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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가슴을 뛰게 하는 소식은 또 없을겁니다.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찰텐데 당신은 그 미지의 생명체를 연구하는 프로젝트에 참가할 기회까지 얻었습니다.
 
아니, 얻어낸 것이 맞습니다.
 
기회라는 것은 쟁취하는 것이고 당신은 이를 거머 쥐었으니.
 
원래라면 생태 보호를 위해 추적 칩만 붙이고 방생하는 게 보통이나 이 생명체는 너무나도 특이했고,
 
발견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기에 상처의 치료를 위해 포획했다나요.
 
그 특이성 때문인지 전 세계가 이 생명체에 주목했다고 하죠.
 
그 결과 그 생명체의 관찰 및 연구를 위한 임시 해저 기지의 설립 또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당신이 인수한 이 곳은 오로지 그 생명체를 관찰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입니다.
 
안전요원: 지형이 특이한 곳이라 잠수함으로 바로 진입이 아닌, 발견된 지점까지 항해 후 그 주변에서 들어가야합니다.
 
구명조끼를 단단히 매준 안전요원이 당신을 걱정스럽게 보며 연신 당부합니다.
 
아무래도 그럴 수 밖에요.
 
카리아:(누가 누구 걱정을... 같은 생각을 하지만, 자신도 이런 상황은 또 처음이니까. 고분고분 말 잘듣는다. 당부에도 연신 끄덕여준다.)
 
'그것'을 가둔 창살과 웬만한 7층 이상의 건물 높이의 구조물을 연결한 연구소 에어리어A.
 
말로만 듣던 그곳에 가는 겁니다.
 
그 거대 해양 생물을 연구할 수 있는 자격으로 말이죠.
 
설레나요?
 
새로운 시설이?
 
새로운 직급이?
 
아니면 만나게 될 '그 생명체'가?
 
기대를 안고 연구소의 해치를 통과하면, 당신 말고도 많은 이들이 연구에 몰두해 있는게 보입니다.
 
그들은 연구가 바쁜지 당신에게 인사조차도 하지 않고 당신을 지나쳐갑니다.
 
인사도 안할 정도라니 많이 바쁜건지...
 
아니면...
 
카리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아무래도 모르는 얼굴들이 한가득 있습니다.
 
아무리 당신이 인수를 한 곳이라고 해도 모든 이들을 파악하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카리아:(요즘것들은 다 잘먹고커서그런가 키도 크고.. 얼굴도.. 습. 외우긴 해야할텐데 말이지... 같은 생각중.)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고... 그 뒤로 통유리로 된 벽이 있습니다.
 
너머로는...
 
인어.
 
상반신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고 하반신은 물고기의 꼬리를 지닌, 바다 속에 사는 전설 속의 생물.
 
그 인어가, 그것도 당신이 건물의 최상단에서야 눈을 마주 할 수 있는 거대한 형태의 것이 발견된 건 학계가 뒤집어질 일이었습니다.
 
아직 낫지 않은 꼬리를 갈무리한 채 당신과 같은 높이에서 당신을 응시하는 유리벽 너머의 인어.
 
게다가...
 
누군가를 닮지 않았나요?
 
당신 기억 속의 누군가를.
 
카리아:(얼굴을 보고 누군가 생각날때마다, 표정이 굳는 것은 어쩔 수 없다.)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카리아, 당신도 이제 그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야 합니다.
 
카리아:(유리벽 너머로도 아마 소리는 잘 들릴것이다. 눈을 마주친 이때가 기회다. 거대한 모습으로 마주하게되었다지만 여전히 익숙하고, 다시 보고싶은 모습이다. 뭔가에 홀린듯이 생각난 그 이름을 그대로 불러본다.)
에리니스.
(부르고서야 네 반응이 궁금한듯, 입을 다문 채 널 바라본다.)
 
??:(여즉 몸 웅크리고나 있다가 들려오는 소리에 아주 느린 움직임 낸다. 입가에서, 아가미에서 거대한 물방울 두어개 뱉었다.)
(저를 호명하였나? 희미한 소리 따라 고개 돌리는 것이 활자에 반응함은 확실하다. 고개를 기울이고 아-. 작게 소리 뱉었으나 제대로 된 말이 되지 못한 채 흩어진다.)
 
카리아:(발성기관은 있는데... 실제 발성을 하지는 못하는건가? 아니면, 물 속에서는 할 필요가 없나... 그래도 상호작용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보이는데....)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꽤 심각한 낯으로 널 바라보다가... 손 흔들어 인사를 해본다. 네가 따라하기 좋게, 천천히.)
...반갑다, 나는 카리아라고 해.
(이런저런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설마 정말이겠어... 설마 진짜 에리니스려고.)
 
??:(떠진 눈꺼풀과 그 안에서 빛나던 붉은 눈으로 당신의 행동 유심히 살핀다. 곧이어 조금은 어색하게 한 손 흔들었다. 상대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으로 학습을 시작한다.)
카...- 리아.
 
그것이 뱉은 소리는 크게 울리며 희미한 진동을 가져다 줍니다.
 
카리아:...!
말을... 할 줄 알잖아?! 이런 세상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에리니스 기준 조막만한인간 카리아는 좌우로 사방팔방 바쁜 걸음을 옮기다가, 다시 멈춰선다...)
그래, 내가 카리아다. (자신의 가슴팍을 열심히 두들기며, 눈을 빛내며. 천천히) 카, 리, 아. 내가 카리아.
그리고 너는...
...(손을 뻗어 널 가리키며 무언가 잠시 망설인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있는 거대하고 희귀한 생물체에....)
(...잠깐. 나는 무엇을 고민하지? 그게 내가 늘 하던 일인 걸.)
 
카리아:에리니스. 에, 리, 니, 스. 그게 네 이름이야. 따라 해보련. (어쩐지 아이를 달래는듯한 말투로.)
 
??:(저를 가로막는 창살 하나를 붙잡고 조금 다가가 유심히 지켜본다.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갔다가... 조금은 부산스럽나? 저 자신도 상체를 좌우로 조금씩 흔들어 움직임 따라하였다.)
카, 리아.
(일전보다는 분명히 확실해진 발음. 자연스레 뱉는다. 두어번씩 되풀이하는 듯 했다가 손 주욱 뻗어 당신 가르킨다. 카리아. 그게 당신을 호명하는 것.)
 
에리니스:(이번에는 저 자신을 가르킨다.)
에리... 니스.
(도통 입에 붙지는 않으나 당신이 저를 그리 호명하였기에 이제부터 그것은 나의 이름이 되었다.)
... 내가, 에리니스.
 
카리아:(그 모습으로 스스로를 에리니스라고 부르는 걸 보니 괜히 마음 한켠이 울컥 하는 기분이 들어... 턱에 잠깐 호두가 생겼으나...)
... 그래, 네가 에리니스야. 에리니스는 착하고, 똑똑하구나. (무지 기특해하고는...) 그렇다면 이런 개념도 알 수 있을까...
(카리아는 에리니스에게 '혼자'와 '여럿'이라는 개념을 알려줍니다. 에리니스가 줄곧 혼자였었는지를 묻고싶기 때문입니다. 교육판정 해봐도 될까요?)
 
카리아:
교육
기준치: 60/30/12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에리니스:착하고... 똑똑...? (무슨 뜻일까 고민을 하는 듯 잠시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가 가만히 가르치는 것을 들었다. 어둠 속의 것은 시력이 도통 좋지 못하니 당신의 표정 섬세하게 볼 수 있을 리는 만무하고...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한다. )
나, 혼자... 여럿. (지나다니던 다른 것들의 말소리를 기억한다. 단어 느리게 조합하더니)
혼자... 이자 여럿. 이미 그러하여요.
 
카리아:곧잘 알아듣는구나. 이미 여럿의 인간들이 네 주변에서 연구를 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당분간은 혼자가 되기 어렵겠지.
...혼자가 나쁜 건 아니지만, 여럿이라는 건 좋은 거야.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며 다양한 이야기가 생기게 되니까.
(누군가는 외계인이 지구인에 의해 해부당하는 상황같은걸 생각하며 지금 상황도 나쁘게만 볼 지 모른다. 하지만 카리아는 그렇지 않았다. 알아가는것. 탐구하고자 하는 것. 탐욕. 그것은 비단 저에게만 있지 않으리라. 너 또한 나를, 내가 내는 소리를 집중해서 듣고있지 않은가.)
그래. 내가 무슨 말 하는 지 알겠어? 나는 에리니스를 혼자 두고 싶은 게 아냐. '여럿'으로서 함께하며, 너에 대해 더 알고싶어. (제 관자놀이를 톡톡 두들기며.)
모르는것을 깨닫다, 알다. 어떤 개념인지 알 거 같아? (에리니스의 반응이 궁금하고, 또 한편으로는 곧잘 알아듣는 네가 퍽 마음에 드는지, 꽤 장난스런 말투로 물었다.)
 
에리니스:서로가 서로를... 다양한, 이야기.
(입꼬리가 미묘하게 비틀려 올라간다.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 긁어내는 듯한 소리가 짧게 들려왔다가 이내 표정은 원상태. 숨 뱉어내는지 공기방울 한창 토해냈다.)
다름이 여럿이, 될... 수 있나요? 나는,... 에리니스는 이미, 하나이자 여럿, 인데. 그럼에도, 이해해야 하여요?
(하나이자 다수. 동시에 다수이자 하나인 것의 이야기는 외지인을 바라보며 의문 토했다. 알아가는 것. 그것은 탐욕이자 죄악이나... 이곳에 자리한 순간 서로는 서로를 탐하는 죄인이라. 빛나는 곳에서 온 생명의 따사로운 이야기가 이곳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창살 속에, 같, 혀서 함께함도... 홀로가 아닐 수 있어요? 이곳에 있다면 카리아와, 에리니스는 여럿이 될 수... 있나요?
(다른 존재들은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저에게 말을 걸어오는 저 작은 미물을 보라! 겁 하나 없이 미지의 생물에게 자신이 아는 지식 토해내는 모습을 보라!)
 
에리니스:알았지만, 깨닫지는 못하였어요. 납득했지만... 이해하지는 못하였어요. ...에리니스가 이해하길, 카리아는 원하나요?
 
카리아:(웃은걸까. 비틀려 올라가는 입꼬리에 이어 긁어내는 소리, 공기방울이 내뱉어지는 소리등, 일반적인 인간으로서는 결코 웃었다고 단정짓기 어려운 반응이 이어졌다. 허나 꼭 웃음과 같은 긍정적인 반응이 아니어도 좋아. 그저 자신의 이야기가, 자신이 추구하는 흐름이.... 네게 어떤 감향을 일으켰다는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어떠한 확신을 얻었으므로.)
...음, 확실히 첫 대답부터 묘한 의미가 느껴지긴 했어. 에리니스가 말하고자하는 '여럿'은 네 안을 이루고있는 수많은 것들을 말하는건가? (하기사, 저렇게 큰 존재라면... 자아 여럿 가진다해서 이상할 건 없지 않나. 기이한 생명체를 보니 이해심도 그만큼 도량이 커지는 기분이 든다.) ...몇 개 정도 된다고 생각해? 에리니스를 이루고 있는 것.
(이어지는 네 물음에 잠시 말이없다. 네가 인지할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당신을 빤히 바라보고있었다. 마찬가지로 다른 존재는 안중에 없었다. 오롯이 미지의 생물이 제게 줄 수 있는 지식과 감정만을 바라는, 철없는 소년처럼...)
...어떤 상황에서든 마음이 그러길 바란다면, 혼자여도 여럿이라 느낄 수 있고, 여럿이어도 혼자처럼 외로울 수 있지. 나는 네가 나와 같은 마음이길 바라. 너와 내가 카리아와 에리니스로서 여럿이길 바라.
내가 널 이해하고싶은만큼, 너도 날 이해하고 싶어했으면 좋겠어. 그럼 우리는 아주 오랜 시간 즐거울거야. ...에리니스는 즐거움을 알아?
 
에리니스:몇, 개? 카리아가 하나... 라면 그것이 모여 에리니스를 이루어요. 누군가가 말하길... 군집체, 라 하였어요. 카리아는 당신을 이루는 조직 하나하나를... 자각합니까? (손 끝이 무언가로 흩어졌다가 다시 뭉쳐 돌아온다.)
아주 이전, 카리아 같은 종을 본 적이, 있어요. 그들이 함께함을 '여럿'이라 표한다면 에리니스는 '우리'이자, 같은 존재는 없으니 세상의 하나뿐인 무언가예요. '여럿'임을 느끼기 위해서는 카리아, 옆에 있어야 해요.
(주욱, 손 다시 뻗는다. 날카로운 손 끝이 당신 앞의 유리벽을 긁어낸다.)
에리니스는 카리아를 원해요. ... 카리아가 아는, 것도 이해하고픈 것도... 알려주세요.
... 시간은, 무의미하니 아주 오랜 시간, 즐거울 수 있다면, 카리아의 즐거움, 알려주세요. 에리니스는 즐거움이라는 것이 무어인지 모릅,니다. 아는 것이라고는... 뛰는 세포 덩어리가 뱉어내는 격한 고동, 뿐이에요. (제 가슴께에서 뛰는 유일하게 붉은 것을 눌렀다가 뗀다.) 매 순간 찢기는 듯하니 어딘가에 풀어내려 하지만, 없어지지는 않던걸.
 
카리아:...? 아니, 그렇게 하나하나를 전부 자각하지는... (처음보는 광경에 순간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이어지는 말에 퍼뜩...)
나와 같은 종이라, 아주 이전에? (옛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당시의 네가, 내가 널 처음 마주했을 때가...) 그때의 너는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나? 아니면 하나의 조직과 같은 작은 것이었나?
(애닲피 이어지는 질문에는 아직 채 닿지 않은 미련이 남아있었다. 그래, 혼이 시키는대로 그대에 대해 알고자 하다가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계속 발목잡고 마는것이다. 날카로운 손 끝이 유리벽에 닿으면, 만질 수 없는 그 위험한 것을 제 손바닥 안에 담아내고 싶기라도 한 양, 자신도 손을 뻗어 유리벽에 댄다. 차갑고, 매끄럽다. 너머의 압도적인 물기는 느껴지지도 않는다지만.)
다른게 많을 수록 알아가는 즐거움도 깊어지겠지. 네 말과 반응 하나하나가 다 처음보는 생경한 것 뿐이야. 하지만 우리, 이거 하나는 같을지도 몰라.
격한 고동과 함께 살아숨쉬는 생명체라는 것. (마찬가지로 제 가슴께에 손을 얹는다. 너에 비해 한참 작고, 귀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도 않을 박동소리를 지녔지만.)
살아있다면 뭐든 할 수 있어. 하지만 역시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있기만 했던 존재가 느닷없이 즐거움을 깨닫는건 쉽지 않겠지. 알고싶다했으니 나의 즐거움에 대해 알려줄까?
 
카리아:나는 말이야, 에리니스. 나는 바다를 좋아해.
바다는 네가 살아숨쉬는 이곳. 네 몸을 감싸고, 온 힘을다해 너를 압박하고있는 그 물들이 모인, 드넓은 물 웅덩이를 말하지.
난 네가 살고있는 이 바다가 좋아서 늘 탐험을 하곤 했어. 그리고 이렇게, 너와같은 미지의 존재를 알아내는게 나의 '즐거움'이야. 어때? 에리니스는 그런게 있나? 혹은, 생기면 좋을 것 같다던가.
...당장은 몰라도 좋으니까 너무 조바심 갖지는 말고~ (미지의 존재가 손끝으로 유리벽 터트릴지도 모르는 상황에 너털웃음...)
 
에리니스:아주, 예전에. 에리니스의 겉모습은 일정함을 가지지 않아요. 단, 이곳이 생명체로 들끓을 때에도, 들끓기 전에도... 에리니스는 같은 모습이었어요. 작은 것이 된 기억은, 적어도... 지금 떠올릴 수는 없는데... (보글, 잠시의 간극이다.) 이 겉껍질은 의태이며 모방. 많은 생명체가 그러하듯 에리니스도 그러하였을 뿐이에요.
(무언가를 향한 감정이 저에게 향함은 겉모습 탓인가? 인간은 외형에 취약하니 그러할지도 모른다. 저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면 무어라 해야 할까. 무언가 하나에 이름 붙이는 것은 구태여 의미 붙이려 하는 행동이니 그것은 생각치 않기로 하였다.) ...안온함을 원하나요? (이곳으로 와요. 그것이 중얼거린다. 심해 속 빛나는 빛무리 하나 단 아귀처럼. 허연 눈 뜨고 응망하는 심해의 괴물처럼.)
살아 숨 쉬는 생명체는, 변덕스럽기 그지 없는 것인데... (미세히 들려오는 박동 소리에 제 박동 맞춘다. 당신의 노래는 이러하구나.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은...)
바다 위에서 살아가던 존재? 새로운 것을 발견한 이의 탐구심이라 하던가요. 그것이 카리아를 이 세상에 존재하게 하고... 심장 뛰게 하는 거예요? 새로운 것을 카리아의 색으로 물들여 차지하고 품어버리는 것. 지식 탐하는 이, 진리에 가까워지나... 카리아, 돌아가는 길이 끊어지지는 아니하였는지 또한 알고 있습니까? 진리를 안 인간, 무너짐은 필연일 터인데. (이마저도 즐거워요? 그리 묻는 듯 의아하다는 투 뱉는다. 그래봤자 무미건조함이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에리니스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지금 알 수 있는 것은... 즐거움을 느낌은 에리니스가 지을 죄악 중 하나라는 것 뿐이에요.
그럼에도, 옆에 있어줍니까?
카리아:(멍한 낯으로 대답을 듣다가, 무언가에 홀리듯이 고해하기를,) 내가 알던 너의 모습은 지금보다 훨씬 작았어. ...그래, 솔직히 말할게. 넌 과거에 내가 알던 사람과 너무 닮았어. 닮은수준이 아니라, 거의 똑같아. 덩치가 좀 더 커졌을 뿐이야. 그 이외의 모든것이 내가 알던 에리니스를 떠올리게 해. (그래서 네 이름을 그리 지었다던가, 그래서 미안하다던가. 그런 말을 구태여 남기지는 않았다. 판단은 너의 몫이라고 생각할만큼은 이기적이기에.)
이곳이라고하면, 이 벽 너머 네가 있는 심해를 말하는건가? 그럼 넌 내게 안온함을 줄거야? (심해속의 빛을 쫓지 않을 이유는 없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던 버릇이 제게 당장의 죽음을 안겨준대도 그는 늘 망설임이 없었으므로.) 반대로는 어때, 내가 기억하던 너의 모습이 있어. 네가 그만큼 작아져서 이리로 오는건? (가능한건지, 혹은 불호의 영역인건지. 그 어떤것도 알 수 없으므로 암흑속을 휘젓는 손길처럼, 질문은 거침없었다.)
하지만 살아있어서 좋은거 아니겠어? 죽음은 노래하지않아. 나는 내 삶이 좋은만큼 타인의 삶도, 살아있음도 좋더라. (그건 너에게도 포함되는 말이야. 그리 말하는듯한 다정함은 이내 즐거운 기색을 담은 답변으로 옮아간다.)
아무래도 그런편이지.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 세상에대해 다 알지 않았나... 싶다가도 격동의 상실과 새로운 지식은 늘 끊임없이 솟아나왔어. 그리 살고, 또 살다보니 지금까지 살아있게 됐지. ...그래서 아주 옛날의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리 살았는지를 이제와서 떠올려보라고하면 그건 너무 뒤늦은 질문이야.
에리니스, 나는 이미 길을 잃었다. 내가 탐구하고자함은, 그러므로 얻고자하는것은 오히려 처음으로 되돌아가기 위함일지도 몰라. 하지만 아무렴 어떠냐 싶어, 그럼에도 즐거운 이유라면... 그 길이 내가 아니고, 길 위에 서있는 내가 나이기 때문이니까. 아직 무너져보지못한 자의 여유요, 기만이라고 할텐가? 보아하니 꽤 오랫동안 '존재'해온 모양인데, 이런 존재는 또 간만이라... 꼭 친구같아. 대답을 듣고싶은걸.
지은 죄로만 치자면 이쪽도 지지 않아. 사람은 죄를 짓고, 또 죄를 씻으며 산다고 생각해. 힘이들면 곁의 사람이 씻겨주기도하고, 어떨땐 곁의 사람이 네게 죄를 뒤집어씌우기도하지.
 
