해봅니다. 여전히 4월1일인가? 시간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떻게 도와준 거지? 그 상처가 그렇게 쉽게 나을 상처는 아니었는데.


...알고싶은걸. 어떻게 나았는지 방법을 알기만 한다면... 그리고 그걸 다른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최고의 연구성과 아니겠어? 물론... 자초지종을 들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빤히 보는 시선에 드물게 쑥쓰러워? 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다가...)
...모험을 하다보면 많은 위기를 겪긴 한다지만... 생각보다 그리 목숨에 위험이 되는 일이 잦은 건 아냐. 모험은 전장에서 하는 게 아니니까.
그러니 무모해지는 경향이 있어 보이는거겠지... 그 때 일을 예시로 들자면... 그래, 그 정도로 분노와 원념이 짙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어.
하지만 그랬기에 얻은 성과도 있지. 네 객체들은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인간을 싫어해. 외려 그가 보기에는 '예외'인 내 존재가 의아하게 느껴질 정도로.


... 호오. 미지로 가는 것은 모험이지 전장이 아니라는 뜻이로군요. 매 순간 위험하지는 않으나... 예상치 못한 것들이 당신을 위협하는 것이고요. ... 미지란 그런 것이지요.
(내내 감고 있던 눈이 반쯤 떠졌다. 허여멀건한 눈동자, 동시에 금빛 머리카락 일렁이며 이따금 드러나는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선명히 붉게 빛났다.) 객체 뿐만 아니라 저도 그러하여요, 카리아. 눈 앞에 보인다면 당장에 찢고 싶고 그들의 숨을 끊고 싶으며 종을 멸절하고픈 충동은 억제하기 힘들어요. 오로지 그것을 위해 만들어지고 살아가는 것처럼.
당신이 예외처럼 보이는 것은... 단순히 저의 변덕이에요, 카리아. 전 인간의 추악함을 압니다. 그러나, 당신이 말하는 면모는 알지 못하지요. 구태여 알 필요가 있느냐 한다면... 인간의 언어로... 그냥, 이라는 말 외에는 근접한 단어가 없네요. 한계가 너무 많아요, 언어라는 것은. (철창을 까득. 손 끝으로 두어번 긁어내렸다가)
... 잠시 어울려주겠다는 겁니다, 인간 친구.

천운을 타고나기라도 했나... 잠시 어울릴 수 있는 친구가 이런 인외종이라니. 덕분에 불가해한 과정을 통해 몸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고, 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됐단것에, 우선은 하늘에 감사해야겠군. (약식인지, 아니면 엉터리인건지. 알 수 없는 가벼운 제스쳐로 하늘에 기도하는 시늉을 하곤... 하늘과 가장 멀리 떨어진 심해를 유영하는 네 붉은 눈을 바라본다. 제 것과는 다른, 아주 선명한 그 색을.) ...꼭 보석처럼 빛나는구나. (그리하여 저도 모르게 잠시 이런 감탄도.)
추악하기에 분노하고, 그렇기에 멸절하고싶을만큼의 충동을 느끼는 걸까. 마치 예전의 나 같군... 그때의 난 너와 같은 듯 다른 상황이었거든. (늘상 반짝이던 눈은 잠시 그 시절을 회상하며 어두워지고, 목소리도 가라앉는다. 마치 붉게 빛나는 네가 제 빛을 빼앗은 것처럼.)
인간을 위협하고, 인간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외계의 것에 대한 반발로 내 분노가 극에 달했을 시절이었어. 정말이지, 그것들에게는 멸절 이외의 것을 쥐어주고 싶지 않더군.

...너도 언젠가의 미래에 그러려나? 그 정도 힘을 가진 존재라면 그 꿈, 그 열망... 언제 이뤄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부디 나와 어울리는 시간이 조금 더 길기를 바라야겠군. 그동안 너에대해 조금이라도 더 파헤쳐서, 대비를 해야 하니까.
...너무 매정하게만 생각하는 건 아니야. 한때 친구였던 존재가 언젠가 친구가 아니게 되는 것 쯤이야 익숙해서 그렇지. 그래서 '아직' 친구일 때 서로에게 진심을 다해 잘해줘야 하는 것 아니겠어.
그러니 에리니스, 내게 원하는 게 있다면 너도 기탄없이 '부탁'해줬으면 한다. 너무 작고 힘없는 객체라 부탁할 것도 없다고 할 건 아니지?

... 이건 또, 새로운 이야기로군요. 비슷한 것을 느꼈던 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는데. 네. 카리아가 말하는 외계의 것이라는 그것이 인간을 향해 무엇을 하였는지는 알지 못해요. ... 아마, 그 때에는 심해에서 잠이라도 자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 그동안 저의 것들은 인간의 손에 괴로워하였고 끝내 종이 멸절 당한 것들도 있었어요. ... 제가 태곳적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인간의 멸종이 필수일지도 모르겠군요.
(긁는 소리 두어번 내다가 당신 쪽의 상찰에 기댄다. 머리를 대고 입꼬리 미묘하게 비틀어 보이고) ... ... 사랑하던 것이 비틀림은 한 순간에 일어나는 법이니까요. 당신이 많이 아프지 않았길 바라여요.
... ... ... 자비는 알지 못하니 언젠가는 이루어지겠지만... 지금은 당신이 있으니 많은 이들이 목숨을 구했을 거예요. 저와 이리 대화하는 순간만으로 당신은 수많은 이들을 구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세요, 카리아. (이죽임이다.)
떠나감은 변화함이고, 저는 변화를 좋아할 수 없어요. 아주 오래 곁에 있도록 하여요. (이는 부탁이라고 할 수 있나? 부탁? 어리석은 소리다. '부탁'이 아닌 '애원'에 가까운 무언가.)
당신과 있다면 기대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으니 그것을 깨닫기 전에는 어디에도 가지 말아요.


기막힌 엇갈림이군. 이로서 인간은 절멸의 위기에서 같은 인간들에 의해 구원되었으나, 스스로의 추악함을 해결하지못해서 심해에 잠든 필연적 절멸을 마주하게 된 역사를 갖게될지도 모르겠어. 그 끝에 너의 태곳적 모습을... ... 아, 그게 인간멸종 이후면 정말 아쉬운데. 네가 나의 마법을 보지못해 아쉬워한것만큼이나. 하지만, 너의 복수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아쉬움에서 그쳐야겠지.
아아... 말이라도 고맙군. (탄식은 꼭 상흔을 스치는것처럼 약간의 멍울이 느껴진다.) 기나긴 세월을 거쳐 위로받은 기분이야. 그래도 깨달은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네가 비틀리기전까지의 나는...계속 한결같이 네 친구일것임을 맹세하지. 알량한 인간의 맹세이니, 믿을지말지는 오롯이 네가 판단하도록 해. (인외의 감정이 어떤 구조일지 알 수 없으나, 꼭 저처럼 상처받지는 않길 바랐다.)
...말인즉슨,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인류의 멸절을 막는데에 일정부분 기여하고있다는건가? 인간이 잘났든 못났든 끝까지 인류를 위해 이용되는 팔자라니, 참 기구하구만 그래... (꼭 닮은것처럼 이죽인다. 자신을 향한 조소인듯.)
(이어지는 말에 잠시간 조용했다. 거절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네 의견에 조용히 동조하기 때문일까. 약간의 침묵끝에 입을 연다.)
우린 참 결이 다르군... 나는 모든 것은 떠나가고, 변화함으로서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 아마 그 생각이 나를 분노와 절망에서 탈선하게 만든걸지도 모르지. 그 변화가 그리 달가운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에... 오히려 그것을 꼭 의미있는 시련인것처럼 생각해서... 나 스스로를 달래곤 했던거니까. 그렇게 견딜만해지고나면, 세상을 향한 분노도 가라앉고 말더라.

...
...실은 내가 그저, 바다가 좋아서 그리 하는 것 뿐이지만.
(마음이 바다에 있기에, 바다에 사는 네가 취한다고 여기려면 얼마든 취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을 온전히 취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틈새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덧없이 작고, 끝없이 변화하는 마음을 취하는 것은 딱 거기까지가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모래알같은 핑계와 함께 쥐어내는것.)

본디 지성 가지며 문명 가진 존재란 그런 것이 아니던가요. 절멸의 위기를 손 잡고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지만 두 이면을 가진 존재는 선함과 악함을 분별할 수 없으니 선한 것이 악하고 악한 것이 선함이 되지요. ...태곳적의 조각은 남겨볼까요. ... 저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를 실로 애틋하다 여겼던 적이 있어요. 무엇이든 해주고 싶었고 모든 것을 내주었던 이랍니다. ... ... 아픔을 주었던 것들만 존재치 않아진다면 돌아갈 수 있지요. 아까 전의 인간은 아쉬움이란 기대의 원천이라 하였더랩니다. 이를 그치는가, 혹은 취하는 가의 다름이 있으려나.
... 인간을 믿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이 측면에서 본다면 불신이, 저 측면에서 본다면 맹신이 되겠지만... 적어도 당신은 부러 제 믿음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였어요. 그러니 믿겠다 감히 말해보겠습니다. ... 친구라는 이름에서 복수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요, 카리아.
어찌 생각하든 그것은 당신의 자유이긴 하지만... 적어도 제가 이곳에 있는다면 바다에 올라온 인간들은 무사하기에 그러하지요. 결과론적의 이야기일 뿐이에요.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이러한 결과가 났다, 정도의 미미함일 뿐.
... 곁에 무언가가 있던 이와 없던 이의 차이라 보아요. (잠시의 간극이다. 일 초, 이 초, 삼 초... 그리고 다시 입을 연다.)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여요. 당신이 저와 같은 것을 느끼는지도 알 수 없고 인간의 언어는 한계가 명확하여 표할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이 있지요. 그렇지만 카리아. 카리아가 말하는 것은 견딤이 아니라 지침 아닙니까? 시련이라고 생각을 해야 견딜 수 있던 것 아니에요?
... 제가 무어라 한들, ... ... 모든 것은 당신의 선택에 의함이고 욕망에서 나온 자유의지를 존중해요. 당신이 모르는 채로 묶어두는 방법도 무한하나... 당신을 온전히 속이는 것은 인간의 상식에 무지한 저로선 방법이 없는 듯 하여서.