카리아:네가 그런 나를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난 네 곁에 있어줄테다, 에리니스.
 
에리니스:... 아하. (휘몰아치는 파도 속에서 작은 소리가 비집고 나온다. 단지 그것 뿐. 이에는 어떠한 감정의 편린도 실려 있지 않다. 기계적으로 출력이 되는 답변이 대체 어떤 의미와 뜻을 가질 수 있겠나?) 작은 미물인 에리니스가 카리아의 곁에 있었고 그 이름을 제게 주셨군요. 착하고 똑똑한 에리니스, ... 그러하다면 카리아, 당신은 저를 저로서 볼 수 없어요. 저를 보려 한 순간, 그 이가 떠오를 터이니. 모든 것이 겹쳐 보일 터인데... 카리아, 제가 그 이가 됨을 원하나요? (온통 에리니스 뿐이라면 '나'의 자리는 없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물 속에 풀어진 저의 금빛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가장 큰 부분은 이것인가?)
원한다면 그러하죠. 단, 그 곳은 에리니스를 버틸지 에리니스도 알지 못하여요. 불가능이란 존재하지 않으나... 이에 따른 결과값도 존재하는 법이지 않나요? ... 안온함, 심해의 거대한 물살에 몸 맡김과 같고 난파된 해적선 옆에 몸 뻗고 흔들림과 같으니 이마저도 원한다면. (모든 것의 기준은 다르다. 안온의 방식도 다르니 그것의 방식이라면, 분명...)
...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삶이 즐겁더라면, 죽음을 노래하지 않는더라면... 카리아는 에리니스를 궁금해 해서는 아니되어요. 에리니스는 죽음을 몰고 다니는 바다의 재앙이라 불리우는 존재인 것을요. 알고자 함은, 이마저 극복하고자 하는 오만인가요?
아주 잠깐 전의 자신도 지금의 자신과 다른 존재이니 카리아 말이 맞습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는 결코 같을 수 없으니... 미래로 가는 자에게 과거를 묻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일이었군요. 현명한 답이에요, 카리아. 발 가는 곳을 제 길로 만들면 언젠간 온 세상 족적 남기고 원하는 곳이 카리아의 집이 되겠어요. ... ... ... 기만? 아니, 자신의 삶 그리 정의하며 나아가는 이에게 무언가 표하며 이를 깎아내릴 권리는 에리니스에게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표하자면... 카리아는 오만하여요. 아직 알지 못함이 주는 무지의 오만이어요. 하늘에 닿으려는 바벨과 신에게 도전하는 밀랍의 날개 단 이가 오만함의 결과임을 카리아, 잊지 말길 바랍니다. (창살을 꼬리로 툭, 작은 진동 낸다.) 친구라는 단어가 우리 속의 피관찰자를 칭하는 단어라면... '나'는 카리아의 친구군요.
... 그러하기에 질리는 거예요. 자신의 죄를 알면서도 또 다시 죄를 저지름을 반복하매 끝 없는 악순환의 반복이니... 아주 질려버리고 마는 것이지. 죄를 씻는다 하더라도 과거는 불변이지 않덥니까.
... 에리니스는 카리아를 싫어하지 않아요. '나'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였을 뿐.
 
카리아:(이 반응은, 실망인가? 기이한 생명체가 제 행동과 판단에 어떠한 감정을 품고 반응할것이라 감히 기대한 자신이 스스로 웃겨질만큼, 스스로 떠올린 질문에 대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만큼 그 어떤 감정의 편린도 실려있지 않음을 인정했다. 그렇기에 네게 오롯이 솔직해질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러할수밖에 없음또한, 인정했다.)
네가 내 기억속의 에리니스라거나, 그런데 기억을 잃고... 어떠한 사유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거나... 그런 일말의 기대같은걸 안할 수는 없을거야. 나는 앞으로도 계속, 너의 기억과, 너의 존재에 대한 탐구를 하면서 계속 내 추억에 너를 빗대보게 될테니까. 그게 꼭 네가 그 모습이 되길 바라는 건 아니야. 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아니게 되는거다. 하지만 나 또한, 겹쳐보이는걸 부정하고, 그 사람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할 수는 없다는걸 명확히 하도록 하지. ...그래, 그 모습 때문이야. (네가 금빛 머리칼을 쓸어넘기는 모습을 보며, 솔직한 설명을 마쳤다.)
꽤 오랫동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온 인류의 기술도, 거대하고 기이한 존재 앞에서는 그저 미물이 쌓아올린 모래성에 불과한가. 하하, 원한다면 내게 죽음과도 같은 안온함을 선사하겠다는 말로 들리는데... 하긴, 너무 오래 살고있긴 하지. 혹시 그 제안은 나중에 승낙해도 될까? 당장은 너를 알고싶은 마음이 안온해지고싶은 마음보다 더 크니까. 하지만 언제고... 내가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을 고를 수 있다고 한다면... 난파된 해적선 옆에 몸 뻗고 흔들리는게 제일인것 같거든. 누군가 나의 최후를 기억해주는것도. (모험가로선 꽤나 낭만적인 호상에 가깝지. 그리 가볍게 덧붙이며 웃는다.)
그러니 에리니스, 나는 죽음을 극복하고자 오만을 부리는것이 아니야. 얼핏 보면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단언컨대 내가 지금 무시하고있는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다. 확실히 죽음은... 나의 즐거움이 끝나는것을 말해. 하지만 죽음을 두려워해서야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이 두가지 진실을 수도없이 되뇌인끝에, 나는 후자를 무시해버리기로 한거다. 내 죽음보다 내 즐거움이 더 중했기 때문이야. 한번 그리 결심하고나니 어떤점이 제일 좋은지 아나? 내 최후가 어떻게될지조차 기대되고 즐거워진다는 사실이지. 네가 내 목숨을 앗아가준다면 그 또한 미지를 탐험하다 생을 마감한것이니 의미있다 여기겠어. 이걸 죽음을 극복한 자라고 생각하나? 그렇다면, 그 판단또한 기꺼이.
...하하! (온 세상이 자기 집이 되겠다는 말에 뱃심을넣어 크게 웃었다. 그래봐야 미물의 웃음이지만.) 집에 비해 내 몸뚱아리는 너무 작고, 집 또한 나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놈이라는게 문제지. 어느순간부터인가 이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는걸 포기했어. 그저 끝없이 유영하듯 탐험하고 탐욕스럽게 지식을 갈구하기만 하고있달까. 에리니스, 나는 내가 여전히 무지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것만큼은 아마 영원할거야. 그러니 이 오만도 아마, 영원토록 변치 않을 예정이지. 내가 뭐... 이 미물같은 몸뚱이를 벗어나 신적인 존재라도 되지 않는 한 말이다. 역시 그런 건 불가능하겠지? 신화에서부터 유구히, 그리고 네 입에서도 그런 경고가 나오는 걸 보면. (잊지 말길 바란다는 말에는 어깨를 으쓱이는 정도로 적당히 대답하고 만다. 잊지 않겠다는건지, 알아도 어쩔 수 없다는 건지...)
...일단 이쪽은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이지. 너를 이런 곳에 가둔 모양새가 된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러다 문득 고찰하기를, 머리에 피도 안마른것같은 현대의 인간보다야 이렇게 벽을 한 개 두고 대화해야 안전한 상대를 좀 더 친근하게 느끼는것같다고도 생각했다. 어라, 그럼 에리니스 말이 맞다.)
 
카리아:더는 죄를 짓고 싶지 않은 마음인건가... 그간 수도없이 많은 죄를 저질러왔나보군. 그렇다면 지금은 그 이전의 나날을 참회중인건가? 아니면 그저 이도저도아닌 상태를 유지하면서 그저 끝없이 이 심연을 유영하기만 하는것에 만족하고있는건가.
나를 싫어하지 않는 게 어쩌면 네게 불행한 일이 될지도 모르겠군. 네가 거부하지 않는다면... 나는 끝없이 즐거움을 종용하고 말테니까. 어때, 설득이 더 필요한가? 나였으면 끝없이 종용당할 미래의 아득함에, 지금쯤 포기하고 받아들였어.
 
에리니스:카리아가 아는 에리니스라는 존재는 지금의 제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말했잖아요. 이것은 의태이며 모방. 원형이 존재한다는 의미예요. 제겐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는 능력이 없으니 얼마 전이라고는 알 수 없으나 난파선 수백이 해수면을 가르던 때 지나쳐 간 이의 모습을 가지고 왔어요. 카리아가 말하는 에리니스가 그 자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러시어요. 떠올리지 말라 하는 것은 카리아의 과거와 추억을 상기하지 말라는 것과 같으며 전 지금의 카리아를 알고 싶으니, 되었어요. 이 모습이 아니라면 진즉 모든 이가 이성 잃고 날뛰며 생 마감하였을 터이니... 뭐어. (과거 잠시 상기하는 듯 하다가 다시금 몸 웅크린다. 조금은 몸집을 줄인 채 빤히 눈 앞의 생명을 응망하다가)
손 한 번 휘젓는다면 몰려오는 헤일에 쓸려갈 생이 몇이던가요. 인간은 자연 위에 문명을 쌓았으니 지반이 조금만이라도 뒤틀리면 쉬이 무너지는 것을. 원할 때에 대답 들려주어도 좋아요. 시간은 많고, 에리니스의 뜻도 그러하니까요. 순리의 법칙 깨고 지내는 존재가 둘이니 퍽 안정되어요. (너랑, 나. 긁는 듯한 웃음소리 희미하게 한번 더 낸다.) 카리아의 최후는 '저'의 것이에요. ...어쩐지 바라게 되는 것은 기대라고 하던가요? 즐거움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은 것 같기도 하여요.
... 카리아는 과거, 에리니스를 이루는 것들이 노래하던 육지의 모험가를 닮았군요. 아니, 모험가겠지요. 배에 올라타 바다의 해수면을 달리고 별을 보고 길을 찾는 이들 말이에요. 제 알량한 목숨 보다는 새로운 땅 밟기를 고대하고 이를 위해서라면 기껍게 다시 목숨 던지는... (한창 뜸,) 육체의 죽음은 아주 단편적인 죽음일 뿐, 이마저도 대하는 자세에 따라 극복함과 아님으로 갈리지 않을지. 물론... 에리니스는 그러한 자를 지금까지 만난 적이 없지만. (그 전에 다른 이를 제대로 대한 적조차 없지마는.) ... 당신이 어떤 이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확답 내릴 수 있겠지마는... 윤곽은 잡혀요. 당신의 정신은 영원불멸함이 옳습니다.
과거에 박제된 이는 미래 자아내는 이들을 따라가기 벅차고 어느 순간 멈추어버리게 됨이 당연한 순리. 하물며 카리아는 인간 사회에서 살아가지 않던가요. 실로 짧고 유한한 삶을 사는 이들은 그 안에서 필사적으로 살아간다 하였고, 무한의 삶을 가진 이들은 그럴 수 없으매. ... 인간의 육체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구하지는 않습니까? 금단의 과실, 당신의 손으로 가져 취하여요. 이를 원하지는 않나요? 이곳에 온 순간, 가능성의 길은 열렸어요. 게걸스레 탐구하여 얻어내도록 하세요.
... 이리 있는 것도 유희가 될 수 있다 판단 하였으니 이 속에서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겠네요. 가둔다 하여도 속에 있는 이가 저항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된 것 아니겠습니까. 아무래도 좋아요, 이런 감옥은. 가끔은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쉴 수 있음을 원했던 것 같기도 하니.
해야 할 일을 잠시 외면한다 하죠. 제 속에 들어와 저를 죽이려들고 멋대로 정복하려 드는 존재를 쓸어버림은 죄가 되지 않지 않던가요. 잠시 쉬고 있을 뿐이지. ... 어디까지 하는지 의문이 들어서요. ... 그렇지만, 이전에 제 위에 검은 기름을 퍼부은 것은 괘씸하여서 반토막 내었습니다. 인과응보예요. (그게 아니었으면 움직일 일도 없을 터였는데. 꼴에 애처로운 척이나 해본다. 그래봤자 더 어색할 뿐이지만.)
 
에리니스:오는 것이 있다면 가는 것이 있고, 카리아가 저를 원하니 저도 카리아를 원해요. 우리는 서로에게 불행일지도 모르겠군요. ...기껍게 내어주겠습니다. 이를 포기라고 부른다면 그리 되겠네요.
 
에리니스?와 대화하던 도중, 유리창 바깥에 무언가 아른거립니다.
 
에리니스를 이루는 무언가 중 하나일까요?
 
... 그런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
 
카리아:(미지의 존재와 약속을하고, 제안을받고. 평상?의 정신적인 교류를 할 수 있음에 즐거움을 느끼던것도 잠깐이다. 눈앞에 보이는것에 문득 시선을 두다가... 조금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봅니다.)
 
카리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멀거니 인공적 구조물이 보입니다.
 
이상하죠.
 
이 해저기지는 그렇게까지 거대하지 않으며, 저또다른 구조물이 설치 되었단 소식은 못들었는데.
 
아니 구조물인가요?
 
...정확히는 우그러진...
 
...
 
다시 눈을 깜박이면 어쩐지 가슴이 답답한 기분과 함께 구조물은 보이지 않습니다.

 

 
카리아:... ...?
??? (눈 부비며 다시 봐도 보이지 않는 무언가... 어쩐지 답답한 기분까지 느껴진다.)
이봐, 에리니스. 너는 널 가둔 이 공간 바깥에도 네 힘이 끼치게 할 수 있어?
(명징히 봤던걸 못봤다고 할 수는 없겠다. 우선은 미지의 존재에게 그 해답을 구할밖에.)
 
에리니스:...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글쎄요. 적어도 전 지금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있어요. ... 정말이에요.
 
카리아:...(어쩐지 뒷 말에서 약간 억울함이 느껴지는것도 같은데. 기분탓인가?) 의심한 건 아니야. 하지만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뭔가를 본 것 같아서.
그런데... 발견하자마자 사라졌어.
네가 한 일이 아니라면... 에리니스, 잠시 널 두고 다른 인간들에게도 물어보고 올게. 음파탐지기에서라던가, 걸리는게 없었는지 말이야.
(작별인사 대신으로 유리벽을 가볍게 통통 두들긴 후 손인사를 남겼다. 이후 해저기지의 바깥환경을 살피는 보안실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담당자를 만나기 무섭게 제 신분을 밝히곤)
실험체와 연구도중에 유리벽 너머로 이상현상이 보였는데... 이상현상이라던가, 감지된 건 없나?
 
보안실 직원: 그런 현상은 감지된 바 없습니다. 이 근처에서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카리아:...그럼 단지 내가 피곤한 탓인가보군. (하긴 그럴만한 대화를, 오래도록 하긴 했지. 혹시나해서 에리니스 근처를 배회하던 연구원도 한 명 붙잡아 같은 내용을 물어봅니다.)
...해서, 그런 현상 말인데. 아까 나만 그런 걸 봤나 싶어서 말이야.
 
연구원: 하하,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세요? 설마 그런 것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피곤하신 것 같은데 조금 쉬시는 것이 어떠세요? 오시자마자 실험체랑 이야기 오래 하셨잖아요.
 
카리아:...역시 그런가...? (어벙하게 뒷머리긁적...) 혹시 뭐 해저기지의 괴담이니뭐니해서 퍼트리진 말고. 진짜 피곤해서 그런 것 같으니까.
참, 대화가 정말 잘 되던 상대였는데...어쩌다보니 에리니스라는 이름까지 붙여줬지 뭐야. 그쪽은 연구해서 뭐 알아낸 거라도 없나? (이런! 시작됐다. 상사특유의 "성과내놔라" 갈굼이가.)
 
연구원: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비슷한 이야기가 돌게 된다면 알려드릴게요. 해저에서라고 하면 이런저런 환각을 보는 사람도 종종 있다고 하니까요. 그 실험체는 그럼 오늘부터 에리니스라고 명명할게요. (들고 있던 노트에 적어 내려가는 듯 했다가) ... ... 으, 으음... 지금 여러 실험을 해보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곳에서 계속 막혀요. 실험체... 그러니까 에리니스의 체세포가 필요한데... 구할 방법이 도저히 없어서요...-. 가까이 가려고 하면 먹이로 인식하는 것 같은지라...-
 
카리아:...그거, 내가 해봐도 될까? 적어도 친구가 되기로 약속한 치킨 닭다리라면... 한 입 하기 전에 기다려주긴 할 거 아니야. (에리니스랑 친구먹었다는 소리를 이렇게 한다.)
 
연구원: 어... 저,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어째 비유가 좀 이상한데... (고민을 하는 듯 하다가) 2층에 장비실이 있으니 그쪽으로 가시면 될 거예요. 심해에서도 수압을 견딜 수 있게 제작된 잠수 용품이 있긴 한데... 진짜 가시게요?
 
카리아:...다른 좋은 방법을 얘기해주지 않는다면, 당신 연구소의 대표이사 목숨이 날아가는 것이긴 해. (농담조로 말하며 호탕히 웃음...)
중요한 곳에서 계속 막힌다며. 나는 그런건 두고보지 못하는 성정이라서 말야. 그리고... 말했던가? 한 때, 내 꿈이 심해의 해적선을 탐사하는거였다고.
(도대체 언젯적얘긴지 모를 이야기를 하며 먼저 2층으로 걸음을 옮긴다. 킹받는 손인사와 함께...)
 
2층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장치가 있는 층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복도 양쪽으로 장비실과 해치가 있습니다.
 
[장비실]
 
바깥으로 나가기 위한 장비를 갖추는 곳입니다.
 
산소통, 오리발, 슈트 말고도 강한 수압을 견디기 위해 머리부분에 쓰는 헬멧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잠수 용품이 존재합니다.
 
카리아:세상 참 좋아졌단 말이야... 대가리 깨질 것 같을 때마다 입에 물던 보석 삼켜가며 잠수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물론 그렇게해도 이렇게까지 깊은 심해에 가 닿긴 어려웠다. 그랬기에 이 장비들... 뭔가 귀엽고 기특하게 느껴지는... 공돌이마음이되고마는데...)
(성격상 적당히 필수적인것만 장착하고 나머지는 마법으로 때우고 싶다만... 보는 눈이 없지도 않을테고, 다들 걱정도 할테고. 장비들 생김새가 기특?하기도해서... 기왕 하는거 바리바리 이것저것 꼼꼼하게 장비하고, 해치로 갑니다.)
(터벅터벅 오리발걸음.)
 
오리발걸음으로 [해치]앞에 섭니다.
 
그 위에는 경고문으로 -잠수는 30분을 넘기지 말 것-이라고 적혀 있어요.
 
카리아:(경고문마저 기특하게 봄)
(응응, 그래야지. 같은 생각을하며 끄덕이고... 해치 열고 나섭니다... 잠수하러...)
 
해치 밖으로 나가면 심해라는 말이 딱 어울리도록 어떤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로지 에리니스?만이 은은한 빛을 내며 존재할 뿐입니다.
 
카리아:(어차피 목적지가 너이기도 했다. 그런데 흠, 이렇게 먼저 가겠노라 얘기하지 않고 무작정 다가가도 나를 잡아먹지 않고 얌전히 있어줄까?)
(문득 그런생각이 들어 이동하다말고 잠깐 삐질... 하긴 했지만, 이미 칼은 뽑았다는 생각을 하며 서두르지 않고 유영해나갑니다. 심해 속 유일한 빛을 향해.)
 
곧이어 창살 근처까지 도착합니다.
 
물살을 가르는 소리에 에리니스?가 반응을 하는 듯 고개를 돌립니다.
 