그렇다면 역시 나도 최선을 다 해 살아볼까? 꼭 네 최후에 남게 될 태곳적의 조각을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주는,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할 바에야... 기왕 인간의 기대수명을 훨씬 넘겨 살아가고있는 거... 끝까지 살아남아 그 끝을 보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물론, 난 그때도 널 내 친구라고 여길거다. 아마 죽는 그 날 까지도 그럴테지. 그 복수의 화살은 그저, 네가 얻은 고통과 그에 따른 판단의 결과임을 잊지 말아, 에리니스. 네게는 언제든 멈춰서서 돌아갈 심해같은 친구가 있다.
그래, 정말 딱 그 정도의 의미로만 생각해야겠어. 지난한 삶 전부 돌이켜 의미부여해봐야 무거워서 살기 힘들다고. ...참 위로가 되는 군. 네가 이리 거대한 녀석만 아니었어도... 네 머리를 몇 번이고 쓰담아주고 싶을 만큼이야.
...시련이라고 생각해야 견딜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 ...(이쯤해서 귀가 조금 간지럽다. 제 귀에 손을 슬 갖다대어 만지작댄다. 불편한 이질감, 정곡을 찔린 아픔 등이 동시에 그를 괴롭힌다.) 모른다는 거 치곤 꽤 정곡인데. 더는 아무것도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마침 내 마음속을 뒤덮고 있는 참이긴 했어. 그래서 새로운 인연 따위 쌓지 않아. 전부 애송이 취급해버리고 거리를 둬버리지. 그렇다고 여태껏 살아온 관성을 무시하고 싶진 않아서 죽지도 못하고... ...
...
(찰랑거리는 소리가 이토록 거슬린 적이 있었나. 잠수하면서 몇번이고 듣던 건데. 하지만 난 지금 심해에 가라앉고 싶다. 이렇게 얕은 물에서 깔짝이고 싶지 않아. 할 거면 차라리, 확실하게 가라앉아서, 두 번 다시 물 밖으로 나오지도 못 할 정도로 - )

눈에 보이는 술수를 부려도 대충 속아넘어가주려던 내 마음이 무색하게 순진한 고해를 하는구나. 그렇다면 이쪽도... 언제든 내 자유의지가 심해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네게 말하도록 하지.
그리고 그게 지금은 아니라는것도.
...그런데 말이야... 나, 몸이 좀 이상한 것 같아. (결국 못 참고 고개를 옆으로 털어내본다. 역시 해결은 안된다.)
...귀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나서. 치료의 부작용인가?
그리고 이건 아까 전에 에리니스랑 했던 짧은 문답에 관해서 정리한 거예요. (간단한 보고서 내밀었다.)

바로바로 써오는군. 잘했어. (칭찬은 후함.) 우선은... 샘플 확인부터 하러 가볼까? 보고서는 이동하면서 읽어도 충분히 확인 가능할 것 같으니까.
(아무래도 자리를 떠야 할 성 싶다. 뒤돌아 다시 에리니스를 바라보고) ...대화는 다음에 계속하는걸로 할까? 우선은 너를 우리의 방식대로 좀 알아보고 올테니까...
...참, 다음에는 왜 웃었는지도 물어볼 거야. (처음으로 단정지었다. 그 소리가 웃음소리라고.)


...아, 그래서 내가 필요하다 했군? (신종 체세포 연구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양반들이 어째 나한테 순순히 양보한다 했다...)
역시, 친구와 함께라면 든든하다니까... (어쨌거나 이쪽도 연구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서. 발걸음 가볍게 샘플실로 향합니다.)



(조금씩 잘라내서 냉장, 냉동, 실온 보관용 샘플로 만들기를 시도합니다. 잘 잘리긴 하려나...)

(중얼대며...인간답게, 제 뜻대로 정의내린다.)
(샘플들은 각각의 용도에 맞게 보관해두고... 남아있던 살점 중에 또 조금을 잘라내어... 이번엔 염기성/산성 반응을 실험해본다. 가령... 황산 한방울을 작게 잘라낸 샘플에 떨군다면, 그것은 녹아내릴까?)