카리아:...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먹이는 아니야.
나, 아까 너랑 대화하던 그 녀석이라고. 네게 이름도 붙여 준. 네 친구. (열심히 자기어필해본다. 자신의 모습이 그냥 물속을 떠다니는 치킨으로 보이진 않나? 좀 걱정스럽긴해도.)
 
끼익,...
 
에리니스?가 잡은 창살에서 불안한 소리가 납니다.
 
카리아:(오...)
 
그와 동시에 물살을 가르고 거대한 손이 뻗어져 나와 당신을 가로채려 합니다.
 
카리아: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급히 몸을 피해 손을 피해냅니다.
 
카리아:크... 큰일 날 뻔...!
 
손 거두며 입맛 다시는 것이... 당신을 먹이로 인식한 듯 합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면 물어 뜯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카리아:(적당히 거리를 두고... 잠깐 고민...)
심해생물이라 눈은 나쁠테고, 의사소통도 어려운것같아. 자잘한건 다 먹을것으로 인식하는중인가? 일단 날 계속 봐주긴 한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으음, 대가리 굴려봅니다. 30분안에 할만한 뭔가 획기적인 의사소통 수단, 없을까. 지능롤 굴려봐도 되나요?)
 
카리아: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의미한 대화는 어렵고... 당신을 먹이로 인식하는 중이니...
 
사용하는 것은 마취 약물과 포획장치 등이 있을 겁니다.
 
다시 돌아가서 설득을 하거나 알리는 것은 제법 귀찮은 일이지 않던가요.
 
카리아:(문득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때엔, 그간 마주친 수많은 미지의 것들을 떠올렸다.)
친구로 인식하기 전이었다면 사용해봤을텐데... (이것저것 챙겨오면서 혹시 모를 심해생물에 대비하기 위해 챙겨왔을뿐인 마취약물과 포획장비등을 만지작...)
...역시 그냥 한 번 번거롭고 마는 게 낫겠어. 오늘 이 이상 무리하는것도 좀 그렇고. (그 얼굴때문에라도, 다 떠나서 우리가 친구가 된것만으로도. 그는 결행을 망설였다.)
(누군가에게 "그 나이먹도록 그리 정많아서 뭣에 쓰겠냐"는 잔소리라도 들은마냥 자리를 피합니다. 에리니스 입장에서는 치킨이 킹받게 눈앞에서 살살 놀리다 사라져버린 것이겠다만...)
 
다시 해치 안으로 들어갑니다.
 
물이 빠지고 산소통의 산소가 아닌, 신선한 공기가 폐부에 들어차는군요.
 
카리아:(첫 탐사는 실패... 뭐 이런 상황이야 익숙하다지만, 늘상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 살짝 시무룩해져서 처벅처벅... 장비실로 돌아가 이것저것 다시 원상복구 시켜놓고...)
...아 이 조막만한 몸뚱아리 그새 피곤하다고 늘어지려드는군... (자그마한 몸에 갇혔다는 느낌이 들 때가 가끔 있다. 적당히 늘어져서 잠시 쉬면서, 에리니스가 해준 말을 머릿속에 뭉게뭉게 다시 떠올린다. "인간의 육체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구하지는 않습니까? 이곳에 온 순간, 가능성의 길은 열렸어요." )
그 시작이 너를 이용하는거라면- ...
(내 기준의 게걸스러움은 어떤것일까. 너를 짓밟아서라도 이용하기? 너와 함께할 길을 도모하며 탐구하기?)
(생각이 더 깊어져봐야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는걸 긴 삶을 살며 깨달았기에, 너와 오늘의 마지막 대화를 하기 위해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보니 배고픈데 밥 못먹어서 서럽다고 삐져서 웅크리고 있는거 아닌가 몰라... (어느새 딸래미 생각하는 아버지 말투가 된 건 덤이다.)
 
다시 돌아온 7층에서 에리니스?를 마주합니다.
 
카리아:(에리니스는 지금 뭐하고있나? 궁금해서 유리창에 코 박을 기세로 빤히 봅니다.)
 
에리니스는 당신이 들어간 뒤로 다른 것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고 눈을 감은 채 물 속에서 부유하고 있습니다.
 
그래봤자 창살 사이로, 뿐이지만요.
 
조금 관찰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
 
카리아:(자는것같네... 말 걸기 전에 한 번 살펴보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기본적으로 상반신이 인간, 하반신이 어류인 흔히들 말하는 인어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으로는 아주 거대한 크기와 안에 있는 뼈가 보일 정도로 투명한 피부를 꼽을 수 있겠군요.
 
가슴팍에는 갈비뼈와 홀로 붉은 빛인 심장으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야광으로 빛나는 부분이 드문드문 존재하고... 흉터로 보이는 것이 아주 많아요.
 
크기는 웬만한 아파트 7층 이상쯤 될까요?
 
이렇게 거대하고 이렇게 인간에 가까운 생물이 어떻게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을까요.
 
카리아:심해의 종들은 종종 투명한 피부를 보이곤 하지... 음, 그렇다면, 굳이 분류해서 심해인어...라고 해야하려나...?
(중얼중얼하다가 흉터들을 발견한다.)
....?
.....에리니스를 다치게 할만한 존재가....? 있나...?
(저 아파트 7층만한걸?)
그리고 새삼 궁금하군... 저렇게 큰 존재가 지구상에 있다면, 생태계는 어떻게 유지된거고... 여태 발견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며... ...
 
카리아:... ... .
아, 역시 마취시킬걸 그랬나?
(그러다가 콩콩 뛰는 심장 봄.)
...쯧, 아니다 됐다.
(아마 무한히 고민할듯.)
...자고있는것같은데 굳이 깨울 필요는 없나, 첫 자유시간을 이렇게 연구활동에 써버린 나도 쉬긴 해야하니까.
 
카리아:(내일아침에 "여~ 어제 먹으려다 놓친 음식은 기억 나? 그거 사실 나였어~" 같은 말 할 생각에 벌써부터 실실 웃음이 나온다. 죽을뻔한건 기억도 안 나는 모양이다.)
그럼, 잘 자라. 에리니스. 내일보자.
(마침 시간도 슬슬 소등시각인듯 하다. 연구동이 슬슬 한적해지고있는 이유도 그때문이겠지. 에리니스는 보지도 못할 손인사를 남기고 쉬러 들어갑니다.)
 
5층으로 내려갑니다.
 
5층
 
생활관입니다.
 
당신을 비롯해 모든 연구원들의 생활공간입니다.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반원으로 갈라져 있으며 반원의 각 호에는 둥근 복도에 개인실로 통하는 문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개인실의 열쇠는 이곳에 들어오면서 받았죠.
 
주머니에 있을 겁니다.
 
카리아:(푹 쉴 생각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흥얼흥얼하며 주머니에 손 푹 찔러넣는다. 열쇠가 어딨더라~...)
 
디적디적... 뒤적뒤적......
 
카리아:... ...(뭐지 왜 이렇게 안나와)
 
손에 카드로 된 열쇠가 잡힙니다.
 
카리아:불안한데...? 아, 다행. (휴...)
 
안떨궜어요다행이다.
 
카리아:(다행이지뭐야. 문 열고 들어가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당신의 취향대로 꾸며진 방이 보입니다.
 
살짝 낮은 조명과 어두운 목재 가구들로 이루어진 방이 당신을 맞이하는군요.
 
카리아:(그래 이정도 조명은 되어야 내가 눈 안아프게 쉬지. (조금 낮은 조명들 사이로 번득이는 눈 하고 돌아다닌다. 중세부터 살아온 인간이란 으레, 촛불 켠 이상으로 밝은 방이라는게 그리 익숙하지가 않아서.)
(적당히 씻고 옷갈아입고... 침대에 푹 늘어지듯 눕는다. 어느새 들려있는 서류 몇 장과 함께.)
(그런데 서류 보는 눈이 심상찮게... 흥미없어보이더니...)
에이... 이건 나중에. (적당히 책상 위로 내던진다. 그럴밖에. 지상에서 들고 온 잡다구리한 법적처리건들이다.)
당장은 내일 할 연구가 더 중하니까.... ...
(중얼대며 알 큰 에메랄드 반지나 몇 번 뺏다꼈다 손장난으로 가지고 놀더니...)
 
카리아:...
...(그리고 그는 정말 빨리 잠에 드는 편이었다고 한다.)
 
까무룩 잠에 듭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물흐름 소리와...
 
카리아:
듣기
기준치: 40/20/8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멀리서 울리는 듯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잘 자요, 카리아. 바다의 깊이 파묻혀 잠들기를."
 
...
 
삐비비빅- 삐비비빅-!
 
머리 맡에 있는 전자 달력에서 알람 소리가 들려옵니다.
 
달력 겸 시계로 사용하고 있으니... 적당히 끄죠.
 
카리아:(끙... 암만 아침잠 없대도 곤한 잠을 깨우는 기계음이란 언제들어도 성가시다. 인상 팍 쓰면서 끈다.)
(끄는 김에 눈뜨고 시간이랑 날짜도 확인...)
(게슴츠레-)
 
오늘 날짜는... 2XXX년, 04월 01일 입니다.
 
시간은 오전 6시.
 
카리아:... ...음?
... ...
음????? (잠깸. 퍼드덕 일어나서 시계 다시 보고... 다른 전자기기의 날짜들도 전부 확인해봅니다???)
 
다른 전자기기의 날짜 모두 같습니다.
 
카리아:(서둘러 옷 대충 주워입고 뛰쳐나온 주제에, 개인실 문 앞에 턱... 하고 기대 선다. 머릿속은 온통 그 생각뿐이다. '타임루프는 생각해본적도 없는데.')
혹시 그 시간대의 내가 영원히 계속 심해로 내려오는 구조는 아니겠지? 도플갱어 만나면 죽는다잖아. ...아닌가? 가만...
...
어제 연구원들이 이상하게 별 반응 없었던것도 설마... 내가 아침부터 얼굴을 보였기 때문은 아니겠지...?
에이, ... 에이 설마. 생각이 너무 깊다. 지나쳐! 정신 차려...! (제 머리 퍽퍽... 치고 일단 밥 먹으러 터벅터벅...)
날짜 착각을 한 걸지도 모르고... 일단 사람이 밥은 먹어야지... (그런고로 오늘 아침메뉴 좀 알려주시죠.)
 
4층
 
식당 층입니다.
 
제대로 주문만 한다면 주방장은 무엇이든지 만들어줍니다.
 
카리아, 먹고 싶은 것이 있나요?
 
카리아:...에그토스트 하나면 될 것 같군. 아... 에스프레소 한잔도. ...정신이 안 들어서. (찐하게 내려주이소. 같은 표정.)
 
곧이어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에그토스트와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이 나옵니다.
 
편하게 앉아서 식사를 하고 일과를 시작합시다.
 
카리아:(이제 좀 정신이 드는 느낌이다만...일과를 시작하려고 펴는 서류에 기재된 날짜를 볼때마다 산치핀치가 될거같은건 기분탓인가? 어쨌든 꾸역꾸역 일을 시작해봅니다.)
참, 그러고보니 어제 내가 저 심해인어에게 이름을 지어줬었는데 말이야... 기억하고있나? (마침 어제 만나 대화로 '에리니스'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알려준 연구원과 함께였다. 슬쩍 떠보듯 물어본다.)
 
연구원: 아, 맞아요. 에리니스 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다고 했는데 제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나요? 그렇지 않아도 동료들한테 이야기 했더니 다들 그렇게 부로 있어요. 솔직히 실험체를 매번 코드명으로 부르려니 입에 붙지를 않으니까요.
 
카리아:(이건 또... 잘 기억하고있네? 일단 의구심을 품은 채로... 일 얘기를 계속한다.) ...호오, 그렇단 말이지? 뭐든 일의 효율을 따지는건 중요한거니깐. 앞으로도 그리 불러주도록 해. 에리니스 본인도... 자신에게 부여된 이름이 있다거나...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교류에 있어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까.
참, 그리고... 제아무리 친구처럼 대화했다고 해도, 잠수복을 입고 심해로 나서는 순간, 나는 그저 한마리 먹잇감이더라... (허허 웃음...) 미리 언질하지 않고 냅다 나가서 그런건가 싶어서, 오늘 다시 시도해 볼 생각이야.
그리고 여러 동료들과 얘기해봤다고 해서 하는 말인데... 진짜 어제, 이상현상을 본 사람은 정말 나뿐이던가? 비슷한 얘기를 한 사람도 없었어?
피곤해서 헛 걸 봤다고 생각하려 했는데... 오늘 또 이상한 일을 겪어서 말이지.
 
연구원: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할게요. 매번 저희가 부를 때마다 제대로 반응을 하지 않았던 것은... 제대로 된 이름이라고 인식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역시 지능을 가진 생명체라는 걸까요? 오시기 전까지는 대화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서 난감한 부분이 좀 있었거든요.
그렇지만...그으... 보통은 연구원들이 접근하는 목적이... 샘플을 위해서잖아요. 어떤 형태든 자신을 해치는 것을 달가워할 존재가 어디에 있겠어요? 흉터 가득한 거 보니 방어적인 것도 제법 이해가 가던걸요. 엄... 방어... 보다는 그냥 없애버리겠다는 공격성이 강한 쪽인가...
 
연구원: 저희 잠수정 중 하나로 다가가려 했다가 그대로 반토막 나는 바람에 안에 있던 연구원 몇이 죽었단 말이에요. 인공적인 물체를 좋아하지 않는 느낌도 적잖아 있고...
그렇지 않아도 그 이야기 다 해봤는데 다들 금시초문이라고 하던걸요? 오늘은 또 무슨 일을 겪으셨길래 그러세요?
 
카리아:...생각보다, 아니, 생각 이상으로 지적인 생명체야. 자세한 건 오늘 치 연구 내용과 함께 자료로 만들어서 넘길 테니까 나중에 확인해보고. 정 서툴고 잘 안되거들랑, "카리아라는 사람이 하는 연구의 일환이니 도와달라"고 해. 에리니스를 더 알고싶다고 했을때, 그는 분명히 동의했거든. 내 이름도 명확히 인지하고있고. 그러니 분명 협조할거다.
... ...
자네는 인간 이외의 지적 생명체를 마주한 경험이 얼마나 되지? (당연히 0에 수렴할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는...)
지적 능력을 가진 생명체는 보기보다 까다로워. 왜 그런지는 지금, 그래. 방금 한것처럼 '이해'라는 걸 해보면 어렵지않게 유추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그렇다고 책잡고 싶은 건 아니야. 원래 뭐든 간, 성과를 내기 전에는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손실이 크고, 아픈 법이거든. 그리고 실제로 나 또한 그러하지...
...지금 내 인생 손에 꼽는 위기를 마주하고 있어. 그거 알아? 오늘은 4월 1일이다. 그리고 어제도... 어제도 4월 1일이었지!
(원체 쾌활하게 말하는통에 이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분간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이게 무엇을 뜻하는걸까?
 
카리아:(하필이면 만우절이라 더 분간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연구원: 하긴... 어제 대화하는 것을 보니까 생각보다 더 그렇더라고요. 상호작용이 그리 수월하게 되는 것을 처음 봐서 다들 난리도 아니었다니까요? 자료가 나오면 다들 아주 신나하겠네요. 오랜만에 제대로 된 보고서를 쓸 수 있겠다고요. 이럴 때 이름 팔아먹는 것이 제일이겠네요! 알겠습니다.
해봤자... 고래나 물고기? 애초에... ■■도 만나는 일이 거의 없는걸요? 이번이 처음이에요. 응원해주셔서 기쁘네요! 힘입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해를 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하려고 노력하면 못할 것도 없겠죠? 같은 존재다, 생각하고 하면... 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노력을 했다는게 중요하다고 봐요.
하하! 농담이시죠? 재미있는 소리를 하시네요! 오늘은 4월 1일이 맞잖아요. 꿈 꾸고 계신 거예요?
 
카리아:...하하, 그렇잖아도... 졸려서 커피를 좀 진한 걸로 먹긴 했는데.... (역시 이상한데. 적당히 얼버무리려다가도 뭔가 걸린다...)
(특정 단어가 안 들린 것 같았는데.) 잠깐, 다시 말해봐. 고래랑 물고기 다음... 뭐라고 했지? 물소리때문에 못들었어. (괜한 핑계.) 원숭이를 말했던가? 바다에서 보기 어렵긴 한데. (이 또한 자연스러운척 밑밥 깔며...)
 
연구원: ? ■■ 말씀하시는 거예요? 진화론적으로 보면 원숭이랑 비슷하긴 하죠...? 그렇지만 전 원숭이를 직접 본 적이 없어서 조금 아쉬워요.
 
카리아:(에라, 안들린다. 더 이상 캐묻기도 뭣해서 차라리 질문을 살짝 틀어보기로 했다.) 원숭이를 직접 본 적이 없다고? 동물원도 안 가봤어?
 
연구원: 네. 그야 계속... 엄... 어디까지 말 해도 되더라? 이러다가 혼나겠어요. 그것만으로는 안 끝날지도.
 
카리아:...? 누가 혼을 낸다고 그래. 이것도 다 연구의 일환인데.
내가 모르는 비밀사항도 있던가? (이렇게까지 상대를 곤란하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뭔가 묘한 말에 눈썹 한쪽이 살짝 들린다...)
 
연구원: 물론 맞아요. 연구의 일환이긴 하죠. 뭐어...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관심 두시는 것은 제가 아니라 다른 쪽이어야 맞잖아요.
 
연구원은 창 밖의 그것을 가르키며 어색하게 웃습니다.
 
어색하게?
 
정확히는... 웃음을 흉내 내는 것처럼.
 
카리아:... ... .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카리아:...맞긴한데, 계속 이런식이면 나도 곤란해.
방금은 조금 사적인 질문도 섞여있었어서 넘어가겠다만, 난 내 돈 투자해서 벌인 사업에 내가 모르는 게 있는 건 어쩐지 용납이 안 되어서 말이야.
(짐짓 눈치채지 못한 척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래, 무슨 상황인지는 몰라도 이성적으로 생각해볼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고작 저 정도 표정으로 내가 속을 거라 믿는 저 알량함은 확실해.)
(이 얼마나 다행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자신을 얕보는 행운이란.)
(성심껏 속아넘어간 척 해준다. 고개를 끄덕이며.)
혹시 나몰래 어느 상급자가 부당한 사유로 혼내는 일이 있다거나, 내가 정한 적 없는 규칙을 내세워 곤란하게 하거들랑, ...지체없이 이쪽으로 찌르도록.
 
카리아:그런 인간은 내 연구소에 발 붙일 자격 없으니까. 알겠지?
 
연구원은 꾸박 인사를 하고 다른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갑니다.
 
카리아:(너 내가 한번은 봐준다 표정으로 뒷모습 꼬롬히 쳐다보다가... 에리니스에게 걸음 옮긴다.)
(어째 내 얘기 그나마 제일 잘 믿어줄 것 같은 존재가 너뿐인거같냐... 같은 생각을 문득 하며...)
 
7층
 
가장 고층이자 바닥에 발을 딛은채로도 에리니스와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층입니다.
 
천장을 포함하여 모든 면이 유일하게 투명하게 비쳐보입니다.
 
물론 심해라 광원이랄게 강하지 않아 바깥이 잘 보이진 않지만요.
 
7층으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와, [책상]과 의자만이 전부입니다.
 
카리아:(어둠 속에 둥둥 떠있는... 아니 서있는 기분.)
(말 걸러 가기 전에...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책상부터 한번 슥 봅니다. 뭐 없나?)
 
책상 위에는 필기구와, [수첩], [녹음기]가 놓여있습니다.
 
카리아:(아날로그 인간은 자연스럽게 필기구를 손에 쥔 채, 이리저리 펜돌리기를하며 수첩부터 살펴봅니다.)
 
했던 질문 및 답변을 적는 수첩입니다.
 
어제 적은 것이 조금 있고... 그 밑에 에리니스를 그려둔 것이 있습니다.
 