(초 대 흥 분 상태가 된다. . . . 복구 된 세포를 현미경으로도 관찰해본다. 다시 한 번 황산 한 방울 떨궈가며. 어떻게 복구되는거지? 복구 과정이 어떻지?)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4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67/33/13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3

(제 신체에 직접 닿는 일은 없게 꽁꽁 싸매놓고 있음에 감사하다가도...)
저거 장갑까지 뚫고 들어오는 건 아니겠지? (찝찝...)
(다음에는 어떤 공격에도 다시 복구되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다. 황산공격은 이미 어느정도 검증됐으니... 핵을 잘게 썰어보기도하고, 손상된 세포가 복구되기전에 다른것과 이리저리 뒤섞어보기도하고. 정말 어떠한 상황에서도 다시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지.)
...이 모든 실험을 다 통과하고도 이 샘플들이 전부 멀쩡하다면... 흉은 그냥 본인이 남기고 싶어서 남겼다고 밖엔 설명이 안돼. (그러고도 남을 존재라 생각했다. 분노를 제 몸에 기록해두듯이.)

(이번엔 체세포를 하나의 객체, 생명체로 인식한다는 가설을 놓고, 녀석에게 포도당을 줘 봅니다. 흡수하나? 흡수해서 사용하나?)


필요에 의해 섭취한다는 말을 듣기는 했는데... 딱히 복수심에 응징하듯이 먹는다기보단...
이 정도면 그냥 먹는 걸 좋아하는 거 아닐까...? 잘 먹잖아... (덕질한다.)
(그럼 이제 의사소통은 되는지 궁금하다.)
후각기관이나 섭취기관이 따로 보이지 않는데도 잘 먹었단말이지.. 내 말이 들릴지도 몰라...
에리니스, 오른쪽으로 오면 내가 소고기 다섯 점 줄게. (라고 말하며 왼쪽에 소고기 1점 놔둠.)

(또 해볼 만 한 실험이 있을까? 머리 굴려본다...) (지능 롤 가능할까요? 메타적으로 놓친 게 있다던가.)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4 |
| 판정결과: | 실패 |

oO(나 왜 먹고있지? 모르겠어... 근데 쟤가 먼저 부드럽고 만낭만낭하고 축축했다고... 아니 이게 무슨생각이지? 모르겠어...)
(우물우물... 저도 모르게 씹어본다. 식감은?)


(씹던걸 저도모르게 본능적으로 꿀떡 삼킵니다. 삼켜지기는 합니까? 이상반응은 없나?)

(아니, 솔직히 기왕이면 생고기 같은 식감이니 익혀 먹어도 좋지 않을까? 한 점 먹어서는 배가 부르지도 않고... 는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 ...
...헛,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정신차려보니 작은 조각을 하나 더 구해와서 이번엔 열을 가하고 있는데...)
(익혀지기는 하나...? 기웃...)

(열을 가하는 건...세포가 안 돌아오나...? 관찰...)

(슬슬 맡길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 잘랐던 세포들을 이리저리 슬라임 합치듯 합쳐놓고 -이럼 너네 합쳐질 거 아냐 그치 에리니스들아?- 연구원들 찾으러 회의실로 나섭니다.)




(정신차리고... 아니 근데 나 이러는동안 아무도 안지나가줬어? 이 칼퇴 연구원들아!)
(조금 속상해 하면서 회의실 뒤져봅니다. 얼마 안지난거같은 기억만큼은 확실하니까...두고 간 자료라던가 좀 남아있는 거 없나? 날짜에 관련해서? 설마 다 4월1일인건 아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우선은 3층으로 내려가 봅니다.)


(적당히 여기서 쥐새퀴마냥 비스킷 하나 뜯어서 입에 밀어넣고 마저 살펴봅니다. 겁나 핵불닭매운맛과자같은건 없던가? 에리니스가 통각을 느끼는지, 아니면 그것도 그냥 먹을걸로 치는지 궁금한데...)

(근데 이미 입에 몰래 훔쳐먹은 비스킷이 물려있다. 얼씨구나 이미지 깎아먹기 성공이다.)
어어..음...(일단 인사. 그리고 고민. 여기서 더 깎일 이미지가 있나? 아니 글쎄 그닥.)
(나는 이미지 깎이는걸 두려워하나? 사실 그것도 그닥.)
혹시 여기 과자 있나? 매운맛... 엄청 매운맛으로.

(내가 행운판정을 해본다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 |
| 판정결과: | 대성공 |
(?)

이런 걸 구비할 생각은... 누가 했지...? ... ... . (여러의미로 대단한데.)

그건 그렇다치고... 여기서 일 한지 얼마나 됐지? 점점 바다 그 자체가 되어가는듯한 느낌인데. (직원을 빠안...)

이렇게 많은 물건을 계속 비슷한 신선도로 유지하려면 꽤 수고롭겠군. 다음 물류 들어오는 날엔 나도 좀 돕고 싶은데 말야... 그 때가 언제인가?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렇잖아도 직원들이 전부 수상하게 느껴지던 차에... 눈에 저런 게 들어오면...)
(또 그때처럼 도망갈까 싶어져서... 일단 붙잡아보게 되는것이다.)
(벽쿵으로.)
...아니야, 아니야. 내가 신경쓰여서 그래. 쉬이, 잠깐 그대로 가만히 있어봐. (?)
(가만히 있어주나? 안 하면 어쩔 건데? 턱 끝 잡고 고개 살짝 옆으로 돌려서 목 근처 확인해봅니다.)

딱히 뭘 하려던 건 아니야. 급히 확인할 게 있어서...미안한데 조금만 참아봐. (라고 하더니 이젠 목덜미에 코까지 들이박아버리는데... 짙은 바다냄새도 사라졌나?)

(적당히 거리두고 눈 맞추며 그렇고 그런 오해받기 딱 좋은 질문 한번 더 해준다...)

(남은 건... 원칩...뿐인가...? 그는 원칩을 내게 주고 사라져버린건가...?)
(쩔수없지... 터벅...원칩들고 1층으로 가봅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0 |
| 판정결과: | 실패 |

뭐지, 나 정말... 피곤한가? (뒷통수 벅벅...하며 다시... 갑니다.)


오늘은 이것까지 확인해보고 잘까...
어차피 일어나봐야 4월 1일일테니. (까지 말하고 순간 멈칫. 나...적응해버린걸까나... 같은 생각.)
...(이윽고 고개 도리도리 털고 2층으로 갑니다.)


음... 위험하진 않겠지...? ... ... .
잠깐이니까...!
(가져온 손전등 켭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실패 |

다 도망갔거나... 에리니스가 먹어버렸거나... 이려나? ... ... .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별 특이성은 못찾았는지, [에리니스?]도 멀찍이서 살펴봅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되짚어 생각해봅니다. 나는 그걸 기억하고있나?)

| 기준치: | 64/32/12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영원히 반복 될 것만 같은 4월 1일,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음.]
[아무도 이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음. 오히려 수상쩍게 굴고 있다. 정확히는 인간이 아닌 것들과 대화하는 기분마저 든다. 그들은 연구 이외에,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의구심과 두려움 등을 가지고 있지 않아.]
[기억이 손상됐다. 나에게는 어떠한 최후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것이 분명하다.]
[결론: 이곳을 빠져나가지 않는 이상, 내게 미래는 없다.]
(정말 그래도 괜찮은가? 상관없나? 내게 미래가 없어도? 어떠한 결론에 다다르고 난 이래, 한참을 수첩을 노려보다가... 시선을 위로 들어 에리니스가 있을 곳을 바라봅니다. 에리니스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 ...너, 뭔가 숨기고 있는거지.

말을 조금 다르게 해볼까요?
당신이 묻지 않았을 뿐이에요.

...내가 물어볼 수는 있을만한 환경이었고? 아아, 그래. 혹시 그래서였나?
알면 뛰쳐나갈게 뻔하니, 영영 모르게, 묻지도 못할만큼 까마득한 바보로 만들어서라도 여기에 두고 싶었던 거야?
그 모든 말이 진심이었다면 내가 여기에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 또한 진심이었을테니.
대답해, 그렇게해서까지 내가 여기에 남아있어서, 이곳이 남아있어서...
그리고 네가... 이렇게 갇힌 채로 계속 유영한다해서... 네가 무슨 이득이 있는데.

네. 모든 순간이 진심이었어요. 당신에 대해서 알고 싶었고, 궁금했고... 실제로 당신은 제게 새로운 것들을 알려주었지요.
한낱 유희에 이득을 논함은 어리석습니다. ... 단지, 당신이 제 손에 들어왔기에 잠시나마 관찰하고 싶었을 뿐이고... 당신도 얻은 것이 있지 않던가요? 다분히 즐거워하였잖아요.
당신은 저를 알아가고 싶어했고, 저는 당신을 알아가고 싶어했어요.
... 이를 위한 장소를 꾸며뒀을 뿐인데...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까?
환경은 충분할 터인데.

...그렇다면 이것도 알아둬. 내가 어쩌다가 이곳에 오게 됐는지 알아야겠어. 내가 나이들고 지쳐서가 아닌,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기억이 조작됐다는 사실만은 받아들이기 어려우니까.
내가 그간 네게 묻지 못했던 것들, 이제는 다 털어놓으라고. 알겠어?!
(저도 모르게 네게 윽박지르고야만다. 그런다고해서 그게 그리 위협적인 목소리일까? 그렇지도 않을텐데.)