닮았어, 라는 끄적임도 함께죠.
 
카리아:(괜히 자기가 그린 에리니스를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문대듯이 쓰담아줌...)
 
어라,
 
당신이 꾹꾹 누른대로 물에 젖은듯 뜯겨나갑니다.
 
물 같은 것은 가져오지 않았는데요.
 
지금까지 기록했던 게 잔뜩 번져 있습니다.
 
카리아:....???
 
낭패로군요.
 
드문드문 읽을 수 있는 것이 있긴 한데...
 
카리아:(뭐야, 젠장... 남은거라도... 눈에 힘 줌...)
 
카리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거대한 미확인 생물체 목격]이란 글자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심해에서 서식하나 종종...] [지나가는 선박을...] 등의 글자를 띄엄띄엄 더 읽어낼 수 있습니다.
 
이거 당신이 적은 것이던가요?
 
글씨체는 당신의 것이 맞는데...
 
카리아:(이런 거 적은 기억은 없는데...? 아니 근데 내가 적을만한... 내용이긴 한데...)
이거... 노망? 슬슬 죽을 때가 됐나...? (이런 중얼거림.)
(놀랐지만 그랬기에 오히려 침착하게... 이번엔 녹음기도 살펴봅니다.)
 
녹음기는 물에 잔뜩 젖어 고장난듯 합니다.
 
카리아:
기계수리
기준치: 60/30/12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등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분명히 '당신'의 목소리입니다.
 
카리아:... 이게 무슨... (기억을 되짚어봅니다. 정말... 이런 기록을 한 기억이 없나?)
 
카리아: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이런 것을 녹음한 기억은 없습니다.
 
카리아:녹음도.... 기록도. 전부... 기억에 없는 일이야.
그럼... 그렇다는 건... 에리니스와 내가 했던 대화에서 우리가 떠올린 과거는....
그 시점에서부터 오류가 있었던 걸지도 몰라...
(중얼거림도 멈추고, 어느새 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른 채 생각에 잠긴다.)
(... 도대체, 일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거지? 난 지금 제대로 현실파악을 하고있는게 맞나? 놀아나고있는것은 아니야? 놀아난다면, 누구에게?)
... ... 에리니스는 아니라고 했어. 정말 아니라고... ,
 
카리아:(정말 믿어도 좋아? 바다에서 볼 수 있는 기이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무조건 조심하라던 옛 사람들의 조언을 잊었나?)
... ... .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에리니스를 만나러 갑니다.)
 
투명한 벽, 창살을 사이로 다시금 만남은 이어집니다.
 
에리니스의 모습을 한 그것은 어제와 같이 바다 속에 부유하며 눈을 감고 있습니다.
 
카리아:에리니스, 물어볼 것이 있어. ...듣고있어? (꽤나 침잠한 낯빛으로 잔잔히, 당신을 부른다.)
 
에리니스:(감고 있던 눈 떠서 소리나는 곳 응망했다.) ... 네. 듣고 있어요, 카리아. 무얼 알고 싶은가요?
 
카리아:...알고싶은게 너무 많아. 개중에는 아마 네가 모르는 일도 있을걸. (피식, 실없는 웃음을 터트린다.)
어제 내가 봤다던 이상한 거, 기억해? 그거 아무도 본 사람이 없대.
그리고... 오늘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기분이야. 어제도 4월 1일, 오늘도 4월 1일... (까지 말하다 문득, ) 그러고보니, 에리니스는 날짜의 개념을 모르려나? 어제도, 오늘도... 심해는 깜깜하기만 하니까.
 
에리니스:(얌전히 당신의 말을 경청한다. 간혹 느리게 고개도 끄덕여보며.) 전 시력이 좋지 않아 제대로 볼 수 없지만... 당신이 보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실이에요. 다른 이들이 무어라 하든. 그러니 믿습니다. 밖으로 나갈 때에는 부디 조심하도록 하세요. 더 있을지 누가 알겠나요.
... 날짜, 라는 것은 인간들이 시간의 흐름을 알기 위하여 만든 것이 아니던가요? 카리아, 그것이 당신에게 문제가 되어요? ... 시간은 흐를 뿐 되감아지지는 않으니... 반복되지 않는걸요. 무언가의 고장이겠지요.
 
카리아:수많은 물리력에 대해 공부해봤어도...말마따나 시간이 역행하는 구조는 처음 들어봐.
처음엔 단순히 기기의 고장인 줄 알았어. 하지만 모두가... 정말 모두가 오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하더군.
내가 본 것이 사실이고,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래, 도대체 어디부터 고장이난걸까 감조차 오질 않는걸...
... 뭐, 이건 내 개인적인 고민이고, 여기서부터는 네 이야기야.
오늘도 너에 대해 알고 싶은 건 많으니까.
전날, 심해로 널 몰래 만나러 간 일이 있었어. 잠수복을 입고있어서 그랬나 영 눈치를 못채던데... 기억 해?
 
카리아:나, 네 밥이 될 뻔했다. (킥킥... 살아남은 자의 여유와 같은 웃음..)
 
에리니스:카리아는 자기 자신이 망가졌다고 생각하나요? 하루가 반복된다 하더라도... 당신의 기억만이 온전하다면 시간이 되감아지는 일은 없다 하여도 좋지 않던가요. 고장난 것을 고쳐야만 카리아의 마음이 편해진다면야... 어쩔 수 없지마는.
(끔빡. 무슨 소리인가 되짚는 듯 하다가 일순 입가에서 커다란 물방울들이 뱉어진다.) ... 카리아 였을 줄은 몰랐어요. 알았더라면 그러지 않았을 터예요. ... ... 에리니스가 카리아를 다치게 하였나요?
무엇을 하려고 에리니스 곁에 왔나요, 카리아? ... 원하는 것이 뭐예요?
 
카리아:...그래. 말마따나 아직 내 정신이, 기억이 온전하니까.... 라고 생각하려 해도 말이지, (시선이 살짝 뒤쪽의 수첩과 녹음기 방향으로 향한다. 그래봐야 네가 눈치챌 만큼도 아니겠지만.)
...잊고 있었던... 아니 아직도 기억나지 않는 언젠가의 기록도 발견했어. ...추측컨대 아마 너에 관한것일지도 몰라. 에리니스가 봤다던 과거의 나, 아마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나 일지도.
(쓴웃음을 지으며 널 바라보다가... 의외의 반응에 푸하하, 소리내어 웃음을 터트린다.) 이래뵈도 잠수에는 일가견이 있어서. 걱정마, 잘 피했으니까.
별 건 아니고 네게서 세포 샘플을 좀 챙기고 싶어져서. 어제도 말했다시피 인간은 조직 하나하나를 떼어놓고 조절할 수 있을정도로 섬세하지는 못해. 하지만 에리니스는 그게 가능하잖아?
여러모로 여태껏 본 적 없는 양상이라서 말이야. 어때, 조금 나눠줄래? 네가 다치지 않을 정도만.
 
에리니스:혼란스러운 것이군요, 카리아. ... 무언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아쉽게 되었어요. 원한다면 에리니스의 기억을 짚어주겠지만 에리니스는 본디 단편적인 기억만을 가지고 살아가요. 이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스러져 원하는 답을 줄 수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하다면... 과거보단 현재에 집중하여요. 과거 되짚는다면 혼란은 커집니다.
(날카로운 손톱으로 창살이나 긁었다. 조금은 불만스러움을 표하는가, 혹은 투덜거림에 가까운가.) ... ... 본능적으로 친구라 칭하는 이를 삼킬 뻔 하였군요. 다른 이였다면 삼키고도 남았을 터인데. (두어번 얌얌...)
카리아라면 에리니스를 해부하여 관찰하여도 좋아요. 에리니스가 가장 작게 흩어지는 크기는... 카리아의 크기와 비슷하고 이는 자아를 가집니다. 뭍의 것에게 호의적이지 않으니 직접 와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것으로 하여요.
 
카리아:... ...틀린 말은 하나 없는데, 어째 네 말대로 따랐다간... 꼭 너와 같은 존재가 되어버릴것만 같은 기분이야. 싫지는 않아. 뭐랄까... 오히려 통과의례같달까? 상대를 알고자 하면 그 상대의 가치관에 어느정도 동감하고 이해하는 과정도 필요하니까. 우선은 그럼... 이 미지의 존재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있는, 현재의 나에게만 집중해볼까나. ...내가 실상 과거의 나라고 생각했던 것 또한, 어찌보면 허상이고 환상일지 모를 일이니.
(얌냠대는거보고 괜히 한번 엄한 톤으로...) ...어허, 다른 사람도 안돼. 다 내가 고용한 사람들이라구? 물론 그래도 먹고싶다면야 어쩔 수 없지...(연구원들이 들으면 기겁할 소리를 잠깐 하다가...) ...그러고보니 식사량은 어떻게 돼? 배가고파서 먹는거야? 아니면 그냥 보기 싫어서 먹어치우는 편? 식사를 한다면... 주로 뭘 먹지? 육식파? 고래처럼 플랑크톤을 먹나?
말고도 궁금한건 많지만... 해부는 됐어..! 아직 듣고싶은 말이 많은데, 해부하면 너를 잃는 게 되지 않아? (이어지는 네 호의에 눈을 반짝, 빛낸다.) 그렇다면 가장 작은 너를 나에게 줘. 말고도 궁금한건 많지만... 다른 사람들은 물리고, 나 혼자 데리러 갈게.
 
에리니스:이해한다는 것은 서로가 같아지는 길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 ... 그럼, 에리니스는 카리아의 어떠한 면을 닮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자기 자신은 정의함의 방향에 따라 수많은 형태를 띄니 지금에서 다시 정의를 바꾼다면 과거의 당신의 모습 또한 바뀌겠네요. 바뀌지 않는 것은... 당신이 미지에 도전하는 모험가, 라는 것이겠고.
(입 꾹. 잔잔하던 미간에 옅은 주름 생긴다. 지금 혼?난건가? 내가?) 먹지 않아도 괜찮지만... 무엇이든 먹을 수는 있어요. 살아 움직이는 것은 숨이 끊어졌을 때에만 취합니다. 무언가를 섭취한다는 행위는... 가끔의 변덕에 지나지 않아요. 동시에 방어수단이죠.
... ... 제가 죽을 것이라 생각하나요? 당신의 에리니스는 죽지 않지만, 원하지 않는다면 구태여 하라고 밀어 붙이지도 않을 거예요. ... 원한다면, 취하셔요. 무엇이든 내어드리지요.
 
카리아:네가 나에게서 그 점을 가장 크게 바라보고, 크게 읽어내렸다면... 분명 너도 언젠가 나의 그 점을 닮게 되려나? 당장 너의 무상한 다정함에 공감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네가 그렇게 변할 날이 그리 쉽게 상상이 가지는 않는데- ...(잠깐의 뜸. 이내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도 언젠가 나처럼 도전하고 뛰어드는 걸 추구하게 된다면, 새내기 모험가를 위해 얼마든지 조언해 줄 것을 약속하지.
(오... 이건 확실히 읽을 수 있는 표정인데? 어떤 생명체더라도 기분이 나쁘면 인상이 구겨지는 모양이군...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있는 채로 먹는것은 취향이 아니구나. 애초에 먹는 행위부터가 너에게 필수적인것도 아니고. ...방어수단이라 함은, 그간 너를 향해온 적대적인 공격에 대한 방어였다는것을 뜻하나? 듣기로는 네가, 인간이 만든것처럼 보이는 것에 쉽게 적대감을 보인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말이야.
(제 이야기를 실컷 한 후에야 네 표정을 뜸... 바라보며 덧붙였다.) ...너무 불쾌하게 듣지는 마. 나는 기왕이면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고. 지금 너를 탐구하는것도 그래서야. 선뜻 해부부터 하지 않는 것도.
...안어울린다는 이야기를 간혹 듣고는 하는데, 나는 보편적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이 일을 하고있거든. 내 탐험의 궁극적 목표도 거기에 있고. 에리니스도 이런 거, 시시하다고 생각하려나? 딱히 그럴 것 같지는 않은데. 너 또한 살생을 그다지 즐기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거든.
...죽지 않는다니 꼭 필요하다면 고려는 해보겠지만. (그래도 고집을 굽힐 생각은 없나보다. 미소에서부터 느껴지는 황소고집은 원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럼, 이번에는 미리 말 하고 가는 거니까 잡아 채지 말고 반겨주길 바라. 벽 너머에서 보자, 친구.
 
에리니스:... ... 온 바다를 꿰뚫고 있는 에리니스가 새로운 모험을 하기 위해서는 육지로 나가야 할 것 같은데... 과연 버텨줄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도전은 해볼게요. ... 안온함 추구하는 이로서 아주 이후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마는...-.
생을 멸하긴 하나, 생식은 하지 않아요. ... 카리아의 말이 맞아요. 인류가 만든 모든 것은 에리니스에게 있어 해가 되는 것 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들은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에리니스를 정복하려 하였고 멸하려 하였으니, 이에 따른 방어수단이었을 뿐이에요. (그것들이 바다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말 끝을 주욱 늘리다가 웅얼, 알 수 없는 언어로 무어라 중얼거리며 애매모호하게 말 끊어낸다.)
카리아, 그 말은 이해하기 힘드네요.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라 함은,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적어도 에리니스와는 그러하여요. 한 명과는 그럭저럭 잘 지낼 수 있겠으나... ... 과연 다른 이들도 같은 생각일까요?
... ... ... 에리니스에게는 어려운 이야기지마는, 시시하다고는 생각이 들지는 않아요. 타인의 목표를 비웃을 이유도 없을 뿐더러... 이루어냄을 폄하하고 싶지도 않군요. ... ... 지극히 짧은 유한한 무언가를 조금 더 이어 붙여 들리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으니... 감탄 중이에요. ... ... 물론, 에리니스가 원함과 맞지는 않지만. (물 속에서 슴박이고나 있다가) ... 상처 받고 죽어가며 원통하다 부르짖는 생명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는 법이에요. 모두 제 속에 살아가는 안타까운 생들인 것을. 전 당신이 말한 바다 그 자체니까.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더 편히 자세를 고쳐 잡았다. 어느 쪽을 주어야 할까. 손? 꼬리? 그 외의 부분? 따위를 고민하는 듯 문질...거리며.)
 
카리아:...치부와도 같은 모순을 들킨 기분이군. 실로 그러해. 내가 만든 기술이 모두에게 득이되기는 커녕... 오히려 모든 갈등의 시초가 되기도 했었으니까. (좀 더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 개발해온 총기는 결국 어떻게 쓰였던가. 사람들은 총을 무엇으로 기억하며, 무엇의 상징이 되었나. 그리고 그것을 막기위해 설계도를 불태워서라도 기술을 발전을 막으려던 나는... 지금 어디에 서있나.)
하지만 일이 더럽게 꼬여버려서 오히려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지. 그 복판에 서있던 나는 알고 있거든. 세상 사람 모두가 네가 겪어온, 공격적인 사람들 같지는 않다는 거. 나와 같은 마음인 사람도, 많다는 거. 그래서 포기할 수가 없어.
뭍으로 올라오면 많은 걸 알게 될 거야. 안온함과는 거리가 먼, 변덕과 격동의 지옥도를 보게될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벌써 질려하지는 말아주라, 내가 거기서 희망을 어떻게 찾는지 알려줄테니까. (기대되지? 그리 덧붙이는 말이 가볍다. 씁쓸함을 굳이 표정이나 행동따위에 담아내지 않았다. 이어,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가볍게 웃고는, 뒤돌아 7층을 나서는 걸음이 가볍다.)
금방 갈게-. (손을 흔들며 7층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장비실로 가서 기본적인 장비를 챙겨 나가기 위함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느리게 내려갑니다.
 
통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는 온통 검은 물에 쌓여 천천히 2층으로 향합니다.
 
2층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장치가 있는 층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복도 양쪽으로 장비실과 해치가 있습니다.
 
카리아:그래도 기왕 손님맞이 하는 건데 너무 완전무장하고가는것도 예의가 아니겠지. (네 이야기를 들어서일까? 어제보다 좀 단촐하게 장비했다. 포획, 마취장비없고, 그저 수압에서 머리를 지킬 정도의 가벼운 차림.)
응급 상황은 이걸로 대비해두고. (어제 만지작대다 잠들었던 그 에메랄드 반지 하나 슥슥 닦아서 사탕처럼 입에 무는 폼이 한 두번 입에 물어본 솜씨가 아니다.)
(장비는 마쳤다. 해치를 열고 밖으로 나섭니다.)
 
검은 물살이 당신을 휘감습니다.
 
어제와 다를 것 없이 일렁이는 검은 물과 저 멀리서 홀로 빛나는 거대한 그것.
 
어제와 다른 점이 있죠.
 
그것이 당신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카리아:(어제와 달리 가볍게 장비해서 그런가, 인간으로서 당연 느껴지는 본능적인 두려움이 온 몸의 감각을 콕콕 깨우는 느낌이 든다.)
(그럴수록 눈이 크게 뜨이고, 심장이 빠르게 뛴다.)
(카리아는 늘 이것을 즐거움으로 착각하곤 했다. 그렇기에 서슴없이 유영해 나간다.)
(거대하고, 빛나는.)
(그럼에도 이 미물에게 친구라 불러준 당신을 향해.)
 
그것은 당신이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대한 손 느리게 뻗어 당신을 감싸고 헬멧을 엄지로 문지릅니다.
 
에리니스:어서 와요, 작은 친구.
 
거대한 목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실내에 있을 때에는 이렇게까지 크게 느껴지지 않았을 목소리가, 고막을 울리며 정신을 아찔하게 만듭니다.
 
카리아:(이렇게 거대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염없이 바라봐도 좋을듯한, 숨막히는 안온함에 질식할듯한 기분을 느끼며 멍하니 당신을 바라본다. 그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스스로는 자각도 못한다.)
(이어, 거대한 존재에 짓눌려 잠시 잊고 있던 자아가 고개를 들 쯤 해서야 어제와 마찬가지로 손을 천천히 흔들어 인사를 했다.)
차이가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는데... 목소리도 훨씬 크네. 고래가 인간이 되었다고해도 너보다는 작을 것 같아.
그래, 좀 더 가까이서 보니까 어때? 네 생각보다 작지는 않아? 이만한 너를 흩어낼 수는 있겠어?
 
에리니스:그러는 카리아는 생각보다 작네요. ...하긴, 이전의 인간이 한 손에 들어왔으니 당신도 그러하겠군요. (두어번 당신을 고쳐 감싸는 듯 지느러미 달린 손가락을 쥐었다 핀다. 살아있는 이를 이리 오랫동안 손 안에 둔 것도 처음이라.) 다시 말하지만... 카리아 크기의 것을 흩어낸다면 그것은 카리아를 적대시 여길 자아를 가진 무언가예요. 지금 이 상태로 살을 조금 취함을 추천하는데... 아직도 당신 크기의 것을 원합니까?
 
카리아:(어쩐지 네가 고쳐 감쌀때마다 물살에 이리저리 흔들리는중이다. 뱃사람아니었으면 진즉 멀미했을지도. 균형잡는다는 핑계로 네 지느러미에 손을 갖다대어본다. 와... 뭐야이거 되게 미끈해... 저도 모르게 손가락에 힘주어 이리저리 만져보게 된다... 그래봐야 넌 아무것도 모를거같다... 거대해서...)
혹시나 다칠까봐 대비책을 하나 마련해 오긴 했는데. (라고 말하며 맥락없이 씩 웃어보이면... 송곳니쪽에 걸려있는 반지 하나가 반짝이고, 다시 사라진다.) 나는 보석으로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거든. 작은 네가 진정할 수 있을때까지 꼭 안아주기라도 해볼까, 그런 생각으로 오긴 했어.
내가 여전히 좀 안일한 것 같으면 이 보석은 네 살을 취해간 뒤에 너에게 쓰도록 하지. 너에게도 내 마법이 통하는지 실험해볼 겸 해서 말이야.
어때? 아직도 내가 다칠까봐 걱정 돼?
 