(철창 잡는 손, 느긋하게 긁어낸다. 제대로 된 소리가 들리지는 않으나 선명하게 긁힌 흔적이 남았다.)
쉬고 있던 절 발견한 것이 그곳에 있는 생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 됐었지요. 제가 한 것은 배를 반토막 낸 것 뿐인지라 살아있는 이들은 살았을 것이고 죽은 이들은 죽었겠죠. 이에 큰 의미는 두지 않았습니다. (순순히 털어둔다. 네가 원했으니, 난 들어주는 것이니까. 얼굴의 근육이라는 것을 조금 당겨본다. 애처로움을 흉내내는 듯 했지만... 잘 됐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봤자 미묘할 뿐이고.)
... 그리도 속상하고 화가 나요? 억울한가요? 제가 한 짓이 그리도 당신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었나요?
... ... 저를, 떠나고 싶은가요? ... 이제는, 에리니스가 싫어요?

... ...아니, ... 그저 나는...
(허나 입을 열기 시작한 순간부터 드러나는 것은 혼란함이다. 정처 없이 흔들리던 시선은 결국 고개를 숙이고 이마를 짚는 등의 행동으로 완전히 가려지고 만다.)
(탐구한다는 것이 인간의 권능인 것 마냥 착각하던 시절이 너무 길지는 않았던가? 역으로 자신이 그런 일을 겪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것에 분노해야하나? 저이는 그저, 가증스럽기만 하던 인간의 갖은 행태가 궁금했던 것이 아니던가? 인간 외적으로는 충분히 이해가능한 선이지 않느냔 말이다. 그가 인류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전제 하에.)
...여전히 고마운 마음은 있어. 네 궁금증이 풀릴 만큼은 이곳에 머무는 게 내 보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내게 그 사실은 전혀 시시하지 않아. 그마저도 너에게서 알았어야 했을 정보니까.

...
네가 싫은 건 아니야. 하지만 이곳에 계속 머무른다해서 내게 과연 유의미한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군.
잠깐의 시간 정도는 함께해줄 수 있겠어. 너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은혜 갚기 같은 거지. ...이 정도 감정은 이해할 수 있겠나? (네가 어설피 흉내내고 있단 것 쯤이야 이미 배려의 영역으로 넘어갈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기에.)

인간의 과학과 기술력의 한계는 현재로서 극명합니다. 심해의 바닥도 제대로 밟을 수 없는 이들이지 않던가요? 얼마의 시간을 들이든 저라는 종을 정복해 냄은 인간에게 있어선 불가능한 영역이며 그리 둘 생각도 없습니다.
당신에게 인간이 말하는 정이라는 것을 품었다 답할 수는 없으나 무언의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지요. 무료하며 분노하고 거칠기만 하였던 생 중 아주 짧지만 나름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하여두지요. ... 오는 것이 있어야 가는 것이 있고, 당신이 제게서 무언가를 더 이상 얻을 수 없다면 제 호기심을 채운다고 하여 의미가 있어질 시간은 아니에요.
(철창을 쥔다. 그대로 우그려졌다. 아주 쉽게.)
... 원한다면 떠나요. 보내주겠다고 하였던 것 같은데. ... 제 육체도 취했겠다... 원한다면 같은 존재가 되어 이곳에 남아도 좋습니다.
당신이 '부탁'한다면 무엇이든 이루어줄게요.

...지금으로선 그렇겠지. 난 인간의 가능성을 믿는다. 그건 감히 너의 능력을 아득히 뛰어넘을 기술력을 갖게 될거라는 의미만을 내포하는게 아니야.
네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구태여 흉내 낼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 것... 인간에게는 그것이 특장점이라고 생각하거든.
이별 이후에 무료하고 분노하고 거칠기만 한 생을 마저 이어나갈 생각인가? 내가 너라면... 아니, 네가 조금 더 '인간적인' 생각을 한다면... 나처럼 탐욕스럽게 그것을 쥐어나갔을텐데 말이지. 우리 이전에 했던 약속을 핑계삼아서라도 말야.
(우그러지는 철창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겁을 상실해서일까? 아니, 그는 당신을 '신뢰'했다. 자신을 해치지 않을것이라고.)
그래, 나는 이제 이곳을 떠날 생각이다. 먹어서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건가? (어쩐지 홀린듯 집어삼키게 되더라니...같은 생각을 잠깐...) 같은 존재가 되는 것까지는... 글쎄, 네가 어느정도 그 유희를 스스로도 탐닉할 수 있을때까지로 미뤄두고 싶은데.

함께하자, 에리니스.

본디 저의 존재 의의는 복수이기에 그러할 것이겠지요. ... 저에게 인간적임을 바라지 말아요. 그것은 모욕입니다. 이해할 수도 없음을 억지로 흉내냄보다 어색하며 거리감 생기는 것도 없지 않습니까? ... .. 약속이라는 것은, 조금 고민을 해볼만 하지마는... 이마저도 당시니 없다면 무용지물인 것을요.
(이번에는 한쪽 눈썹이 들린다. 이것은 명백한 놀람의 표시임이 분명했다. 호오,)
당신이 물 속에 남는 것이 아닌, 저를 끌어올리겠다는 소리입니까? 뭍의 이들은 절 본다면 정신조차 제대로 차리지 못할 이들이 태반이며 수많은 것들이 우려를 표하고 수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당신을 몰아세울 것임에도 불구하고? ... 제 겉껍질에 묶이지 마십시오. 아무리 친근하다 한들,
저는 당신의 에리니스가 아닙니다. 아시지 않던가요?
... 원한다면 되어 줄 수도 있지만, 흉내냄으로 당신의 마음에 들 것 같지도 않아서. 취한 것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네가 이 세상의 가장 특징적인 강자이니 인류를 다 쓸어버리겠다고 마음먹은것이 논리적이고 합당하다 할 정도로.
하지만... 하지만 나는 아무래도 인외적 존재가 되긴 그른 모양이다. 지금도 인류를 살리기 위해 너와 공존을 택하고 싶어지니까.
그래, 에리니스. 나는 살아가는 것의 지저분함이 어떤 것인지 네게 알려주고 싶다. 감히, 순백한 네 손에 얼룩을 잔뜩 묻혀버려서라도, 그 의미를 네 영혼에 물들여버려서라도 인류를 살려야겠다는 이기심부터 든다면, 너는 어떻게 판단하려나... 궁금하군.
이제와서 무슨 부탁이든 다 들어주겠다던 그 말이라도 철회하려나? (비꼬는 투는 아니었으나, 그 어느때보다도 탐욕적인 질문이 너를 향한다. 그렇지 않나? 앞뒤 가리지않고 갈구하고자 하는 욕망중에 제일은... 생존을 갈구하는 욕망이니까. 그게 자신이 아니라 인류를 향하고 있음에서 오는 기이함은 여기서 구태여 따지지는 말자.)
참 신기한 일이지... 그 무엇보다도 인간이 증오스럽고 싫다던 네가, 인간들에게마저 가장 인간적인 영웅 중에 한명이라며 추앙받기도 했던 나를 예외로 두었음이. 스스로 약점을 만드는 게 취향인가 싶을 정도로. 미안하지만 이 상황, 내 입장에선 기회처럼 느껴져.

그 모든 것은 인류를 위함이니... 당연히 인간들이 보고 놀랄 모습을 취해서는 안되겠지. 그런 건 불가능한가? 힘들다면 얼마든지 너 혼자 머무를 공간을 위에 마련해 볼 수도 있어. 물론 크기가 계속 그런 상태면야 곤란하겠다만은...
...
그런가. 에리니스는 너와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랐나? (참혹한 기분이 든다. 나는 또 무엇을 잃어버렸던가.) 이로서 인류는 가장 순결한 죄의식을 잃어버리게 되었군.
...네게서 에리니스의 흔적을 더 찾을수는 없다는 것 쯤이야, 계속된 대화로 어느정도 파악은 하고 있었지만...최후를 듣는 건 또 다른 기분을 주는군. 역시 더는 잃고 싶지 않아.
그런 의미에서 너와 함께하고 싶고, 네가 계속 에리니스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 좋겠군. 내가 무엇을 잃었는지 좀 더 명확하게 느낄 수 있게.

... 이기적입니다. 결국 박해 받은 이에게 강자로 군림한 이들을 이해하라 말하는 것이지 않던가요? 이해하고 공존하며 서로를 알아가면 분명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세상의 끄트머리에 서 있는 이들을 아주 낭떠러지로 떠밀지 그러십니까. 존재마저 잊혀 사라진 이들에게 가혹하여요. (이는 대체 누구의 생각인가? 누구의 목소리던가? 뭍의 것 하나 모르는 그것이 대체 무엇을 알기에? 이는 그것이 아닌, 세상의 미움받이 자처하였던 이의 호소였다. 스며든 원망은 거대하였으매 잠들었던 것이 날뜀이 분명하다.)
... 당신은 매번 제게 잔인해요.
(입술을 두어번 만지작 거리던 것이 손 내린다.) ... 진창 구르며 살아가는 지저분함을 제게 가르치려는 겁니까? 무슨 말을 하는지는 제대로 알고 있습니까?
... ... 당신은 저를 죽이고 싶어하는군요, 카리아. 존재 의의를 잃게 만들려는 생각이야.
당신을 알아가자 하였던 것은 제게 있어서 가장 큰 실수이자 불행이라고 정의를 해보지요. 뭐어, 그마저도 의미가 있나 싶지마는...-. 인간적인 영웅이여, 바다 위에 뜬 애송이에 불과한 이가 얻은 칼날을 제법 잘 휘두르더이다. 철회할 생각은 없으니 탐하여 보십시오. 유흥이 길어질 뿐이지 않덥니까. ... 짧은 순간이지만 당신에게 물들었을지도 모르겠군요. ... 끝이 존재의 죽음임을 확신하는 순간에도 어째 물러설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은 나쁘지 않은 기분입니다.