에리니스:(무얼 하나? 별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 탓에 물끄러미 살피고나 있었다. 아, 생각을 해보니 인간에겐 지느러미가 없었군. 신기할 수도 있겠어. 가만히 있다가 괜시리 아주 조금 힘 더하여 눌러보기도 했다. 물론... 아프지 않을 정도, 로 조절을 했겠지만 처음 하는 힘 조절에 상대가 어찌 느꼈을지는 알지 못했다. ... 이 정도면 안 죽을 텐데? 아마도.)
... 무언가 반짝였는데... 아, 보석이라 함은 빛나는 돌을 말하는 것인가요? 제법 신통한 능력을 가졌군요, 카리아. 생명과 건강을 위해 일한다는 것은 당신의 능력에도 연관이 있었나 보아요. ... ... 그건 또 재미있는 생각이고. (입꼬리 미묘하게 비틀려 올라가 다시금 긁는 소리 낸다.)
쓰는 방향은 카리아의 몫이니 원하는대로 하여요. 당신의 능력이 에리니스에게도 통할지, 이것은 제법 흥미롭군요. ... ... 스스로 고칠 수 있다면, 미지의 무언가의 아주 일부분을 보여주도록 하지요. 도움이 필요하다면 청하는 것을 잊지 말고요. ... 그 전까지는 막지 않을 터이니.
 
카리아:(눌...눌렸다. 어디까지 힘 줄 생각이지? 내가 뭘 한 건지 눈치챘나? 나 지금 응징당하나?) 미, 미안...! 이렇게 큰 지느러미는 처음이라 신기해서 그랬어!! (나약한 인간은 눌리기 무섭게 버둥대며, 하찮은 고해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이 정도로는 안 죽는데? 뭐야, 장난이었나?' 같은 깨달음이 뒤늦게 오면... 외려 불퉁한 낯으로 가볍게 짜증?을 내는 것이다...) ...뭐야, 혹시 만져보고 싶었던 거야? 그런거면 진작 말을 하지-. (인간이란, 아니, 미물이란 으레 그렇지 아니하던가. 그도 평범한 인간일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오긴 했지만.)
참, 너에게는 그저 돌이겠지. 통찰력 하나는 끝내준다니까. 단번에 좀 더 심화론적으로 얘기해주자면... 내 가설 상, 치료는 아마 반쯤...? 아니... 거의 안 될지도 몰라. 인간이 그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돌일수록 치료 효과가 높아지거든. 하지만 너는... 아무래도 인외(人外)니까.
너에게도 흥미로운 실험이 되려나. 그래, 꼭 염두에 둘게. 내게는... 나보다 몇백배는 거대한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사실을. (짐짓 비장한 낯으로 입꼬리를 올린 채 끄덕인다. 준비는 됐다.)
 
에리니스:...? 아팠나요? 손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있으면 으래 쥐어보고 싶은 법이잖아요. ... 조절을 했다고는 했는데... ...- 인간이 부서지는 한계점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프게 하였다면 미안하여요. (대체 어디에 초점이 맞추어진지 알 수 없는 사과나 뱉는다. 손 안에 들어온 움직이는 말랑이? 를 조심스레 쓰다듬어보기나 한다. 어느 정도가 되어야 안 아플까.)
... 아쉽게 되었네요. 인간들은 빛나는 돌을 숭배하니 효과가 좋겠군요. 가치가 높다고 하였는데... 추후에... 아, 나가지 못하니 줄 수도 없겠네요. 자아... 그럼... 미지의 날 것의 일부분을 당신에게 줄게요.
 
당신을 감싸 쥐고 있던 한 손을 멀리 뻗습니다.
 
곧이어 손 끝의 아주 미세한 무언가가 뭉쳐지고 다시 뭉쳐져 무언가의 형태를 갖춘 뒤,...
 
그 자리에서 한 바퀴 유영합니다.
 
검은 물 속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 회록색의 무언가.
 
곧이어 당신 쪽으로 쏜살같이 헤엄쳐 다가오는 그것은...
 
반짝이고 매끄러운 비늘, 형태는 인간 같으나... 머리는 물고기 같은 그것.
 
심해인입니다.
 
당신을 뜯어 먹기 위해 쏜살같이 헤엄쳐 오는 심해인을 마주한 카리아,
 
카리아: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1
 
카리아:(...공격을 입으로 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가 왜 못했지?! 하기사 에리니스가 만든 분신이면 당연히 무기가 날카로운 손톱 쯤 될거라고 생각했으니까.) (하... 어쨌거나 생김새에 놀랄 틈도 없다. 일단 내가 물어뜯기게 생겼지 않나!)
으, 으악! 이건 뭐 어떻게 말려야...! 야, 얌마! 진정을 해...!
(어쩐지 에리니스 쪽으로 도망치듯 헤엄치며 양 손을 뻗어 심해인을 진정시켜본다. 알아는 듣나? 전투개시인가?)
 
심해인은 오로지 당신을 물어 뜯기 위해 달려듭니다.
 
턴은 카리아-심해인 순으로 진행됩니다.
 
카리아 턴
 
카리아:(어차피 물 속이고, 속도로는 못이긴다. 손날 치켜들고 놈이 다가오는 타이밍을 기다렸다가...)
...진정... 하랬지...!
(빡, 하고 손날치기를 해보는데...)
아가미 손날치기
기준치: 25/12/5
굴림: 1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심해인 대응턴
 
심해인:(인간의 손날이 날카로우면 얼마나 날카롭다고? 비웃듯 끼륵거리는 소리나 낸다. 물 속에서의 심해인은 제법 단단한 비늘에 쌓여 있으니...-. 웃는 꼴이 제법 '그것'과 비슷하다. 분리된 존재기에 어떤 것도 들고 있지 않다. 그러함에 날카로운 제 손 뻗어 제 눈 앞에서 박동하는 뭍의 존재를 할퀴어 낸다.)
비무장
기준치: 45/22/9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카리아:(피하는건 어렵지 않았으나, 헬멧에 담겨있던 공기들이 뿌그르르... 큰 방울을 지며 빠져나간다. 머물 시간이 줄어듦을 느끼며 인상을 찌푸리고.)
...와중에 왜 닮은 건데? 물론... 하기사... 네가 만든거니... (잠시 위쪽을 바라보며 한 눈 판다. 지금이라도 포기하고 네게 도움을 요청할까? 아니, 대화정도는 해보고싶은데.)
...이봐, 망둥어. 설마 대화조차 하지 않겠다는 건가? 네 공격이 통하지 않는 걸 보고도? (한번 운 좋게 피한 것 뿐이지만, 괜히 있어보이는척한다. 고양이 털펑하는 논리다.)
 

 
심해인:(고개 삐그덕 기울어진다. 그래봤자 물고기를 닮은 무언가의 머리가 돌아간 정도겠지만. 툭 튀어나온 눈동자가 굴러 당신과 같은 곳 보려다가 의식적으로 그만두는 듯 어색히 당신에게 꽂혔다. 멀거니 쳐다보기만 하는 얼굴에는 도통 감정이랄게 없다.)
호오... 대체 어디서 나온 배짱인지 모르겠군...
(째지는, 짖는 듯한 목소리가 바다 속을 울린다. 기다란 제 꼬리를 물 속에서 흔들었다. 위에 슬그머니 보았다가, 당신에게 매섭게 휘어친다.)
비무장
기준치: 45/22/9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피해: 4
 
당신의 바로 앞까지 온 꼬리가 멈추더니 미미하게 진동합니다.
 
무언가에 잡힌 듯 떨리더니, 곧이어 검붉은 액체를 흩뿌리며 터집니다.
 
카리아:...? (이대로 죽나? 같은 생각을 하며 눈 질끈 감았다가 뭔가 멈춘것같자 실눈뜨고 상황을 바라본다.)
뭐지...? 아...!
 
째지는 비명이 바다 속을 울리고... 심해인은 당신에게서 거리를 둡니다.
 
카리아:보아하니 그 몸 하나 제대로 못 가누는 것 같은데.
진정하면 내가 널 치료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이야.
(네 쪽으로 헤엄쳐 다가간다. 그러다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지면, 때를 놓치지 않고 손가락을 갈퀴 삼아 할퀴는 듯한 행동을 취한다. 네 비늘 끝자락 하나라도 잡아내려고. 제발, 내 손에 잡혀줘라.)
비늘 끝 잡기
기준치: 25/12/5
굴림: 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심해인의 신체 일부... 비늘의 끝을 잡아냅니다.
 
미끄럽고 동시에 단단하며 차갑습니다.
 
카리아:(음...데미지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그대로 뽑?힌것같은데.)
 
카리아는 심해인 의 비늘을/를 얻었다!
 
카리아:(정말이냐고오...)
...너, 내가 그렇게 싫으냐? (급기야 비늘들고 이런 질문을)
 
심해인 대응턴
 
심해인:인간을 향한 분노와 복수의 사념은 집합체이자 개개인의 원념. 저분께서 어찌 미물을 감싸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해야 하는 일은 분명히 존재한다.
(잃은 꼬리 대신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이 남아 있다. 공격 수단은 하나가 아니니... 그대로 카리아에게 달려들어 물어 뜯으려한다.)
크앙
기준치: 45/22/9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카리아:...그래? 개개인의 원념이 하나로 모여 에리니스라는 집합을 이루었다고 보면 되나.
그렇다면 네가 품은 원념은 뭐지? 그래서, 인간을 해치는것만이 너의 목표인가?
그래도 알 길이 없는 기묘한 일에 의문을 품고 잠시 멈출 생각은...
... 헉, 멈추래도...! (가까이 다가갔던 탓에 위협적인 공격에 그대로 노출된다.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어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건강
기준치: 30/15/6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몸을 비틀어 피했음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이빨이 당신의 살점을 파고듭니다.
 
검은 바닷물에 붉은 핏물이 흩어집니다.
 
살점이 뜯기고 뼈가 부러지는 격통이 몸을 휘감습니다.
 
카리아:(이게 저 녀석 피일리는 없겠지, 의식이 흐려지는건 이쪽이고, 몸의 어느 한구석이 부러지고 뜯겨 말을 안 듣는 것 같은 감각이 느껴지는 것도 이쪽이니.)
... 에리니스, 부디.... 부탁이야.
미안하다, 멈춰...줘... (흐려지는 의식을 붙잡고, 죽음의 위기속에서 모순되는 그 이름을 부른다. 도와달라고.)
 
점차 시야가 흐려집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이라고는 당신을 감싸는 거대한 손.
 
잠깐 자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당신이 '부탁'을 했다면 그것은 거절할 리 없으니까.
 
...
 
온 몸에서 격통이 한차례 밀려왔다 쓸려갑니다.
 
어둡고 어두운 어둠 속에서 조용히 부유하며 심해의 소리를 듣고 있자니 어쩐지 힘이 빠지는 듯 하기도 해요.
 
귓가에서는 물 찰랑이는 소리가 들려오고, 차가운 물이 당신의 따스함을 빼앗아 가는 듯.
 
카리아:(이대로 죽었나보다 하기엔 아파죽겠어서 외려 살아있는 걸 알겠다... 그런데 정말 불편하군... 슬슬 춥기도 하고...)
(눈을 떠서 주변 상황을 확인해봅니다.)
 
의료병동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눈을 뜹니다.
 
팔에는 링거가 꽂혀있고 다친 곳에는 붕대가 칭칭 감겨 있습니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군요.
 
그것이 당신의 부탁을 들어준 모양이에요.
 
카리아:어...떻게, 여기까지 돌아올 수 있었던 거지...? (이렇게 부탁을 잘 들어줄 줄은...)
하, 미치겠군...
알아내려는게 무색하게 계속해서 신세만 지고 있으니.
(누워서 잠시 한숨 푹... 한것도 4초? 쯤이다. 몸을 일으켜병동을 나서봅니다. 내 치료는 내가 한다.)
 
....?
 
어쩐지 몸이 가볍습니다.
 
카리아:...?
 
다친 곳에 아픔도 느껴지지 않아요.
 
카리아:...어라... 어라? (몸 더듬... 더듬...하다가)
혹시...? (급히 붕대를 풀어봅니다. 다 나아버린거 아냐? 뭐때문인진 모르겠지만?)
 
당신의 예상대로 살점이 뜯어 먹혔던 자리가 멀쩡합니다.
 
마치 다치지도 않았던 것처럼요!
 
카리아:이건...진짜 말도 안되는 일인데. (발밑으로 감아둔 붕대가 툭... 툭 떨어지는 내내 멍한 말투로 중얼댔다. 말도 안돼. 말도 안되는 일이...)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카리아:(양 볼을 찰싹!! 소리나게 친다.) 이래선 안돼. 정신차려. 이런 기이한 현상이 부디 시간 루프 때문은 아니길... 에리니스의 능력덕분이길 바라고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자, 일단 진정하고... 진정... 습... 진정...
(전혀 1도 진정 안되어 보이는 말투와 행동거지로 붕대 위를 사방팔방 돌아다니다가... 병동에 걸린 시계로 날짜와 시간을 확인해봅니다. 여전히 4월1일인가? 시간은?)
 
시간은 오후 8시 25분.
 
날짜는 2XXX년 04월 01일.
 
카리아:...역시 아직이잖아, 루프 문제가 아닐지도 몰라...! (결국 진정하기를 포기했다. 그길로 곧장 외투 하나 달랑 어깨에 걸쳐매고 에리니스를 보러 달려갑니다.)
 
저 멀리서 은은하게 빛나는 에리니스가 있습니다.
 
다른 연구원과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가 당신이 오자 연구원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먼저 자리를 뜹니다.
 
카리아:...에리니스! (거의 유리벽에 코 박을 기세로 가까이 다가가서, -양 손은 이미 유리벽에 찰싹 붙인 상태다. 개구리마냥.- 네 이름을 부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떻게 도와준 거지? 그 상처가 그렇게 쉽게 나을 상처는 아니었는데.
 
에리니스:카리아, 정신이 들었나요? (당신이 했던 것처럼 손을 느리게 흔들었다.) 당신이 부탁했기에 응했을 뿐이에요. 방법을 묻는다면, ... 글쎄요. 방법을 알기 원합니까? (정말로? 그리 묻는 듯 빤히 당신에게 시선 두는 듯 했다.) 무모하였어요. ... 모험가는 원래 그러한 이들인가요?
 
카리아:....응, 정말... 덕분이야. 고맙다. (느리게 흔들어주는 손짓에 그제사 흥분을 좀 가라앉히고 뒤로 한걸음 물러서서 인사했다.)
...알고싶은걸. 어떻게 나았는지 방법을 알기만 한다면... 그리고 그걸 다른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최고의 연구성과 아니겠어? 물론... 자초지종을 들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빤히 보는 시선에 드물게 쑥쓰러워? 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다가...)
...모험을 하다보면 많은 위기를 겪긴 한다지만... 생각보다 그리 목숨에 위험이 되는 일이 잦은 건 아냐. 모험은 전장에서 하는 게 아니니까.
그러니 무모해지는 경향이 있어 보이는거겠지... 그 때 일을 예시로 들자면... 그래, 그 정도로 분노와 원념이 짙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어.
하지만 그랬기에 얻은 성과도 있지. 네 객체들은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인간을 싫어해. 외려 그가 보기에는 '예외'인 내 존재가 의아하게 느껴질 정도로.
 
카리아:인간은 다 싫다면서, 나는 괜찮은 이유가 따로 있을까?
 
에리니스:원한다면 알아내어요.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다른 이들을 통하여 가져다 두었으니. 제가 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하니... 목숨으로 얻어낸 것을 인간의 방식대로 길을 찾아보아요. ... 당신의 능력을 보고 싶었는데... 조금은 아쉽게 되었네요. (그래봤자 표정 변화는 도통 없으니 진실인지는 알 길 없었으나... 말 그대로긴 하였다. 실로 아쉽지. 알지 못하게 되었으니.)
... 호오. 미지로 가는 것은 모험이지 전장이 아니라는 뜻이로군요. 매 순간 위험하지는 않으나... 예상치 못한 것들이 당신을 위협하는 것이고요. ... 미지란 그런 것이지요.
(내내 감고 있던 눈이 반쯤 떠졌다. 허여멀건한 눈동자, 동시에 금빛 머리카락 일렁이며 이따금 드러나는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선명히 붉게 빛났다.) 객체 뿐만 아니라 저도 그러하여요, 카리아. 눈 앞에 보인다면 당장에 찢고 싶고 그들의 숨을 끊고 싶으며 종을 멸절하고픈 충동은 억제하기 힘들어요. 오로지 그것을 위해 만들어지고 살아가는 것처럼.
당신이 예외처럼 보이는 것은... 단순히 저의 변덕이에요, 카리아. 전 인간의 추악함을 압니다. 그러나, 당신이 말하는 면모는 알지 못하지요. 구태여 알 필요가 있느냐 한다면... 인간의 언어로... 그냥, 이라는 말 외에는 근접한 단어가 없네요. 한계가 너무 많아요, 언어라는 것은. (철창을 까득. 손 끝으로 두어번 긁어내렸다가)
... 잠시 어울려주겠다는 겁니다, 인간 친구.
 
카리아:...하, (첫소리는 살짝 어이가 없다는듯한.) 하하. (이어지는 소리는 너털웃음에 가깝다.) 그런거였나?
천운을 타고나기라도 했나... 잠시 어울릴 수 있는 친구가 이런 인외종이라니. 덕분에 불가해한 과정을 통해 몸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고, 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됐단것에, 우선은 하늘에 감사해야겠군. (약식인지, 아니면 엉터리인건지. 알 수 없는 가벼운 제스쳐로 하늘에 기도하는 시늉을 하곤... 하늘과 가장 멀리 떨어진 심해를 유영하는 네 붉은 눈을 바라본다. 제 것과는 다른, 아주 선명한 그 색을.) ...꼭 보석처럼 빛나는구나. (그리하여 저도 모르게 잠시 이런 감탄도.)
추악하기에 분노하고, 그렇기에 멸절하고싶을만큼의 충동을 느끼는 걸까. 마치 예전의 나 같군... 그때의 난 너와 같은 듯 다른 상황이었거든. (늘상 반짝이던 눈은 잠시 그 시절을 회상하며 어두워지고, 목소리도 가라앉는다. 마치 붉게 빛나는 네가 제 빛을 빼앗은 것처럼.)
인간을 위협하고, 인간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외계의 것에 대한 반발로 내 분노가 극에 달했을 시절이었어. 정말이지, 그것들에게는 멸절 이외의 것을 쥐어주고 싶지 않더군.
카리아:그리고 그 모든 게 다 끝나고 서야..., 놈들에게서 승리를 거머쥐고 서야.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다시, 모험을 즐기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찰나였어. 이후로는 내가 봐도 인간사 너무 추악해서... 도저히 눈 뜨고 봐줄 수 가 없었거든...!
...너도 언젠가의 미래에 그러려나? 그 정도 힘을 가진 존재라면 그 꿈, 그 열망... 언제 이뤄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부디 나와 어울리는 시간이 조금 더 길기를 바라야겠군. 그동안 너에대해 조금이라도 더 파헤쳐서, 대비를 해야 하니까.
...너무 매정하게만 생각하는 건 아니야. 한때 친구였던 존재가 언젠가 친구가 아니게 되는 것 쯤이야 익숙해서 그렇지. 그래서 '아직' 친구일 때 서로에게 진심을 다해 잘해줘야 하는 것 아니겠어.
그러니 에리니스, 내게 원하는 게 있다면 너도 기탄없이 '부탁'해줬으면 한다. 너무 작고 힘없는 객체라 부탁할 것도 없다고 할 건 아니지?
 