하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만, 제대로 된 인간의 육체는 아닐 텁니다. 그럼에도 좋다면. 당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절 새롭게 빚음은 어렵지 않아요. 겉모습이라는 것은 담는 그릇에 불과하지 않겠습니까.
(느긋하게 눈 감아내며 몸 기대듯 뒤로 기울인다.) 온통 질려버린 것이겠지요. 지쳤을 겁니다. 처음으로 믿어보고자 하였으나 바뀌긴 커녕 더욱 더러워지는 세상을 보고 있으니 참담함 금치 못하고 생 넘겼으니. 당신이 그리도 사랑하고 믿던 이들이 곁의 이를 잃게 만들었군요. 처음의 모습이었다면 후회함도, 배신감도 없었을 터인데... 한 줄기의 빛은 때때로 더욱 커다란 절망을 주니까 말입니다. ... 당신이 보여주었던 빛이라 하던데, 맞습니까?
더는 잃고 싶지 않아, 라면... 대체품이라도 필요한 건가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아. 귀하고 소중하며, 아름다운 것들은 꼭 약자의 편에 서있었고, 그렇기에 탐욕의 손길에 의해 수도 없이 더럽혀지고 희생 당했으니까. 그렇게 세상은 미래로 나아갈수록 점점 더러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상이 그러한 것마저 부정할 생각인가? 가혹한 것을 가혹하지 않다고 하면, 그 끔찍한 진실이 심해로 사라져 도망이라도 치더냔 말이야. (네가 꼭 뭍에 대해 뭔가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되받아친다. 그간 느껴온, 자신의 억울함을 한데 담아.)
그래, 너를 죽일 거다. 네가 너 자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그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을 깨부숴서라도 너와 함께 할 거야. 그게 내가 너를 살리는 방식이다. 싫거든 지금이라도 나를 내쫓는 게 좋겠다만... 듣자하니 그럴 것 같지는 않군. 그간 너를 탐구하면서 나에 대해서도 알려준 것이 이런식으로 도움이 될 줄은 몰랐는데... 그래, 얼마든 나를 닮아가 봐. 그것이 너를 죽이고, 너를 물들이는 길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삶이고 모험이지 않겠어. (비틀린 듯, 때묻은 듯 하면서도 한 세월을 풍미했던 언젠가의 미소는 여전히 그 얼굴에 띄워질 줄 알았다.)
인류를 걸고 데스매치를 하자는 건가. 나를 어떻게 해야 진정으로 죽일 수 있는지까지도 깨달아버린 모양이야. 그럼 난, 그런 미래따위 오지 않을거라며... 걱정조차 하지 않는 모습으로 대꾸해주도록 하지. 마음껏 그 음침한 상상력을 뽐내보도록 해. 너는 어차피 내 손에 죽는다. (괜스레 주먹 꾹 쥐어 보인다. 웃는 낯으로.)
얼마나 이상할지는 모르겠다만... 그때 그 심해인처럼 공격성만 너무 두드러지는 녀석은 삼가줬으면 좋겠군. 그나마 네 사정 잘 알고 보살펴 줄 수 있는 사람이 나일텐데, 그런 내가 그때처럼 정신이라도 잃으면... 그건 너무 끔찍하지 않겠어? 너에게도.

...아니, 지금 내 손에 쥔 것을 잃고 싶지 않다는 것 뿐이다. 걱정 마, 너를... 진짜 에리니스처럼 대하지는 않을 테니, 네가 헷갈릴 일은 없을 거다.
너는... 그저 모든 약자의 대변인, 복수의 원념, 인류 최대의 모순이자 약점으로 내 곁에 존재해주면 돼.
꼭 에리니스와 닮긴 했지만, ...에리니스는 아냐.
에리니스는 너보다 착했으니까. (마지막 말을 할 때엔 웃지 못했다. 마음이 너무 쓰리듯이 아파와서.)



(말하면서 느낀다. 아, 온통 거짓투성이의 현실로 돌아왔다. 오롯이 인류 하나만을 위해.)


더는 가망이 없다면...
...
우선, 돌아가시죠.
돌아가서 상황도 정리하고... 설명도 해야 해서... 할 일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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