에리니스:당신이 제게 있어서 행운일지 불행일지는 알지 못하여요. 애초에 그런 것, 구태여 나누지 않기도 하고... 적어도 전 인간의 모르는 부분을 새롭게 알아 갈 수 있겠지요. 혹 인간을 심판할 때에 당신의 이야기가 생각나 희미한 자비라도 베풀어 목숨 정도는 살려줄지 누가 알겠어요? (이러한 소리나 하다가 뽀글, 거품 다시금 뱉어낸다. 보석?) ... ... 아귀의 초롱일지라도 빛난다면 당신은 보석이라 해주나요? (순수한 물음이다. 제 눈가를 만지작.)
... 이건 또, 새로운 이야기로군요. 비슷한 것을 느꼈던 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는데. 네. 카리아가 말하는 외계의 것이라는 그것이 인간을 향해 무엇을 하였는지는 알지 못해요. ... 아마, 그 때에는 심해에서 잠이라도 자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 그동안 저의 것들은 인간의 손에 괴로워하였고 끝내 종이 멸절 당한 것들도 있었어요. ... 제가 태곳적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인간의 멸종이 필수일지도 모르겠군요.
(긁는 소리 두어번 내다가 당신 쪽의 상찰에 기댄다. 머리를 대고 입꼬리 미묘하게 비틀어 보이고) ... ... 사랑하던 것이 비틀림은 한 순간에 일어나는 법이니까요. 당신이 많이 아프지 않았길 바라여요.
... ... ... 자비는 알지 못하니 언젠가는 이루어지겠지만... 지금은 당신이 있으니 많은 이들이 목숨을 구했을 거예요. 저와 이리 대화하는 순간만으로 당신은 수많은 이들을 구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세요, 카리아. (이죽임이다.)
떠나감은 변화함이고, 저는 변화를 좋아할 수 없어요. 아주 오래 곁에 있도록 하여요. (이는 부탁이라고 할 수 있나? 부탁? 어리석은 소리다. '부탁'이 아닌 '애원'에 가까운 무언가.)
당신과 있다면 기대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으니 그것을 깨닫기 전에는 어디에도 가지 말아요.
 
에리니스:(함께 심해에 처박히자. 그것은 그리 속삭였다. 취하라 한다면 취할 수 있을 미물이나 육체를 취함과 마음을 취함은 다르지 않던가!)
 
카리아:기왕이면 확실한 자비는 어렵나? 나, 그렇게 희미한 인간상은 아닌것 같은데...(답잖게 조금 낮은 소리로 웃다가) 하물며 나무의 굳은 수액도 아름다우면 보석이라 칭하는 게 인간인 걸. 허면 그건 어때. 죽음을 앞에 두고도 네 눈을 아름답다 할 수 있는 배짱의 인간에게는 일말의 자비를 베풀어보는거야. 공포를 넘어 널 바라볼 수 있는 인간이라면... 나처럼, 너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인간일테니.
기막힌 엇갈림이군. 이로서 인간은 절멸의 위기에서 같은 인간들에 의해 구원되었으나, 스스로의 추악함을 해결하지못해서 심해에 잠든 필연적 절멸을 마주하게 된 역사를 갖게될지도 모르겠어. 그 끝에 너의 태곳적 모습을... ... 아, 그게 인간멸종 이후면 정말 아쉬운데. 네가 나의 마법을 보지못해 아쉬워한것만큼이나. 하지만, 너의 복수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아쉬움에서 그쳐야겠지.
아아... 말이라도 고맙군. (탄식은 꼭 상흔을 스치는것처럼 약간의 멍울이 느껴진다.) 기나긴 세월을 거쳐 위로받은 기분이야. 그래도 깨달은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네가 비틀리기전까지의 나는...계속 한결같이 네 친구일것임을 맹세하지. 알량한 인간의 맹세이니, 믿을지말지는 오롯이 네가 판단하도록 해. (인외의 감정이 어떤 구조일지 알 수 없으나, 꼭 저처럼 상처받지는 않길 바랐다.)
...말인즉슨,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인류의 멸절을 막는데에 일정부분 기여하고있다는건가? 인간이 잘났든 못났든 끝까지 인류를 위해 이용되는 팔자라니, 참 기구하구만 그래... (꼭 닮은것처럼 이죽인다. 자신을 향한 조소인듯.)
(이어지는 말에 잠시간 조용했다. 거절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네 의견에 조용히 동조하기 때문일까. 약간의 침묵끝에 입을 연다.)
우린 참 결이 다르군... 나는 모든 것은 떠나가고, 변화함으로서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 아마 그 생각이 나를 분노와 절망에서 탈선하게 만든걸지도 모르지. 그 변화가 그리 달가운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에... 오히려 그것을 꼭 의미있는 시련인것처럼 생각해서... 나 스스로를 달래곤 했던거니까. 그렇게 견딜만해지고나면, 세상을 향한 분노도 가라앉고 말더라.
 
카리아:그렇다면 인류를 위해서라도, 너의 깨달음을 위해서라도. 이 한 몸 희생하여 심해에 있는것이노라, 그리 생각해보도록 할까.
...
...실은 내가 그저, 바다가 좋아서 그리 하는 것 뿐이지만.
(마음이 바다에 있기에, 바다에 사는 네가 취한다고 여기려면 얼마든 취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을 온전히 취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틈새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덧없이 작고, 끝없이 변화하는 마음을 취하는 것은 딱 거기까지가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모래알같은 핑계와 함께 쥐어내는것.)
 
에리니스:확실한 자비라 함은 인간의 언어로 일생 일대의 원수를 눈 앞에서 순순히 놓아줌과 같은데... 당신이 제게서 그 정도의 의미를 품는다면 그리 하여 보겠어요. 그들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은 실로 범용적인 것인지라... 그래, 그러고 보니... 극한의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사랑이라고 칭하는 감정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 않았던가요? 제대로 인지하면 미쳐버리는 연약한 이성을 가진 존재의 자기 방어적인 형태가 취한 결과와 진심을 구별할 재간은 존재치 않으나... 그래요. 기억은 해두고 있겠습니다. 당신 외에 그런 이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마는.
본디 지성 가지며 문명 가진 존재란 그런 것이 아니던가요. 절멸의 위기를 손 잡고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지만 두 이면을 가진 존재는 선함과 악함을 분별할 수 없으니 선한 것이 악하고 악한 것이 선함이 되지요. ...태곳적의 조각은 남겨볼까요. ... 저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를 실로 애틋하다 여겼던 적이 있어요. 무엇이든 해주고 싶었고 모든 것을 내주었던 이랍니다. ... ... 아픔을 주었던 것들만 존재치 않아진다면 돌아갈 수 있지요. 아까 전의 인간은 아쉬움이란 기대의 원천이라 하였더랩니다. 이를 그치는가, 혹은 취하는 가의 다름이 있으려나.
... 인간을 믿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이 측면에서 본다면 불신이, 저 측면에서 본다면 맹신이 되겠지만... 적어도 당신은 부러 제 믿음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였어요. 그러니 믿겠다 감히 말해보겠습니다. ... 친구라는 이름에서 복수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요, 카리아.
어찌 생각하든 그것은 당신의 자유이긴 하지만... 적어도 제가 이곳에 있는다면 바다에 올라온 인간들은 무사하기에 그러하지요. 결과론적의 이야기일 뿐이에요.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이러한 결과가 났다, 정도의 미미함일 뿐.
... 곁에 무언가가 있던 이와 없던 이의 차이라 보아요. (잠시의 간극이다. 일 초, 이 초, 삼 초... 그리고 다시 입을 연다.)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여요. 당신이 저와 같은 것을 느끼는지도 알 수 없고 인간의 언어는 한계가 명확하여 표할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이 있지요. 그렇지만 카리아. 카리아가 말하는 것은 견딤이 아니라 지침 아닙니까? 시련이라고 생각을 해야 견딜 수 있던 것 아니에요?
... 제가 무어라 한들, ... ... 모든 것은 당신의 선택에 의함이고 욕망에서 나온 자유의지를 존중해요. 당신이 모르는 채로 묶어두는 방법도 무한하나... 당신을 온전히 속이는 것은 인간의 상식에 무지한 저로선 방법이 없는 듯 하여서.
 
그것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귀가 어쩐지 간지럽습니다.
 
귀에 무엇이 들어간걸까.
 
만져본다면 귀에선 물이 찰랑이는 소리가 들릴 뿐입니다.
 
귀를 털어보거나 해도 물소리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카리아:미쳐서 한 소리면 어때, 진심으로 하는 말이어도 미친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고도 충분한 일인 걸. (키득대며 고갤 끄덕였다.) 어쨌거나 너를 향해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을 살려두면 꽤 재미있을 거란 건 장담하지.
그렇다면 역시 나도 최선을 다 해 살아볼까? 꼭 네 최후에 남게 될 태곳적의 조각을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주는,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할 바에야... 기왕 인간의 기대수명을 훨씬 넘겨 살아가고있는 거... 끝까지 살아남아 그 끝을 보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물론, 난 그때도 널 내 친구라고 여길거다. 아마 죽는 그 날 까지도 그럴테지. 그 복수의 화살은 그저, 네가 얻은 고통과 그에 따른 판단의 결과임을 잊지 말아, 에리니스. 네게는 언제든 멈춰서서 돌아갈 심해같은 친구가 있다.
그래, 정말 딱 그 정도의 의미로만 생각해야겠어. 지난한 삶 전부 돌이켜 의미부여해봐야 무거워서 살기 힘들다고. ...참 위로가 되는 군. 네가 이리 거대한 녀석만 아니었어도... 네 머리를 몇 번이고 쓰담아주고 싶을 만큼이야.
...시련이라고 생각해야 견딜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 ...(이쯤해서 귀가 조금 간지럽다. 제 귀에 손을 슬 갖다대어 만지작댄다. 불편한 이질감, 정곡을 찔린 아픔 등이 동시에 그를 괴롭힌다.) 모른다는 거 치곤 꽤 정곡인데. 더는 아무것도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마침 내 마음속을 뒤덮고 있는 참이긴 했어. 그래서 새로운 인연 따위 쌓지 않아. 전부 애송이 취급해버리고 거리를 둬버리지. 그렇다고 여태껏 살아온 관성을 무시하고 싶진 않아서 죽지도 못하고... ...
...
(찰랑거리는 소리가 이토록 거슬린 적이 있었나. 잠수하면서 몇번이고 듣던 건데. 하지만 난 지금 심해에 가라앉고 싶다. 이렇게 얕은 물에서 깔짝이고 싶지 않아. 할 거면 차라리, 확실하게 가라앉아서, 두 번 다시 물 밖으로 나오지도 못 할 정도로 - )
 
카리아:(...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한 거지. 퍼뜩 정신차리고 널 바라보면, 너는 진솔한 마음을 제게 말해주고있다. 저를 온전히 속이는것은 포기하겠노라고.)
눈에 보이는 술수를 부려도 대충 속아넘어가주려던 내 마음이 무색하게 순진한 고해를 하는구나. 그렇다면 이쪽도... 언제든 내 자유의지가 심해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네게 말하도록 하지.
그리고 그게 지금은 아니라는것도.
...그런데 말이야... 나, 몸이 좀 이상한 것 같아. (결국 못 참고 고개를 옆으로 털어내본다. 역시 해결은 안된다.)
...귀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나서. 치료의 부작용인가?
 
그것의 입꼬리가 선명하게 올라갑니다.
 
작은 물방울들과 함께 들리는 긁는 듯한 소리가 건물 전체를 울리는 것이... 제법 듣기 불편하군요.
 
곧이어 저 멀리서 한 연구원이 뛰어옵니다.
 
연구원 2: 이, 이사님! 그... 에리니스... (에리니스를 봤다가 헙... 목소리 낮춘다.) 생체 표본을... 샘플실에 두었는데... 확인 한 번만 해주실래요?
그리고 이건 아까 전에 에리니스랑 했던 짧은 문답에 관해서 정리한 거예요. (간단한 보고서 내밀었다.)
 
카리아:음...? (뛰어온 거 보니 어지간히 급한 일인 것 같은데. 마침 울적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하고 싶기도 했다. 우선 보고서부터 받아들며)
바로바로 써오는군. 잘했어. (칭찬은 후함.) 우선은... 샘플 확인부터 하러 가볼까? 보고서는 이동하면서 읽어도 충분히 확인 가능할 것 같으니까.
(아무래도 자리를 떠야 할 성 싶다. 뒤돌아 다시 에리니스를 바라보고) ...대화는 다음에 계속하는걸로 할까? 우선은 너를 우리의 방식대로 좀 알아보고 올테니까...
...참, 다음에는 왜 웃었는지도 물어볼 거야. (처음으로 단정지었다. 그 소리가 웃음소리라고.)
 
에리니스:... 그러세요. 다음 번에는 저에 대한 의문을 조금 해소 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샘플실
 
샘플실은 6층 연구동에 존재합니다.
 
[샘플실], [실험실], [회의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카리아:(좋아... 우선은 이동하는 길에 보고서부터 훑어봅니다.)
...아, 그래서 내가 필요하다 했군? (신종 체세포 연구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양반들이 어째 나한테 순순히 양보한다 했다...)
역시, 친구와 함께라면 든든하다니까... (어쨌거나 이쪽도 연구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서. 발걸음 가볍게 샘플실로 향합니다.)
 
바다 생물과 그것에게서 채집한 생체 표본을 수집한 곳입니다.
 
샘플 상태에 따라 생물, 냉장, 냉동, 실온 보관을 하고 있습니다.
 
카리아:(에리니스의 체세포는... 생물상태인가? 보관상태 확인해본다.)
 
다른 생물들은 보통 냉동보관 하고 있지만 그것의 샘플은 냉장, 냉동, 실온 모두 해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카리아:(하긴... 다 해보고 싶겠지...)
 
그것의 체세포는... 제법 큰 크기가 생물 상태로 보존이 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손바닥 크기의 살점입니다.
 
카리아:오... 이것도 저것도 다 해볼 수 있겠군...
(조금씩 잘라내서 냉장, 냉동, 실온 보관용 샘플로 만들기를 시도합니다. 잘 잘리긴 하려나...)
 
생각보다 쉽게 잘립니다.
 
덕분에 샘플로 만들기는 수월하네요.
 
카리아:살성이 무르네. 이래서 흉이 그렇게 많았던건가? 거대한 몸체에 비해 여린 몸이라...
(중얼대며...인간답게, 제 뜻대로 정의내린다.)
(샘플들은 각각의 용도에 맞게 보관해두고... 남아있던 살점 중에 또 조금을 잘라내어... 이번엔 염기성/산성 반응을 실험해본다. 가령... 황산 한방울을 작게 잘라낸 샘플에 떨군다면, 그것은 녹아내릴까?)
 
황산 한 방울을 떨구자 샘플이 손상되지만 이내 얼마 안 가 복구가 됩니다.
 
이걸 잘 연구하면 인류에게 좋은 방향으로 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카리아:...말도 안돼. 그럼 낫는 상처는 뭐고, 낫지 않는 상처는 뭐지?
(초 대 흥 분 상태가 된다. . . . 복구 된 세포를 현미경으로도 관찰해본다. 다시 한 번 황산 한 방울 떨궈가며. 어떻게 복구되는거지? 복구 과정이 어떻지?)
 
채집한 샘플들은 일반적으로 동물세포에 정의에 맞는 세포벽이 없이 막으로 둘러싸인 핵이 존재하는 형태입니다.
 
황산이 닿는다면 다른 동물세포와 다름 없이 녹습니다.
 
그러나 죽었던 새포가 다시금 살아나 본래의 형태를 되찾습니다.
 
완벽한 소생에 가까운 형태예요.
 
카리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것의 세포 핵이 꿈틀대며 당신의 손 혹은 가까운 신체로 달려들려 합니다.
 
동물 세포이기에 어느 정도의 움직임은 있다지만 이렇게 의지를 갖고 움직이는 경우가 있던가요?
 
카리아: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3
 
카리아:....아무리 사전 설명을 들었다지만... 그렇다지만....
(제 신체에 직접 닿는 일은 없게 꽁꽁 싸매놓고 있음에 감사하다가도...)
저거 장갑까지 뚫고 들어오는 건 아니겠지? (찝찝...)
(다음에는 어떤 공격에도 다시 복구되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다. 황산공격은 이미 어느정도 검증됐으니... 핵을 잘게 썰어보기도하고, 손상된 세포가 복구되기전에 다른것과 이리저리 뒤섞어보기도하고. 정말 어떠한 상황에서도 다시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지.)
...이 모든 실험을 다 통과하고도 이 샘플들이 전부 멀쩡하다면... 흉은 그냥 본인이 남기고 싶어서 남겼다고 밖엔 설명이 안돼. (그러고도 남을 존재라 생각했다. 분노를 제 몸에 기록해두듯이.)
 
잘게 썰린 핵은 서로를 잡아당겨 다시 하나의 것으로 돌아옵니다.
 
다른 것과 섞였다면 그것은 완전히 배제하여 자신의 본래 형태를 되찾습니다.
 
마치 시간을 돌리는 것처럼 그것은 멀쩡한 상태로 당신의 눈 앞에 존재합니다.
 
카리아:...마치 내가 치료 된 방식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 (참, 이럴 때가 아니라...)
(이번엔 체세포를 하나의 객체, 생명체로 인식한다는 가설을 놓고, 녀석에게 포도당을 줘 봅니다. 흡수하나? 흡수해서 사용하나?)
 
 
세포는 포도당을 빠르게 흡수합니다.
 
카리아:...배가고팠나...? (이번엔 동물성 단백질도 줘봅니다. 음... 기분이다. 잘게 자른 소고기.)
 
얌... 얌.......
 
이마저도 빠르게 분해해 흡수합니다.
 
카리아:(슬슬 귀여워하기 시작한다. 아빠 미소 같은 걸? 짓기 시작했다.)
필요에 의해 섭취한다는 말을 듣기는 했는데... 딱히 복수심에 응징하듯이 먹는다기보단...
이 정도면 그냥 먹는 걸 좋아하는 거 아닐까...? 잘 먹잖아... (덕질한다.)
(그럼 이제 의사소통은 되는지 궁금하다.)
후각기관이나 섭취기관이 따로 보이지 않는데도 잘 먹었단말이지.. 내 말이 들릴지도 몰라...
에리니스, 오른쪽으로 오면 내가 소고기 다섯 점 줄게. (라고 말하며 왼쪽에 소고기 1점 놔둠.)
 
왼쪽으로 슬슬... 움직입니다.
 
스슥...스스스슥.....스스스스슥....
 
카리아:말은 못 알아 듣나 봐....(근래 지어본 중 제일 행복한 미소 짓는 중임. 미친 걸까?)
(또 해볼 만 한 실험이 있을까? 머리 굴려본다...) (지능 롤 가능할까요? 메타적으로 놓친 게 있다던가.)
 
카리아: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열을 가하여도 좋고 냉동 시킨 것을 확인하여도 좋습니다.
 
뭣하면 맨손으로 만져도 좋죠
 
카리아:(좋아. 그럼 아까 냉동해둔것부터 확인해보는걸로.)
 
현재 인류의 기술로 낮출 수 있는 최저한의 온도로 낮춰둔 샘플을 꺼내봅니다.
 
...?
 
샘플은 조금 차가워졌을 뿐, 여전히 상온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게 가능하던가요?
 
카리아:...? 아니, 최저 온도만큼 낮아지지도 않고...? (온도계가 고장났나 싶어서 맨손으로도 덥썩 잡아봄.)
 
만낭만낭 합니다.
 
생각보다 부드럽고 축축해요.
 
카리아: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대체 무슨 충동인가요?
 
이를 무심코 입에 넣습니다.
 
카리아:(...합.)
oO(나 왜 먹고있지? 모르겠어... 근데 쟤가 먼저 부드럽고 만낭만낭하고 축축했다고... 아니 이게 무슨생각이지? 모르겠어...)
(우물우물... 저도 모르게 씹어본다. 식감은?)
 
식감은 익히지 않은 살코기와 다름이 없습니다.
 
육회... 생고기...? 정도의 식감입니다.
 
카리아:(... 맛은?)
 
맛도 생고기와 다를 것은 없습니다.
 
솔직히... 별 맛은 느껴지지 않아요.
 
여러 번 씹어보면...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섭취해본 것들 중 비슷한 것이 단 하나도 없으니까요.
 
카리아:(뭔가 생고기를 먹는 것 같으면서도... 그렇게까지 비리지도 않고... 그치만 역시 좀 생고기같으니까...)
(씹던걸 저도모르게 본능적으로 꿀떡 삼킵니다. 삼켜지기는 합니까? 이상반응은 없나?)
 
아주 쉽게 삼켜집니다.
 
이상 반응은 없어요.
 
작은 조각이니 포만감도 느껴지지 않네요.
 
카리아:(꼭 이렇게 먹어도 괜찮은 것 마냥...)
(아니, 솔직히 기왕이면 생고기 같은 식감이니 익혀 먹어도 좋지 않을까? 한 점 먹어서는 배가 부르지도 않고... 는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 ...
...헛,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정신차려보니 작은 조각을 하나 더 구해와서 이번엔 열을 가하고 있는데...)
(익혀지기는 하나...? 기웃...)
 
어류의 부분으로 추정되는 샘플에서는 생선의 살 냄새가, 인간처럼 보이는 피부의 부분에서는 육류의 살 냄새가 납니다.
 
어찌보면 당연하겠지만요.
 
카리아:(조금 본격적인 냄새가 나자 그제사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퍼뜩 살점들을 꺼낸다.)
(열을 가하는 건...세포가 안 돌아오나...? 관찰...)
 
잠시 내버려 둔다면...
 
끝 부분부터 시작하여 서서히 본래의 형태로 돌아옵니다.
 
카리아:이건... 좀 더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해.
(슬슬 맡길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 잘랐던 세포들을 이리저리 슬라임 합치듯 합쳐놓고 -이럼 너네 합쳐질 거 아냐 그치 에리니스들아?- 연구원들 찾으러 회의실로 나섭니다.)
 
회의실
 
그동안 실험한 결과를 보고하거나 획기적인 발견 등이 있을 시에 발표하는 곳입니다.
 
아직 연구를 시작한지 ■■일 밖에 되지 않았다보니 이렇다할 결과 등이 나오진 않았기에 긴 책상과 정렬된 의자가 다입니다.
 
■■일?
 
...
 
카리아:(얼..얼마나됐더라...)
 
당신이 이곳에 들어온지 얼마나 됐죠?
 
카리아:(대가리 굴려봅니다.)
 
돌돌... 머리를 굴림과 동시에
 
갑자기 속이 울렁이며 숨이 차기 시작합니다.
 
카리아:욱... (괜한 생각을했나? 구석에서 입 틀어막고 천천히 심호흡해본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숨이 겨우 가라앉습니다.
 
카리아:와... 뱃멀미도 이런느낌이려나? (토할뻔했네...)
(정신차리고... 아니 근데 나 이러는동안 아무도 안지나가줬어? 이 칼퇴 연구원들아!)
(조금 속상해 하면서 회의실 뒤져봅니다. 얼마 안지난거같은 기억만큼은 확실하니까...두고 간 자료라던가 좀 남아있는 거 없나? 날짜에 관련해서? 설마 다 4월1일인건 아니겠지.)
 
자료들이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무언가 볼만한 것들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날짜는 모두 04월 01일.
 
카리아:(너무 당연하고 안일하게 내가 다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가? 좀 더 살펴보는 게 좋을지도...)
(그런 생각을 하며 우선은 3층으로 내려가 봅니다.)
 
3층
 
각종 물류 창고로 사용하는 층입니다.
 
이곳에서 원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망가진 비품, 부족한 식료품, 혹은 그것에게 시험삼아 줘볼 먹이등을 얻을 수도 있을 겁니다.
 
카리아:(망가진 비품부터 살펴봅니다. 방치된 상태라던가, 살펴보면... 이곳에 머문지 얼마나 됐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지도...?)
 
망가진 비품... 이라고 해봤자 그냥 어디가 부서진 것들일 뿐, 오래되었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습니다.
 
카리아:(이어서 식료품들 물끄럼... 보다가, 생각해보니 나 아직 밥을 안 먹었다.)
(적당히 여기서 쥐새퀴마냥 비스킷 하나 뜯어서 입에 밀어넣고 마저 살펴봅니다. 겁나 핵불닭매운맛과자같은건 없던가? 에리니스가 통각을 느끼는지, 아니면 그것도 그냥 먹을걸로 치는지 궁금한데...)
 
무언가를 원한다면 직원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요?
 
마침 안쪽에서 물건을 정리하던 직원이 나오며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합니다.
 
카리아:(그걸 직원에게 물어보면 나를 얼마나 이상한 놈으로 보겠어?)(자각은 있나봄?)
(근데 이미 입에 몰래 훔쳐먹은 비스킷이 물려있다. 얼씨구나 이미지 깎아먹기 성공이다.)
어어..음...(일단 인사. 그리고 고민. 여기서 더 깎일 이미지가 있나? 아니 글쎄 그닥.)
(나는 이미지 깎이는걸 두려워하나? 사실 그것도 그닥.)
혹시 여기 과자 있나? 매운맛... 엄청 매운맛으로.
 
물류창고 직원: 엄청 매운맛의 과자... 말이십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직원은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 있나?
 
...그게?
 
카리아:(있을까?)
(내가 행운판정을 해본다면?)
 
카리아:
기준치: 60/30/12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
 
곧이어 직원이 나오며 당신에게 과자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직원에게서 바다의 냄새가 훅 끼치는군요.
 
이거... 원칩... 과자입니다.
 
세계에서 제일 맵다는...그 과자요...
 
카리아:(아니 이거... 이 정도면 실험체에게 고문하는 거 아니냐고.)
이런 걸 구비할 생각은... 누가 했지...? ... ... . (여러의미로 대단한데.)
 
물류창고 직원: 이곳에는 무엇이든 있습니다. 그러니 편하게 말씀해주십시오. 찾아드릴 테니까요.
 
카리아:(끄덕...) 마침 필요했는데 정말 잘됐군. (원칩...챙긴다. 에리니스에게 미리 사과하며...)
그건 그렇다치고... 여기서 일 한지 얼마나 됐지? 점점 바다 그 자체가 되어가는듯한 느낌인데. (직원을 빠안...)
 
물류창고 직원: 이사님이 이곳에 오실 때부터 일 했습니다. 제게 무슨 문제라도 있을까요?
 
카리아:...아니 뭐, 딱히 그런 건 아니고. 문제는 오히려 나한테 있지. 계속 일만 했더니 여기 온 지 얼마나 됐는지 슬슬 기억이 안 나서.
이렇게 많은 물건을 계속 비슷한 신선도로 유지하려면 꽤 수고롭겠군. 다음 물류 들어오는 날엔 나도 좀 돕고 싶은데 말야... 그 때가 언제인가?
 
물류창고 직원: 엄..., 피로하신 것 아닐까요? 수액을 맞아보시거나 푹 쉬시는 것도 방법일 겁니다. 이곳 물건은 언제나 들어오고 언제나 사라지니 괜찮습니다. 연구에 집중하셔도 괜찮으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카리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꽁꽁 싸맨 직원의 목부근에서... 푸른 무언가가 보입니다.
 
저거 비늘 아닌가요?
 
카리아:(...?)
(그렇잖아도 직원들이 전부 수상하게 느껴지던 차에... 눈에 저런 게 들어오면...)
(또 그때처럼 도망갈까 싶어져서... 일단 붙잡아보게 되는것이다.)
(벽쿵으로.)
...아니야, 아니야. 내가 신경쓰여서 그래. 쉬이, 잠깐 그대로 가만히 있어봐. (?)
(가만히 있어주나? 안 하면 어쩔 건데? 턱 끝 잡고 고개 살짝 옆으로 돌려서 목 근처 확인해봅니다.)
 
물류창고 직원:This message has been hidden.
 
퓖퓾퓲퓵퓽픂 퓰퓾픂...★
 
...퓕퓾퓬퓴퓲퓷퓰 퓻퓸퓶퓪퓷퓽퓲퓬...♥
 
물류창고 직원: (어맛...) 뭘 하려고 그러십니까? (고개 푹 숙인 그대로 있다가 순순히 고개 돌아간다.)
 
다시 보니 아무것도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의 목이에요.
 
카리아:...어디갔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사람 눈을 빤히 보다가...)
딱히 뭘 하려던 건 아니야. 급히 확인할 게 있어서...미안한데 조금만 참아봐. (라고 하더니 이젠 목덜미에 코까지 들이박아버리는데... 짙은 바다냄새도 사라졌나?)
 
물류창고 직원: (다소곳하게 두 손 모아서 얌전...)
 
바다냄새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대로지만...
 
점점 옅어지는 것 같기도 해요.
 
카리아:... ...향수, 쓰는 편인가? (태도 보아하니 이미 무언가 수긍/납득한 모양새라... 그냥 계속 오해하게 두기로 한 모양이다.)
(적당히 거리두고 눈 맞추며 그렇고 그런 오해받기 딱 좋은 질문 한번 더 해준다...)
 
물류창고 직원: ... 제... 체향, 입니다만... (조금 수줍?게 한 발자국 떨어졌다가 후다닥... 안으로 들어간다.)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카리아:...이런, 너무 들이댔나? (=적당히 플러팅해서 꼬셔가지고 정보 뜯을 생각이었는데 아쉽게 됐다.)
(남은 건... 원칩...뿐인가...? 그는 원칩을 내게 주고 사라져버린건가...?)
(쩔수없지... 터벅...원칩들고 1층으로 가봅니다.)
 
1층으로 가던 도중, 앞으로 다른 연구원이 지나갑니다.
 
지나가는 건가요?
 
연구원은 정확히 당신의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 위 방향으로 부유하듯 움직입니다.
 
카리아:...?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잘못본걸까요?
 
다시 본다면 그 연구원은 당신을 걸어서 지나치고 있습니다.
 
카리아:...(눈 벅벅 문지르고 다시보면... 걸어서 가고있는데....)
뭐지, 나 정말... 피곤한가? (뒷통수 벅벅...하며 다시... 갑니다.)
 
1층
 
층이라기보다는 골격으로만 이루어진 구조물입니다.
 
이 아바리티아가 심해의 물살이나 거대 해양동물의 공격 등에서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든든한 기둥이죠.
 
바깥을 직접 탐사하지 않는 이상 직접 접근하기는 어렵습니다.
 
카리아:(직접 탐사하려면 아무래도 2층에서 잠수복 입고 나가서 확인해봐야하려나?)
 
아무래도 그럴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카리아:음... 자꾸 이상한 게 보이는 것도 그렇고... 좀 신경쓰이니까.
오늘은 이것까지 확인해보고 잘까...
어차피 일어나봐야 4월 1일일테니. (까지 말하고 순간 멈칫. 나...적응해버린걸까나... 같은 생각.)
...(이윽고 고개 도리도리 털고 2층으로 갑니다.)
 
2층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장치가 있는 층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복도 양쪽으로 장비실과 해치가 있습니다.
 
이제는 익숙한 곳이에요.
 
카리아:(익숙하게... 간단한 채비를 마치고, 경고문 한 번 또 봐주고... 해치 문을 열고 나섭니다. 향하는곳은 1층!)
 
주변을 살펴보면 심해여서인지 주변이 잘 보이진 않습니다.
 
그나마 에리니스의 형태를 띈 그것만이 기이한 광원이 되어주며 은은히 주변을 비칠 뿐입니다.
 
은은히 비치는 빛에서 [승강장]과, [비상용 잠수정] 몇 대, [아바리티아의 하부]가 보입니다.
 

 

 
카리아:(에리니스랑 가깝지 않거나 그늘진 곳이 많아서 뭔가 어두워. 좀 더 빛이 필요할 것 같다.)
음... 위험하진 않겠지...? ... ... .
잠깐이니까...!
(가져온 손전등 켭니다.)
 
[에리니스?] 도 멀리서 관찰할 수 있을 겁니다.
 
심해에서는 손전등이 필수죠!
 
카리아:(그럼그럼!)
 
빛이 앞을 비추고 당신의 길을 밝힙니다.
 
카리아:(우선 1층의 기둥들부터 살핍니다. 튼튼한가?)
 
아바리티아를 지탱하고 있는 하부입니다.
 
해양 생물과의 친화를 목적겸, 시설 유지 시 자연으로 인한 보강을 노리기 위해 부러 퇴적물이 쌓일 수 있도록 얼기설기 얽혀있는 게 특징입니다.
 
카리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심해 특유의 눈이 퇴화된 다양한 해양 생물들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나...
 
기이하게도 모두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바닥에 붙어 의태하는 생물들 조차요.
 
카리아:(아쉬움의 보글보글.)
다 도망갔거나... 에리니스가 먹어버렸거나... 이려나? ... ... .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별 특이성은 못찾았는지, [에리니스?]도 멀찍이서 살펴봅니다.)
 
아바리티아 바깥에서 마주할 수 있는 그것입니다.
 
창살로 된 원통에 갇힌 형태이지만 그의 모습은 느긋합니다.
 
물 속이라 누울 필요가 없고 창살 사이로 물이며 다른 바다생물이 드나들기 때문이겠죠.
 
카리아: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런데 카리아,
 
이 거대한 것을 어떻게 저 창살 안으로 넣었는지 기억하고 있나요?
 
카리아:(기억... 기억 하고있나...?)
(되짚어 생각해봅니다. 나는 그걸 기억하고있나?)
 
들은 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습니다.
 
당연히 보고서 하나쯤은 있을 법도 한데...
 
그 어떤 보고도 듣지 못했었죠.
 
대체 어떤 방법으로 저것을 저 안에 가뒀던가요?
 
이 거대한 생물을 어떻게 현재 인간의 기술로 이곳에?
 
카리아:(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몸이 굳는다...)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카리아:(잠수를 마치고 돌아갑니다. 곧장 쉬러 갈거라더니... 엘레베이터의 7층버튼을 누릅니다. 5층이 아니라.)
 
7층
 
가장 고층이자 바닥에 발을 딛은채로도 그것과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층입니다.
 
카리아:(곧장 에리니스에게 묻고싶은게 많기야 하다. 하지만 저벅저벅... 아직 물기가 채 가시지 않은 발걸음은 곧장 책상 위에 놓인 수첩으로 향한다. 자리에 앉아서 뭔가 열심히 쓴다. 생각 정리를 위함이다. 설령 그게 지워진다 하더라도.)
[영원히 반복 될 것만 같은 4월 1일,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음.]
[아무도 이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음. 오히려 수상쩍게 굴고 있다. 정확히는 인간이 아닌 것들과 대화하는 기분마저 든다. 그들은 연구 이외에,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의구심과 두려움 등을 가지고 있지 않아.]
[기억이 손상됐다. 나에게는 어떠한 최후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것이 분명하다.]
[결론: 이곳을 빠져나가지 않는 이상, 내게 미래는 없다.]
(정말 그래도 괜찮은가? 상관없나? 내게 미래가 없어도? 어떠한 결론에 다다르고 난 이래, 한참을 수첩을 노려보다가... 시선을 위로 들어 에리니스가 있을 곳을 바라봅니다. 에리니스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다른 때라면 눈을 감고 물 속에서 부유하고 있을 그것이,
 
어둠 속에서 새빨간 눈을 당신에게 고정하고 있습니다.
 
한 번의 깜빡임 없이 올곧게.
 
카리아:(본능적인 두근거림을 느낀다. 누군가는 이걸 사랑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고 했던가? 카리아는 착각하지 않는다. 이건... 단순하고도 원초적인 반응, 생존본능이다. 그 어느때보다 심장이 빠르고 크게 뛰고 있음을 느끼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 ...너, 뭔가 숨기고 있는거지.
 
에리니스:지금까지 거짓말을 한 적은 없습니다, 친구. 거짓은 인간이나 뱉는 것이니까요.
말을 조금 다르게 해볼까요?
당신이 묻지 않았을 뿐이에요.
 
카리아:(네 대답을 듣고는, 꽤 날카롭게 바라보며 묻는다.)
...내가 물어볼 수는 있을만한 환경이었고? 아아, 그래. 혹시 그래서였나?
알면 뛰쳐나갈게 뻔하니, 영영 모르게, 묻지도 못할만큼 까마득한 바보로 만들어서라도 여기에 두고 싶었던 거야?
그 모든 말이 진심이었다면 내가 여기에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 또한 진심이었을테니.
대답해, 그렇게해서까지 내가 여기에 남아있어서, 이곳이 남아있어서...
그리고 네가... 이렇게 갇힌 채로 계속 유영한다해서... 네가 무슨 이득이 있는데.
 
에리니스:... 새장에서 난 새는 자유를 알지 못합니다. 이를 죄라고 여길 정도로요.
네. 모든 순간이 진심이었어요. 당신에 대해서 알고 싶었고, 궁금했고... 실제로 당신은 제게 새로운 것들을 알려주었지요.
한낱 유희에 이득을 논함은 어리석습니다. ... 단지, 당신이 제 손에 들어왔기에 잠시나마 관찰하고 싶었을 뿐이고... 당신도 얻은 것이 있지 않던가요? 다분히 즐거워하였잖아요.
당신은 저를 알아가고 싶어했고, 저는 당신을 알아가고 싶어했어요.
... 이를 위한 장소를 꾸며뒀을 뿐인데...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까?
환경은 충분할 터인데.
 
카리아:환경... 꾸며둬...? ... ... 내가 알고 싶은 건 '진실'이야. 난 새장에서 난 새가 아니라고. 단 한순간도 그런 삶을 산 적이 없는데...! (이제는 그리되지 않았나? 나는 네가 만든 새장에 갇혀있는 꼴이 아니던가? 지금 갇혀있는건 누구인가? 언제고 저 창살을 뚫고 마음껏 헤엄칠 수 있는 네가 자유로운가, 바깥으로 30분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에 심해에 갇혀버린 내가 자유로운가. 답은 명확했다. 그렇기에 분노했다. 단 한번도 이렇게까지 철저히 억압당한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것도 알아둬. 내가 어쩌다가 이곳에 오게 됐는지 알아야겠어. 내가 나이들고 지쳐서가 아닌,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기억이 조작됐다는 사실만은 받아들이기 어려우니까.
내가 그간 네게 묻지 못했던 것들, 이제는 다 털어놓으라고. 알겠어?!
(저도 모르게 네게 윽박지르고야만다. 그런다고해서 그게 그리 위협적인 목소리일까? 그렇지도 않을텐데.)
 
에리니스:... 묻지 못했던 것들이라고 한다면... (보글...) 단순한 사고였을 뿐이에요. 연구를 한다는 이유로 바다 위에 있던 당신은 사고에 휘말렸을 뿐이랍니다. 저는 그것을 구했을 뿐이고요. 아주 단순한 진실이지 않습니까? 이것을 원했다면 조금 김 빠질지도 모르겠는데.
(철창 잡는 손, 느긋하게 긁어낸다. 제대로 된 소리가 들리지는 않으나 선명하게 긁힌 흔적이 남았다.)
쉬고 있던 절 발견한 것이 그곳에 있는 생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 됐었지요. 제가 한 것은 배를 반토막 낸 것 뿐인지라 살아있는 이들은 살았을 것이고 죽은 이들은 죽었겠죠. 이에 큰 의미는 두지 않았습니다. (순순히 털어둔다. 네가 원했으니, 난 들어주는 것이니까. 얼굴의 근육이라는 것을 조금 당겨본다. 애처로움을 흉내내는 듯 했지만... 잘 됐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봤자 미묘할 뿐이고.)
... 그리도 속상하고 화가 나요? 억울한가요? 제가 한 짓이 그리도 당신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었나요?
... ... 저를, 떠나고 싶은가요? ... 이제는, 에리니스가 싫어요?
 
카리아:(말없이 당신을 바라보는 눈에는 여전히 분노가 담겨있었으나, 직전처럼 표출하지는 않았다. 끓어 넘치던 것은 당신의 대답으로 인해 어느 정도 가라앉은 걸까.)
... ...아니, ... 그저 나는...
(허나 입을 열기 시작한 순간부터 드러나는 것은 혼란함이다. 정처 없이 흔들리던 시선은 결국 고개를 숙이고 이마를 짚는 등의 행동으로 완전히 가려지고 만다.)
(탐구한다는 것이 인간의 권능인 것 마냥 착각하던 시절이 너무 길지는 않았던가? 역으로 자신이 그런 일을 겪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것에 분노해야하나? 저이는 그저, 가증스럽기만 하던 인간의 갖은 행태가 궁금했던 것이 아니던가? 인간 외적으로는 충분히 이해가능한 선이지 않느냔 말이다. 그가 인류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전제 하에.)
...여전히 고마운 마음은 있어. 네 궁금증이 풀릴 만큼은 이곳에 머무는 게 내 보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내게 그 사실은 전혀 시시하지 않아. 그마저도 너에게서 알았어야 했을 정보니까.
 
카리아:...알겠어? 네가 그 말을 해준 덕분에... 현재 인간의 기술력으로 너를 끝까지 탐구하는 것은 어렵다는 결론을 이제야 낼 수 있게 되었는걸.
...
네가 싫은 건 아니야. 하지만 이곳에 계속 머무른다해서 내게 과연 유의미한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군.
잠깐의 시간 정도는 함께해줄 수 있겠어. 너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은혜 갚기 같은 거지. ...이 정도 감정은 이해할 수 있겠나? (네가 어설피 흉내내고 있단 것 쯤이야 이미 배려의 영역으로 넘어갈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기에.)
 
에리니스:(그것은 이마저도 관찰의 일부라는 듯 시선 고정한 상태였다. ... 갇혀있음을 깨달은 뒤에 나오는 감정은... 아하, 혼란함인가? 그 혼란함은 어디에서 기인하였는가. 부러 이 모습을 취한 것에 효과가 있는가, 혹은 다른 무언가에서 기인한 혼란스러움? 인간이라는 것은 수많은 것에서 감정의 영향을 받아 흔들리는 존재다. 이성보다는 감정과 본능에 충실함이 당연시 되지 않던가? 그들 또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 개체 중 하나이기에 으레 그러하다. 목숨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 그들은 필사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데... 이 자는 어떠할지.)
인간의 과학과 기술력의 한계는 현재로서 극명합니다. 심해의 바닥도 제대로 밟을 수 없는 이들이지 않던가요? 얼마의 시간을 들이든 저라는 종을 정복해 냄은 인간에게 있어선 불가능한 영역이며 그리 둘 생각도 없습니다.
당신에게 인간이 말하는 정이라는 것을 품었다 답할 수는 없으나 무언의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지요. 무료하며 분노하고 거칠기만 하였던 생 중 아주 짧지만 나름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하여두지요. ... 오는 것이 있어야 가는 것이 있고, 당신이 제게서 무언가를 더 이상 얻을 수 없다면 제 호기심을 채운다고 하여 의미가 있어질 시간은 아니에요.
(철창을 쥔다. 그대로 우그려졌다. 아주 쉽게.)
... 원한다면 떠나요. 보내주겠다고 하였던 것 같은데. ... 제 육체도 취했겠다... 원한다면 같은 존재가 되어 이곳에 남아도 좋습니다.
당신이 '부탁'한다면 무엇이든 이루어줄게요.
 
카리아:(혼란함은 점차 가라앉는다. 마치 '적응'하는 것 처럼 보인다.)
...지금으로선 그렇겠지. 난 인간의 가능성을 믿는다. 그건 감히 너의 능력을 아득히 뛰어넘을 기술력을 갖게 될거라는 의미만을 내포하는게 아니야.
네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구태여 흉내 낼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 것... 인간에게는 그것이 특장점이라고 생각하거든.
이별 이후에 무료하고 분노하고 거칠기만 한 생을 마저 이어나갈 생각인가? 내가 너라면... 아니, 네가 조금 더 '인간적인' 생각을 한다면... 나처럼 탐욕스럽게 그것을 쥐어나갔을텐데 말이지. 우리 이전에 했던 약속을 핑계삼아서라도 말야.
(우그러지는 철창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겁을 상실해서일까? 아니, 그는 당신을 '신뢰'했다. 자신을 해치지 않을것이라고.)
그래, 나는 이제 이곳을 떠날 생각이다. 먹어서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건가? (어쩐지 홀린듯 집어삼키게 되더라니...같은 생각을 잠깐...) 같은 존재가 되는 것까지는... 글쎄, 네가 어느정도 그 유희를 스스로도 탐닉할 수 있을때까지로 미뤄두고 싶은데.
 
카리아:무슨 부탁이든 들어주겠다면 이런 것도 가능하겠지? 나와 함께 뭍으로 가는거다.
함께하자, 에리니스.
 
에리니스:가치조차 느끼지 못할 특장점이랄 것이 있습니까? ... 미물이 무얼 하며 날뛰든 거슬림조차 없거늘. ...그럼에도, 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인간은 앞으로 나아가려 하더군요. 저의 소중한 것들의 생을 끊어가며. 아무런 관련 없이 살아가던 다른 생 밟고 서 만든 발전과 가능성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이덥니까?
본디 저의 존재 의의는 복수이기에 그러할 것이겠지요. ... 저에게 인간적임을 바라지 말아요. 그것은 모욕입니다. 이해할 수도 없음을 억지로 흉내냄보다 어색하며 거리감 생기는 것도 없지 않습니까? ... .. 약속이라는 것은, 조금 고민을 해볼만 하지마는... 이마저도 당시니 없다면 무용지물인 것을요.
(이번에는 한쪽 눈썹이 들린다. 이것은 명백한 놀람의 표시임이 분명했다. 호오,)
당신이 물 속에 남는 것이 아닌, 저를 끌어올리겠다는 소리입니까? 뭍의 이들은 절 본다면 정신조차 제대로 차리지 못할 이들이 태반이며 수많은 것들이 우려를 표하고 수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당신을 몰아세울 것임에도 불구하고? ... 제 겉껍질에 묶이지 마십시오. 아무리 친근하다 한들,
저는 당신의 에리니스가 아닙니다. 아시지 않던가요?
... 원한다면 되어 줄 수도 있지만, 흉내냄으로 당신의 마음에 들 것 같지도 않아서. 취한 것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카리아:본디 세상은 약육강식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던가? 인간은 그간 심해에 파묻혀 살아온 어떠한 존재를 제외하곤 자신이 이 세계의 최강자임을 늘 인식하며 살아왔지. 계속해서 나아가고, 소중한 것들의 생이 끊어지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당하고, 빼앗긴 자의 입장에선 결코 의미를 찾을 수 없을텐데.
오히려 네가 이 세상의 가장 특징적인 강자이니 인류를 다 쓸어버리겠다고 마음먹은것이 논리적이고 합당하다 할 정도로.
하지만... 하지만 나는 아무래도 인외적 존재가 되긴 그른 모양이다. 지금도 인류를 살리기 위해 너와 공존을 택하고 싶어지니까.
그래, 에리니스. 나는 살아가는 것의 지저분함이 어떤 것인지 네게 알려주고 싶다. 감히, 순백한 네 손에 얼룩을 잔뜩 묻혀버려서라도, 그 의미를 네 영혼에 물들여버려서라도 인류를 살려야겠다는 이기심부터 든다면, 너는 어떻게 판단하려나... 궁금하군.
이제와서 무슨 부탁이든 다 들어주겠다던 그 말이라도 철회하려나? (비꼬는 투는 아니었으나, 그 어느때보다도 탐욕적인 질문이 너를 향한다. 그렇지 않나? 앞뒤 가리지않고 갈구하고자 하는 욕망중에 제일은... 생존을 갈구하는 욕망이니까. 그게 자신이 아니라 인류를 향하고 있음에서 오는 기이함은 여기서 구태여 따지지는 말자.)
참 신기한 일이지... 그 무엇보다도 인간이 증오스럽고 싫다던 네가, 인간들에게마저 가장 인간적인 영웅 중에 한명이라며 추앙받기도 했던 나를 예외로 두었음이. 스스로 약점을 만드는 게 취향인가 싶을 정도로. 미안하지만 이 상황, 내 입장에선 기회처럼 느껴져.
 
카리아:나는 네 복수심을 눌러 앉히고, 영원한 공생을 도모할 작정으로 너와 함께할 작정이다. 여타 다른 인간들처럼 약속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일도, 너를 배신하는 일도 없을 거야. 너를 내가 나아갈 길의 동반자로 삼아서라도 내 목적을 이루는것만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니까.
그 모든 것은 인류를 위함이니... 당연히 인간들이 보고 놀랄 모습을 취해서는 안되겠지. 그런 건 불가능한가? 힘들다면 얼마든지 너 혼자 머무를 공간을 위에 마련해 볼 수도 있어. 물론 크기가 계속 그런 상태면야 곤란하겠다만은...
...
그런가. 에리니스는 너와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랐나? (참혹한 기분이 든다. 나는 또 무엇을 잃어버렸던가.) 이로서 인류는 가장 순결한 죄의식을 잃어버리게 되었군.
...네게서 에리니스의 흔적을 더 찾을수는 없다는 것 쯤이야, 계속된 대화로 어느정도 파악은 하고 있었지만...최후를 듣는 건 또 다른 기분을 주는군. 역시 더는 잃고 싶지 않아.
그런 의미에서 너와 함께하고 싶고, 네가 계속 에리니스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 좋겠군. 내가 무엇을 잃었는지 좀 더 명확하게 느낄 수 있게.
 
에리니스:인간들이 만들어낸 세계에서조차 약육강식은 존재하고 인간 내의 계급을 만들며 약자들은 언제나 핍박 받음을 압니다. 이것에도 약육강식의 논리가 통하여요? 약하기에 끊어져도 좋다고? 그것이 세상이니까? 살아가는 방식에 불과하니까 이해하라고? (입이 아닌 눈가, 작은 물방울이 타고 올라간다. 인어는 울 수 없지. 물 속에서 대체 어찌 울겠어. 그러니 그는 감정의 편린 따위 떨굴 수 없다.)
... 이기적입니다. 결국 박해 받은 이에게 강자로 군림한 이들을 이해하라 말하는 것이지 않던가요? 이해하고 공존하며 서로를 알아가면 분명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세상의 끄트머리에 서 있는 이들을 아주 낭떠러지로 떠밀지 그러십니까. 존재마저 잊혀 사라진 이들에게 가혹하여요. (이는 대체 누구의 생각인가? 누구의 목소리던가? 뭍의 것 하나 모르는 그것이 대체 무엇을 알기에? 이는 그것이 아닌, 세상의 미움받이 자처하였던 이의 호소였다. 스며든 원망은 거대하였으매 잠들었던 것이 날뜀이 분명하다.)
... 당신은 매번 제게 잔인해요.
(입술을 두어번 만지작 거리던 것이 손 내린다.) ... 진창 구르며 살아가는 지저분함을 제게 가르치려는 겁니까? 무슨 말을 하는지는 제대로 알고 있습니까?
... ... 당신은 저를 죽이고 싶어하는군요, 카리아. 존재 의의를 잃게 만들려는 생각이야.
당신을 알아가자 하였던 것은 제게 있어서 가장 큰 실수이자 불행이라고 정의를 해보지요. 뭐어, 그마저도 의미가 있나 싶지마는...-. 인간적인 영웅이여, 바다 위에 뜬 애송이에 불과한 이가 얻은 칼날을 제법 잘 휘두르더이다. 철회할 생각은 없으니 탐하여 보십시오. 유흥이 길어질 뿐이지 않덥니까. ... 짧은 순간이지만 당신에게 물들었을지도 모르겠군요. ... 끝이 존재의 죽음임을 확신하는 순간에도 어째 물러설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은 나쁘지 않은 기분입니다.
 
에리니스:이건 내기에 가깝겠습니다, 작은 친구. 영원한 공생 도모하며 저의 복수심 눌러 앉히는 것이 먼저일지... 제가 당신에게 질려 뭍의 것들을 멸절 시키는 것이 먼저일지. ... 후자라면 당신은 살려둘 겁니다. 당신만은요. 그때 당신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제법, 기대가 되어요. (원하는 것이 생겼다. 난 당신의 마지막 표정이 어떨지 궁금해졌어.)
하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만, 제대로 된 인간의 육체는 아닐 텁니다. 그럼에도 좋다면. 당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절 새롭게 빚음은 어렵지 않아요. 겉모습이라는 것은 담는 그릇에 불과하지 않겠습니까.
(느긋하게 눈 감아내며 몸 기대듯 뒤로 기울인다.) 온통 질려버린 것이겠지요. 지쳤을 겁니다. 처음으로 믿어보고자 하였으나 바뀌긴 커녕 더욱 더러워지는 세상을 보고 있으니 참담함 금치 못하고 생 넘겼으니. 당신이 그리도 사랑하고 믿던 이들이 곁의 이를 잃게 만들었군요. 처음의 모습이었다면 후회함도, 배신감도 없었을 터인데... 한 줄기의 빛은 때때로 더욱 커다란 절망을 주니까 말입니다. ... 당신이 보여주었던 빛이라 하던데, 맞습니까?
더는 잃고 싶지 않아, 라면... 대체품이라도 필요한 건가요?
 
카리아:...눈물인가. 너도 울고 싶다는 마음이 드나? 그만큼 억울해? 아니라면... 그것은 네가 집어삼킨 편린들 중 하나의 외침이겠군. 심해 속으로 도망치듯이 숨어야 했던 수많은 아름다운 것들 중에 하나가 너로 하여금 그런 외침을 하게 만드는 거야.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아. 귀하고 소중하며, 아름다운 것들은 꼭 약자의 편에 서있었고, 그렇기에 탐욕의 손길에 의해 수도 없이 더럽혀지고 희생 당했으니까. 그렇게 세상은 미래로 나아갈수록 점점 더러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상이 그러한 것마저 부정할 생각인가? 가혹한 것을 가혹하지 않다고 하면, 그 끔찍한 진실이 심해로 사라져 도망이라도 치더냔 말이야. (네가 꼭 뭍에 대해 뭔가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되받아친다. 그간 느껴온, 자신의 억울함을 한데 담아.)
그래, 너를 죽일 거다. 네가 너 자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그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을 깨부숴서라도 너와 함께 할 거야. 그게 내가 너를 살리는 방식이다. 싫거든 지금이라도 나를 내쫓는 게 좋겠다만... 듣자하니 그럴 것 같지는 않군. 그간 너를 탐구하면서 나에 대해서도 알려준 것이 이런식으로 도움이 될 줄은 몰랐는데... 그래, 얼마든 나를 닮아가 봐. 그것이 너를 죽이고, 너를 물들이는 길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삶이고 모험이지 않겠어. (비틀린 듯, 때묻은 듯 하면서도 한 세월을 풍미했던 언젠가의 미소는 여전히 그 얼굴에 띄워질 줄 알았다.)
인류를 걸고 데스매치를 하자는 건가. 나를 어떻게 해야 진정으로 죽일 수 있는지까지도 깨달아버린 모양이야. 그럼 난, 그런 미래따위 오지 않을거라며... 걱정조차 하지 않는 모습으로 대꾸해주도록 하지. 마음껏 그 음침한 상상력을 뽐내보도록 해. 너는 어차피 내 손에 죽는다. (괜스레 주먹 꾹 쥐어 보인다. 웃는 낯으로.)
얼마나 이상할지는 모르겠다만... 그때 그 심해인처럼 공격성만 너무 두드러지는 녀석은 삼가줬으면 좋겠군. 그나마 네 사정 잘 알고 보살펴 줄 수 있는 사람이 나일텐데, 그런 내가 그때처럼 정신이라도 잃으면... 그건 너무 끔찍하지 않겠어? 너에게도.
 
카리아:...그래, 내가 알려준 빛이고, 내가 읊어준 희망이었지. 그랬기에 더 마음이 아픈 거야. 녀석은 끝의 끝까지도 복수를 하고 갔다고 할 수 있겠어. 내게 씻을 수 없는 죄의식과 상처를 남기고 갔으니. ...하지만 죽이지는 않았군. 내게 이런 기회가 온 것 또한, 네가 잊어버리고 먹어치워버린 그가 내게 주는 최후의 자비일까...
...아니, 지금 내 손에 쥔 것을 잃고 싶지 않다는 것 뿐이다. 걱정 마, 너를... 진짜 에리니스처럼 대하지는 않을 테니, 네가 헷갈릴 일은 없을 거다.
너는... 그저 모든 약자의 대변인, 복수의 원념, 인류 최대의 모순이자 약점으로 내 곁에 존재해주면 돼.
꼭 에리니스와 닮긴 했지만, ...에리니스는 아냐.
에리니스는 너보다 착했으니까. (마지막 말을 할 때엔 웃지 못했다. 마음이 너무 쓰리듯이 아파와서.)
 
그것과 함께함을 택한 당신.
 
후회함은 없나요?
 
카리아:(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당신은 이제 알 수 있습니다.
 
창살을 자동으로 해체하는 장치 따윈 없음을.
 
애초에 이것은... 모두, 그것이 만들어낸 환상이니까요.
 
그것은 당신의 부탁에 수긍하였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동시에 창살을 너무나 쉽게 쥐고, 그것을 비틀어 유유히 빠져나옵니다.
 
갇혀 있었던 것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갇혀 준 것이에요.
 
해방 되어 자유롭게 몸을 펼친 그것은 아름답고 압도적이며... 경이롭습니다.
 
그 아름다움은 인간이 범접해서는 안될 무언가일 겁니다.
 
크기를 부풀린 그것은 이전보다 거대해져 당신을 내려다 봅니다.
 
에리니스:아주 잠시간의 작별입니다. 뭍에서 보도록 해요, 작은 인간 친구.
 
그 말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당신은 온 몸이 거칠게 요동치는 것을 느낍니다.
 
가슴이 아파요.
 
폐가 움켜쥐어지는 것 같습니다.
 
목이 뜨겁다고 느낍니다.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열감 같다 생각하는 것과 잠시.
 
웅웅 거리는 귀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파고듭니다.
 
"카리아 씨, 깨어났습니다."
 
라는 기쁨에 겨운 말이 오갑니다.
 
아 여기는... 눈을 굴려 주변을 보면 망망대해입니다.
 
다만 익숙한 것은...
 
당신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주었던 그 안전 요원의 얼굴입니다.
 
그의 얼굴엔 안도의 기색이 서려있습니다.
 
요원: 카리아 씨, 제대로 의사 소통이 가능하십니까? 성함, 나이, 그리고 직책을 말씀해주십시오.
 
카리아:이름... 카리아 레브, 나이는 스물여덟이고...(적당히 그쯤으로 설정했던 기억이 있다. 무슨 사회생활을 해도 책잡히지 않을 나이...) 직책은 아바라티아의 대표이사.
(말하면서 느낀다. 아, 온통 거짓투성이의 현실로 돌아왔다. 오롯이 인류 하나만을 위해.)
 
요원: 다행입니다. 문제의 거대 해양생물이 발견되었던 곳으로 오니 해일에 의해 배가 완전히 부서져 있었습니다. 카리아 씨를 비롯하여 동승한 연구원 및 선원들이 모두 실종되었었어요. 카리아 씨의 수색마저 포기하려던 직전에 떠올라서 구조가 가능했습니다.
 
카리아:그렇다면... 다른 인원은 전부...? (망연자실한 낯으로...)
 
요원: ... 죄송합니다. 그건...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지라...
 
카리아:...그쪽이 사과 할 일은 아니죠. 오히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건 전부 제 책임이고요. (제길, 앞날 창창한 아기들이 몇이나 바다에 잡아먹힌거지? 스트레스성 두통이...)
더는 가망이 없다면...
...
우선, 돌아가시죠.
돌아가서 상황도 정리하고... 설명도 해야 해서... 할 일이 많습니다.
 
당신을 구조한 배는 이전처럼 바다를 가르며 돌아갑니다.
 
드넓게 펼쳐진 해수면 밑으로 무언가 거대한 것이 헤엄쳐 지나간 것은 당신만이 목격하였을 거예요.
 
당신이 원했기에 그것은 이제...